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2 11:16

“고품질 물류서비스로 뚜벅뚜벅 걸어왔어요”

인터뷰/ 늘푸른해운항공 남극영 대표이사
창립 10돌 맞아 재도약 선언

한 해에도 수많은 기업이 명멸하는 국제물류주선업계에서 10년이란 나이는 사뭇 의미가 크다. 오랜 기간 모진 풍파에도 흔들림 없이 기업의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왔음을 방증하는 까닭이다. 늘푸른해운항공이 올해로 창립 10돌을 맞았다.

이 회사 남극영 대표이사는 지금은 없어진 동남아해운에서 25년 이상 근무한 자타공인 해운전문가다. 동남아해운 전신인 동서해운에 입사하며 해운업에 발을 들여 놓은 뒤 강산이 세 번 바뀌는 기간을 한 우물을 파오고 있다. 그가 선사에 사표를 내고 회사를 창립한 건 지난 2007년 6월께. 그의 인생도 고용인에서 고용주로 전환점을 맞게 됐다.

남 대표는 10돌을 맞은 소감을 묻자 “열심히 하루하루를 임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아울러 동남아해운에서 같이 일했던 임용 이사와 이동선 부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게 큰 힘이 됐다는 칭찬도 잊지 않았다.

늘푸른해운항공은 그 이름처럼 동남아와 서남아 중국 등을 주력시장으로 오랜 기간 한결 같은 보폭으로 한 발 한 발 사세를 넓혀 나가고 있다. 남 대표는 화학제품과 중고자동차 등이 첫 취급품목이었다고 창업 당시를 회고했다. 회사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초창기에 대형화주를 유치한 건 물류 생태계상 이례적이다.
동남아해운 시절 다져놓은 인맥이 아닌 신규 고객 창출이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고객을 새로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관계를 계속 이어가느냐도 정말 중요한 과제죠. 오랫동안 해운업계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시장 상황을 성심껏 모니터링하고 피드백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고객들이 이탈하지 않더군요. 또 작은 이익에 매몰되지 않고 고객 만족이란 더 큰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했어요. 그야말로 서로 ‘윈윈’한 거죠.”

고객만족 경영으로 경쟁력 인정 받아

남 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낮은 운임으로 화주를 유치하는 영업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가뜩이나 포워딩업계가 낮은 수익성으로 깊은 숨을 몰아쉬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마저 저가경쟁에 뛰어든다면 시장이 더욱 후퇴할 거란 생각이다.

“염가영업을 안 해도 우량 고객들과 계속 거래를 할 수 있었어요. 운임을 싸게 받으면 당장은 좋겠지만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결국 물류기업들은 버티기 힘든 구조가 되고 말죠. 고객이 이탈해 고비가 올 때마다 하늘이 도와주는 건지 새로운 고객들이 찾아와서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어요.(웃음)”
 

10돌을 맞으면서 직원도 처음 3명에서 현재는 10여명으로 늘어났다. 매출액은 10배 이상 성장했다. 뚝심 있는 경영으로 국내 4000여개 포워더 중 200위권에 드는 기업이 됐다. 견실한 중견 물류기업으로 안착한 셈이다.

남 대표는 회사를 경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자 대형화주가 자사 서비스를 인정해 자회사 물량을 몰아준 걸 꼽았다. 늘푸른해운항공은 거래하던 국내 굴지의 종합상사를 통해 철강회사 등의 계열사들과 거래를 틀 수 있었다. 남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고구마 줄기에 고구마가 딸려 나오듯’ 관련기업들을 새롭게 유치했다.

“모회사가 소개해준 자회사가 베트남에 자동차를 수출한다고 하더군요. 차량 운송을 진행해 본 경험이 있는 터라 자연스럽게 거래할 수 있었어요. 그 업체를 통해 또 다른 신규화물들도 유치했고요. 저희 물류서비스가 나름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죠.”

남 대표는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신뢰를 바탕으로 외형을 확장하고 신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사전 준비로 지난해 관세청으로부터 AEO(수출입안전관리우수업체) 인증을 취득했다. AEO는 화물 통관 시 혜택을 본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국가에서 공인한 물류기업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뜻 깊다. 지난 4월1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실시한 안산 등반대회에서 슬로건을 공식 발표했다. ‘도전 2017, 새로운 10년 그 첫해!’였다.

“물류대기업들이 알짜배기 입찰을 독식하고 있어 어려움이 큰 편이에요. 지난해 몇몇 입찰에 참여했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셨어요. 국가 공인을 취득한 것도 향후 입찰에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고품질 서비스로 지난 10년을 걸어온 만큼 앞으로도 저희만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습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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