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7 09:09

호주항로/ 휴가철 물량 밀어내기 앞두고 운임인상 시동

8월1일 TEU당 300弗 GRI
중국발 호주행 수출화물이 한동안 감소세를 보이면서 호주항로 해상운임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SSE)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호주 멜버른행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0달러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6월30일 TEU당 394달러까지 치솟으며 다시 400달러 고지를 넘어서나 했지만 7월14일 운임은 TEU당 366달러까지 주저앉으며 좀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SSE에 따르면 호주항로 수요가 약세를 보이면서 선사들이 선복량을 제한하기도 했지만, 스폿(현물수송)운임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일부 외국계 선사는 중국의 수요부족 여파에 떠밀려 국내 화주에게 TEU당 400달러에도 못 미치는 운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발 호주행 해상운임은 보통 계약화물이 많아 연중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선사들은 7월 1일 3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 계획이 있었지만 약 50달러를 소급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20일 현재 호주행 운임은 TEU당 400~500달러 선을 넘나들며 지난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량 밀어내기라는 반짝 호재도 호주항로 운임을 잠시나마 인상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휴가철을 앞두고 우리나라와 중국의 주요 공장들은 통상 7월말부터 8월초까지 물량을 대거 선적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호주항로가 전통적인 성수기에 진입하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9월부터 11월까지가 호주의 전통적인 성수기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휴가철과 호주의 성수기가 겹쳐져 7월말부터 서서히 호주행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게 해운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8월 1일엔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협의협정(AADA)에 소속된 12개 선사들이 운임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AADA는 한국발 호주행 해상항로에서 TEU당 300달러의 GRI를 적용한다고 공표한 상태다. 비회원사도 GRI를 시행해 시황상승을 꾀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선사들은 운임인상을 크게 못하더라도 소급적용은 가능할 거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호주항로를 기항하는 주요 선사들이 적자를 볼 바엔 차라리 화물을 안 싣는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8월 GRI 계획은 꽤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운업계가 집계한 한국발 동남호주향 6월 당월기준 잠정치 물동량은 6100TEU를 기록해 비교적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호주향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은 지난달에 이어 8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SSE는 “선사들은 선복조정을 통해 수요공급 조건을 맞추고 있다”며 “중국발 소석률은 평균 80%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발 호주향 소석률은 대부분 90~10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컨소시엄 재편에도 불구하고 한국발 선복할당량이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다보니 주요 선사들의 공급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발 호주행 물동량이 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한국발 물량이 대부분 계약화물인 탓에 큰 폭의 운임인상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7월 말부터 전통적인 성수기물량이 수송되는 만큼 당분간 시황은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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