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일본 선주가 중국 조선소에 신조선을 발주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벌크선 불황 장기화로 일본 조선소가 제시하는 선가에 걸맞은 용선료를 운항 선사로부터 확보할 수 없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일본해사신문은 일본 선주가 중국 조선소에 중형 벌크선을 발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클락슨에 따르면 6만3000t(재화중량톤)급 울트라막스의 선가는 2300만달러, 일본 시장 가격은 2500만달러로 파악된다. 반면 중국 조선소에서 제시하는 가격은 16% 하락한 2100만달러 정도다.
일본 선주가 중국 조선소에 신조선을 발주하는 경우는 과거에도 있었다. 자원회사와 일본 선주가 직접 용선계약을 체결해 중국 조선소의 광석 전용선을 투입한 경우도 있다.
이번 발주가 과거와 다른 점은 운항 회사가 제시하는 용선료와 일본 조선시장 선가의 불일치가 장기화된 게 원인이란 점이다.
해운 시황 회복으로 일본 선사들은 신조 용선 재개를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구조조정에 따른 후유증이 예상보다 깊어지면서 손익점을 밑도는 시장 수준의 정기 용선료만 선주에게 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 선주는 대형선사의 반선으로 일시적으로 현금 수지가 증가하고 있다. 또 신조선을 발주하지 못하기 때문에 회계상 이익으로 상쇄 가능한 상각 재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일본 운항 선사가 제시하는 정기용선료로는 신조선을 발주하고 싶어도 자기 자금을 30% 이상 포함시키지 않으면 지방은행의 대출을 받을 수 없다고 일본 중견 선주는 전했다.
궁지에 몰린 대다수 일본 선주는 유럽 선사나 그리스 선주와 BBC(나용선) 계약을 맺거나 타임차터백(재대선)하는 방식으로 상각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 외신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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