2018-02-23 09:46

구주항로/ 中 춘절 특수, 선박대형화에 묻혔다

밀어내기에도 운임상승폭 크지 않아
유럽항로 취항선사들이 중국 춘절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춘절을 맞아 95% 이상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 적재율)을 기록한 선사들이지만 운임 상승폭이 크지 않아 울상을 지어야만 했다. 운임이 크게 오르지 못한 건 초대형 선박 인도에 따른 공급부담이 유럽 해운시장에서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까지 1만5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32척의 인도가 예정돼 있어 공급과잉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춘절 이후 대형선 인도가 이어지며 운임 하락이 불가피하다. 선사 관계자는 “선사들간 본격적인 화물유치 경쟁은 춘절 직후가 될 것”이라며 “대형선이 배치되는 이후 시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2월9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컨테이너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914달러로 집계됐다. 1월 초 800달러대를 유지했다가 같은달 말 900달러대 진입에 성공했다. 지중해 역시 791달러로 지난달 말에 비해 53달러 상승했다.

선사들은 2월 설 연휴 기간 동안 발생할 일시적인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항로에서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에 들어간다. 오션얼라이언스는 북유럽, 지중해항로에서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일부 서비스를 휴항한다고 밝혔다. 북유럽항로에서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총 3편을 쉬고, 서 지중해항로에서 2월 중하순에 총 2편, 동지중해·흑해항로에서 2월 말에 총 2편을 휴항할 예정이다. 2M도 지난해 12월 말 일찌감치 춘절 운항 계획을 발표했다. 2M은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북유럽에서 주 2회, 지중해에서 주 1회 휴항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3대 해운사가 뭉친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총 85개의 컨테이너 서비스를 최근 발표했다. 아시아-유럽항로는 총 9개 노선이 서비스된다. 부산 취항 노선은 총 4개다.

아시아-북유럽 노선에서 1개의 서비스, 아시아-지중해에서 3개의 서비스를 운항한다. 우리나라와 중국 유럽을 연결하는 FE4 수출입노선에 부산항이 포함됐다. 부산을 출발해 중국 상하이와 닝보를 거쳐 로테르담, 함부르크 등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중국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MD1에서는 수출을, MD2 MD3는 수출입을 통해 부산을 서비스한다.

우리나라를 기항하지 않는 FE1은 일본 주요 항만을 들른 뒤 르아브르, 사우스햄프턴, 로테르담, 함부르크 등을 잇는다. FE2~3는 중국-유럽 직항로 서비스이며, FE5는 동남아시아와 유럽을 잇는다.

아시아발 유럽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아시아발 유럽행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월 대비 0.2% 증가한 117만9000TEU로 집계됐다. 선적지별로 보면 점유율 70% 이상인 중국이 전월 대비 0.3% 증가한 84만7000TEU를, 2위 한국과 3위 베트남은 각각 2.3% 2.7% 증가한 8만1000TEU 5만4000TEU를 달성했다.

아시아 수입항로 11월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7% 증가한 67만1000TEU로 3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1~11월 누계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714만4000TEU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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