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0 17:06

2000만TEU 돌파한 부산항 ‘이젠 부가가치 창출 모색할 때’

환적 화물 유치·항만연관 산업 활성화 필요
 

 
지난해 2000만TEU를 달성한 부산항이 글로벌 환적 항만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선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부산항 2000만TEU 달성 의미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환적 화물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과 항만연관 산업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부산항의 향후 과제를 꼽았다.
 
세계 6위 컨테이너 항만이자 세계 2위 환적항만으로 자리매김한 부산항은 지난해 세계적 금융위기와 한진해운 파산, 해운경기 불황 등 잇단 악재에도 물동량 증가세를 유지했다. 부산 신항 신규 부두의 안정적인 공급과 활발한 해운 얼라이언스 전략적 제휴그룹 유치가 실적 성장의 배경이다. 선사 대상 일대일 마케팅은 글로벌 얼라이언스 물동량을 전년대비 4.7% 늘렸다.
 
지난해 10월에는 부산항 총 물동량 중 컨테이너 화물이 93.7%에 육박해 국내 최대 컨테이너 항만 입지를 재확인했다. 부산항 환적 컨테이너 비중 역시 지난 2003년 41%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4년 이후 50%를 넘어섰다.
 
 

한진해운 파산 후유증을 벗어나기 위한 국내 원양선사의 노력도 부산항 성장에 힘을 보탰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년 물동량 대비 49.6% 증가한 174만TEU 물동량을 처리했으며 지난해 3월 부산항 기항 서비스를 개시한 SM상선 역시 지난해 10월까지 34만TEU를 처리하는 등 물동량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해 4월 초 2M+HMM이 출범하면서 미주, 유럽 노선이 증가했으며 지난해 3월 결성된 HMM+K2 컨소시엄은 아시아 역내항로 네트워크 경쟁력을 제고했다.
 
부산항의 꾸준한 양적 성장과는 달리 부가가치 창출을 유도하는 질적 성장은 더딘 수준이다. 우선 항만배후단지를 거치는 환적 화물의 비중이 매우 낮다. 지난 2008년부터 2014년 부산항 수출입화물의 항만배후단지 경유비율은 2.8%에서 28.4%로 안정적으로 증가했으나, 환적화물 비율은 5% 수준에 불과하다.

라벨링, 포장, 분류 등 배후단지의 부가가치활동과 연계된 환적화물은 단순 환적보다 TEU당 약 11배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환적화물의 부가가치 창출이 활성화된다면 부산항 전체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에 큰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항만연관 산업의 가치 창출 필요성도 지적됐다. 싱가포르항과 상하이항 등 세계 주요 항만은 단순 항만 하역 서비스보다 항만관련산업에서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부산항의 항만관련산업에서의 부가가치 창출은 전체 물동량의 22.1%인데 반해 싱가포르항과 로테르담항은 각각 33.7%, 60.6%다. 부산항은 관련 서비스 산업의 취약성과 소기업 난립, 과당경쟁 및 가격덤핑, 복잡한 유통구조 등으로 가치 창출 여건이 열악한 실정이다.
 
KMI 김근섭 항만정책연구실 실장은 “항만배후단지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환적화물 부가가치 제고와 건전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쓸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 전략적 타깃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유로운 기업 환경 조성을 위한 법 제도 개선과 규제 완화를 위한 정부와 항만공사의 적극적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속적 항만연관산업 육성 정책을 통해 향후 부산항이 단순 산업이 아닌, 지역 경제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 이시은 기자 se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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