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8 17:25

[피플] 한국의 물류산업을 빛내는 사람들

제25회 물류의 날 수상자 인터뷰

매년 11월 1일은 물류산업 종사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물류의 날이다. 물류는 흔히 인체의 혈관으로 묘사된다. 혈관은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일 혈관이 막히거나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면 신체의 장기나 세포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 

이처럼 혈관에 빗댈 만큼 물류산업의 중요성은 매우 중요하고, 우리나라 무역성장을 이끈 국가기간산업이지만, 무역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최근 5년간 물류산업은 6%대의 고속성장을 이루며 총매출액 92조원, 기업체수 19만개, 종사자수 59만명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다. 또한 오늘날 물류산업은 단순히 제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 생산과 배송, 유통이 융합된 고부가가치 종합 서비스산업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서중물류 류제엽 대표이사

“해외물류 개척자, 나야 나”
인터뷰/ 서중물류 류제엽 대표이사 


올해 제25회 물류의 날 행사에서 최고의 영예인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서중물류 류제엽 대표이사는 수십년간 해외 물류시장 개척에 앞장서 왔다. 그는 중국과 우리나라가 국교를 수교한 1992년부터 중국 길림성 시노트란스 북경사무소의 책임자로 물류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995년 서중물류를 설립했고, 2002년 TCR(중국횡단철도운송) 서비스를 안착시키며 중국내 철도물류 전문기업으로 명성을 높여왔다. 이 회사는 현재 한국법인을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 30여 곳에 법인과 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약 2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류제엽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물류인의 한 사람으로 맡은 바 업무를 다했을 뿐인데 이렇게 큰 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스럽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물류산업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 물류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유공내용을 보면 해외 화물운송 프로젝트 및 유라시아 신물류 루트 개척 추진을 높게 평가받았다. 조금 더 상세하게 설명해 달라.

서중물류는 중국 및 러시아 철도부와 직접 계약을 맺어 TCR, TSR(시베리아 횡단열차)운송에 있어, 다른 물류기업보다 운송료가 저렴하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블록트레인(Block Train) 시스템을 도입해 한국 및 일본발 화물을 중국의 각 항구로 운송한 뒤, TCR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등 중앙아시아의 각 화주에게 신속하게 운송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유럽향 화물에 대해 기존의 해상 운송 루트보다 약 10여일 단축한 새로운 운송 루트를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몇 가지 프로젝트 사례를 이야기 하면, 2013년 우스튜르트 가스 케미컬 플랜트(UGCC)프로젝트 운송을 위해 우즈베키스탄 누쿠스(Nukus) 지역에 건설 자재 등을 TCR, TSR, 볼가-돈 운하(Volga-don Canal)경유로 운송했다. 2015년에는 캐나다 월터데일 브릿지(Walterdale Bridge)프로젝트 운송을 위해 해상 및 육상운송을 통해 교각 공사를 위한 철골 자재를 운송한 사례가 있다. 2016년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칸딤(Kandym) 프로젝트 운송을 수행하면서 TCR 및 TSR을 통한 운송은 물론 리가(Riga) 또는 포티(Poti)에서 철도나 트럭을 이용한 운송방법과 이란의 반다르 이바스에서 트럭을 이용하는 운송 방법 등 화물의 특성을 고려한 최적의 운송 루트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다. 

Q. 요즘 해운법 개정안을 두고 물류업계 내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러한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기업은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류기업이 서로 갑을관계가 아닌, 상호 동등한 관계에서 서로 윈-윈하며 공정하게 이익을 분배할 수 있는 상생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중소·중견물류기업 임원 및 대표들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애로사항이 많다고 호소한다. 이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보나?

중소·중견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 시장조사, 법인 또는 지사 설립, 물류 경험이 있는 현지 근로자 채용 등에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다. 이러한 시간과 비용을 감내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으로 운송되는 화물의 운송권이 확보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중소·중견물류기업이 목표한 해외시장의 현지 물류회사 정보, 화주 정보, 운송물량 정보, 회사 설립 정보 등을 지원해줄 수 있는 정부관련 조직의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해외 프로젝트 공사의 수주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것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발생하는 물류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내 물류산업은 아직까지 다른 산업에 비해 정부 및 유관기관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물론 최근 들어 물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으며, 국토교통부 및 코트라 등 정부관련 부처에서 대한민국의 물류발전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물류산업에 대한 현실적인 파악 및 접근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지원 대책이나 정책의 방향 설정은 갈 길이 멀다고 본다. 최근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데,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야가 물류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중소·중견물류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혜택을 부여하면 우수한 인재들이 유입돼 물류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철도운송물류에서 블록트레인 활성화를 위해선 운임경쟁력이 중요한데, 현재 중국 정부에서 한국발 화물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고 있어, 한중 정부간 협의를 통한 방법 모색이 필요하다. 나아가 한국 지자체 및 항만공사에서 보조금 지급 등으로 중국 등 세계 여러 국가의 물류회사와 경쟁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끝으로 화주들이 중소·중견물류기업에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드린다. 서중물류는 도전적인 자세로 글로벌 물류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성장해 나갈 것이다.


▲한진 이길균 선장

바다와 함께한 45년의 삶
인터뷰/ 한진 이길균 선장


반세기 가까운 세월을 바다에서 보낸 한진의 이길균 선장에게 바다의 의미는 각별하다. 바다에서 목숨을 잃을 뻔한 아찔한 기억도 있지만, 여전히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수상을 축하한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해양인으로 약 45년간 성실하게 근무하다보니 이런 상을 받게 돼 대단히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Q. 경력이 궁금하다.

1972년 해양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실습을 거쳐 1988년부터 선장으로 근무했다. 선상생활 약 45년째다. 

Q. 오랜 기간 바다에서 생활했다. 바다의 매력은 무엇인가?

세계의 물류가 바다를 통해서 이뤄지고, 5대양 6대주를 통해 물류의 네트워크가 형성되듯이 바다는 무한의 자본이 있는 곳이다. 바다를 개척하는 나라가 부강하듯, 바다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개척해야 할 곳이라는 점이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Q. 기억에 남는 일화도 많을 것 같다.

선상생활을 하면서 많은 일화들이 기억난다. 그 중에서도 지금 회사에 입사하기 전, 외항선사에서 항해사로 승선근무를 할 당시 인도양에서 조난을 당해 구사일생으로 구조됐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1항사로 근무 중이었는데, 기관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폭발이 발생했고, 배가 침몰했다. 하지만 주기적인 훈련으로 선원 전원은 위급상황에 빠르게 대처했고, 구명정을 통해 총 승선원 23명이 탈출에 성공했다. 인도양에서 하루쯤 지났을 때, 멀리 선박 한 척이 보여 신호탄을 쏘아 올려 구조요청을 알렸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을 향해 내려가던 포르투갈 선박에 의해 구조돼 전원이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었다. 

Q. 선장은 배 위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선장은 인명과 선박안전 및 해양환경보호를 최우선적으로 하고 선내 지휘명령권, 출입항전 검사의무, 항해청취, 선박의 직접 조선 및 지휘, 선박의 위험 조우 시 조치, 조난선박구조 등의 역할을 한다. 

Q. 선장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바다는 무궁무진한 도전을 펼 수 있는 곳이다. (선장을 꿈꾸는 것은) 선박을 타고 5대양 6대주를 개척해나가는 용기 있는 훌륭한 도전정신이라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앞으로 우리 해양인들 모두 보람되고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CJ대한통운 박승윤 사원

“악착같이, 끝까지, 될 때까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자”
인터뷰/ CJ대한통운 박승윤 사원


CJ대한통운 박승윤 사원은 똑같은 업무라도 매번 다른 방식으로 실험하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한다. 고민하는 자세는 그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하면 된다’라는 마음가짐과 확신을 갖는다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이 뇌리에 남는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수상을 축하한다. 소감이 궁금하다.

맡은 바 역할을 다했을 뿐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행복하다. 감사하다. 

Q. 현재 CJ대한통운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군산항에서 세네보겐사의 로드로더를 운전하며 주로 고철, 슬러그 등의 화물을 하역하고 있다. 

Q. 어떤 부분의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하역시 정확성과 신속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모자라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또한 같은 물자라도 매일 다른 방식으로 테스트를 하면서 하역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한다. 이런 모습을 좋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 

Q.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이 글로벌 물류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하면 된다’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 물류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낮지만, 반대로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악착같이 될 때까지, 끝까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Q. 물류업계의 롤모델이나 존경하는 분이 있나?

CJ대한통운 박근태 대표를 존경한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거든 먼저 그 사람과 친구가 되라고 조언하는 등 글로벌 현지의 실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가이드를 제공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글로벌이 나날이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박근태 대표를 통해 물류전반에 대해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Q. CJ대한통운 입사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CJ대한통운은 다가오는 2020년 국내 1위 종합물류기업을 넘어 글로벌 ‘톱 5’의 종합물류기업이 되겠다는 꿈이 있다.  글로벌 인재 여러분들과 함께 더욱 뜻 깊은 GCP(Great CJ Plan) 2020을 이룩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시 한 번 귀한 상을 주신 한국통합물류협회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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