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1 09:07

중남미항로/ 남미동안, 선복 다이어트 대성공

내년 1월 중순부터 수요 증가 기대
올 한 해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항로는 중남미항로다. 대형화된 선박들이 전환배치(캐스케이딩)되면서 공급과잉은 선사들의 큰 골칫거리였지만 선사들이 선복 줄이기에 매진하면서 네 자릿수 운임을 유지했다. 노선별로 동안은 연중 선박 가득 화물을 채워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0~3000달러의 높은 운임과 90~100%에 가까운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을 유지한 반면, 서안은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운임 등락폭이 컸다.

1분기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시장을 압박하면서 서안 시황이 크게 악화됐다. 1월에는 동·서안 항로가 모두 높은 운임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춘절 전 물량 밀어내기 효과와 기본운임인상(GRI)이 적용되면서 동안 운임은 한때 3000달러까지 진입했다. 멕시코·서안 운임도 GRI를 지속적으로 적용하면서 2000달러 선을 형성했다.

하지만 2월부터 물량공백으로 공황상태에 가까웠다. 특히 멕시코로 가는 반조립제품(CKD)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 한때 1000달러 선마저 무너졌다. 소석률도 70~80% 중반에 머물렀다. 운임 하락세가 심해지자 APL MOL NYK는 3월 말부터 서안에 공동 운항하던 서비스를 임시 중단했다. 대신 세 선사는 MSC CMA-CGM 하파크로이트 등의 선복을 임대(슬롯차터)했다. 기본 6000TEU급 이상의 선박들이 배선됐던 서비스가 사라지면서 선복량은 10~20% 가량 줄었다.

덕분에 4월 중순부터 운임은 2000달러 중반까지 치솟았고, 소석률은 100%를 기록했다. 남미동안행도 지난해 이뤄진 서비스 통합에 힘입어, 운임이 2000달러 중반대에서 3000달러까지 넘나들었다.

하반기부터는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지역을 이끌어가는 양대 국가가 점진적인 경기 회복세를 보이면서 운임과 물동량이 동반 성장했다. 동안 운임은 TEU당 3000달러 중반대까지 상승곡선을 그렸고 서안 운임도 2000달러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7월엔 동안이 초강세를 보였다. 선복 부족과 현지 경기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세에 운임은 한때 TEU당 3800달러대에 육박했고, 일부 선사는 가이드 운임이 TEU당 4000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9월 중국의 전국체전과 브릭스(BRICs) 정상회담 등 대형 행사로 공장들이 작업을 중단하면서 수요 부족에 운임이 2000달러 초반대까지 급락하는 등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선사들은 10월부터 중남미 국가들의 크리스마스 시즌 물량을 대거 선적하면서 선복부족에 따른 운임인상을 기대했지만 수요 증가가 11월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특히 서안 운임은 2000달러선마저 붕괴되면서 크리스마스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12월은 동안 강세, 서안 약세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동안 운임은 전월 대비 주춤한 모습이지만 연말 밀어내기 물량에 힘입어 월말에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상하이항운거래소(SSE)에 따르면 12월8일자 상하이발 산투스 운임은 TEU당 2681달러로 지난달 10일 2923달러 대비 소폭 인하됐다.

한국발 동안 운임은 3주차부터 수요 강세에 따른 선복 부족현상을 보이며 15일 현재 TEU당 3000달러선을 기록하고 있다. 서안은 수요 약세로 15일 현재 TEU당 1500달러대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서안 GRI 계획이 예정보다 한주 연기되는 등 현 운임을 이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현지 수요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소석률은 동안이 100%, 서안은 80~90%대를 보이고 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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