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2 09:49

커버스토리/ 한국SCM학회 임석철 이사장

"한국을 SCM (Supply chain Management) 최고 권위 국가로 만들 것”

‘SCM’, 즉 공급망 관리는 물류산업에서 최근 흔히 접할 수 있는 용어다. 혹자는 SCM을 물류보다 상위개념으로, 혹자는 동일개념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SCM은 기업의 핵심 경영 지표 중 하나라는 것이다. 본지는 한국SCM학회 임석철 이사장을 만나 학회의 역할과 기능 그리고 SCM에 대한 깊은 얘기를 나눴다.

한국SCM학회의 설립 배경과 그간 걸어온 길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 SCM이라는 용어가 소개된 것이 1995년 경이고, 학회는 故 이영해 교수님이 주도하셔서 2000년 12월에 산업자원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SCM학회로 정식 발족했습니다. 이후 매년 봄, 가을 컨퍼런스와 SCM전문가과정 교육을 시행해 왔고, 2003년부터는 우리나라의 분야별 SCM 우수기업을 선정해 한국SCM대상과 산업통상부 장관 표창을 수여해 왔으며, 2012년에는 ICLS 국제컨퍼런스를 주최해 100여명의 외국 SCM 학자들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공급사슬의 시각에서 제조업체와 함께 정보 공유해야

국내 물류산업 발전을 위한 한국SCM학회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가요.


운송업, 창고업, 해운업 등의 물류산업은 전체 산업의 동맥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각 물류산업과 물류기능이 독자적으로 발전을 추구해 왔다면 이제는 기업 간에 상호 연결된 공급사슬의 시각에서 제조업체와 함께 정보 공유와 협업을 통해 낭비를 제거하고 성과를 극대화하는 SCM을 추구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 부분을 강조하고 기업에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학회의 조직현황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학회와는 달리 우리 학회는 학계뿐만 아니라 기업계 인사들의 참여를 절반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취지로, 설립자께서 이사장제로 운영해 왔습니다. 회장은 산업공학 분야와 경영학 분야를 각각 담당하는 두 공동회장이 있고, 부회장은 학계 4명, 기업계 5명이 있고, 4명의 상임이사와 2명의 편집위원장 등이 임원으로 함께 학회를 운영합니다.  
 
학술대회 및 발표대회를 정기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얻는 것은.

제 옛 은사님께서 “학회는 학자들의 축제”라고 하신 것처럼 교수들이나 기업인들이 자신이 그동안 연구하고 추진했던 새로운 아이디어와 결과를 자랑스럽게 발표하고 공유하는 마당을 제공하는 것이 학회의 기본적인 역할일 것입니다. 이를 통해 서로 배우고 새로운 영감을 얻는 것이지요.  


CSCO포럼 발족

다양한 사업 중 올해 들어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그리고 그 이유는.

‘CSCO(Chief Supply Chain Officer)포럼’을 발족해 6월1일 첫모임을 조찬으로 가집니다. 국내 500대기업과 유관기관의 SCM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국내외 SCM 최고 전문가의 특강과 상호교류 네트워크의 장을 제공합니다. SCM담당 임원의 실력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가장 요긴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도 ‘스마트SCM연구회’를 지난 3월에 발족했고, 홈페이지(www.kscm.org)에 ‘스마트SCM지식리뷰’ 칼럼을 통해 최신 외국 SCM 지식/정보 번역 및 원문 제공, 그리고 미국 CSCMP(Council of SCM Professionals) 연례 컨퍼런스 참관단을 구성해 주요 발표내용 요약 및 동향분석 보고서 작성 배포, SCM 핵심내용에 대한 3일과정 교육프로그램인 ‘SCM전문가과정’을 연2회 개설, 그리고 춘계/추계 컨퍼런스를 통해 최신 글로벌 SCM 신기술 연구결과 및 사례 발표 등을 추진 중입니다.   

최근 ‘스마트SCM연구회’를 발족했는데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스마트공장 사업이 우리나라에서 지난 2년 이상 성공적으로 추진중입니다. 각 공장이 스마트화된다면 다음은 그 스마트 공장들이 고도로 협업하는 스마트SCM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3월에 첫 모임을 가졌고 앞으로 정기모임을 통해 스마트SCM 구현에 꼭 필요한 기술을 연구 및 개발하는 과제를 도출할 계획입니다. 
  
이사장님이 생각하시는 4차산업혁명과 SCM의 상관관계는.

제4차 산업혁명은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꿀 거대한 지각변동이며 우리는 이를 피할 수 없습니다. 사물인터넷(IoT)으로 수집되는 빅데이터를 사용하는 인공지능을 가진 광의의 로봇이 우리 삶의 모든 분야 <생산, 교통운송, 유통, 의료, 교육, 국방, 농업, 레져 등> 에서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하던 세상을 펼쳐나가고 있으며, 그 속도가 생각보다 무척 빠릅니다. 우리는 이러한 거대한 조류 속에서 4차 산업혁명의 옷을 제대로 입어야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것 중에 무얼 어떻게 ‘4차산업혁명스럽게’ 개선할까를 고민할 것이 아니고,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궁극적으로 왜 진행되고 있는지 그 근본이유를 전혀 다른 방법으로 충족시키는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제까지는 옷을 사러 백화점에 가거나 온라인 쇼핑으로 배달받았다면 이제는 집에서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스스로 디자인, 소재, 액세서리 등을 구성해 가상으로 입어보고 새로운 기능들(건강모니터링, 질병진단, 치료 등)을 포함시켜 이를 주문하고 배달받는 상황에서 기업은 이를 어떻게 구현할까를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SCM도 기업 간의 ‘납품사슬’ 그림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개념으로 발전할 것인데 그 그림은 이제부터 연구해 나가야 합니다. 

아주대학교 교수로도 활동 중이신데 어떤 분야를 연구하시나요.

1991년에 처음 아주대에 조교수로 부임했을 때는 물류분야에서 자동창고나 무인운반차 등이 인기 있는 연구주제였지요. 그 후로 재고경영 등 로지스틱스 전반으로 연구 분야가 넓어졌고 지금은 분쟁광물 등 공급망 상의 모든 거래정보를 자동으로 추적하는 시스템과 플랫폼을 연구 중입니다.

SCM…최저 비용으로 단기간 내 판매 가능한 전략

이사장님이 정의내리는 SCM이란. 그리고 SCM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SCM의 의미와 본질에 대해서는 업의 종류와 범위에 따라 사람마다 시각이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교과서적인 정의보다는 제가 보는 SCM의 본질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유통업과 공급사, 3PL 등이 상호협력과 정보공유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최저 비용으로 단기간 내에 소비자에게 많이 팔수 있도록 해주는 강력한 경영전략이자 실행도구라고 봅니다. 특히 오늘날의 글로벌 IT제품 제조업의 입장에서는 제품 수명주기가 짧고 경쟁사와의 치열한 기술/비용/마케팅 경쟁하에서 SCM 역량은 필수적입니다. 제가 보는 SCM의 핵심을 제조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보 인프라
전 세계 시장/고객, 생산/물류/판매거점, 연구개발, 공급사, 유통사, 3PL 등으로부터의 정확한 수요/주문/생산/재고/출하/운송/판매 정보를 실시간 수집한다.  

2. 단일계획 수립
위 실시간 정보에 기초해 SKU별/지역별 수요예측/생산/구매/출하/운송/판매/재고에 대해  전사적으로 합의된 단일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이를 위해 주단위 S&OP를 운영한다. 

3. 정보 공유
사내 각 부서 간 단일계획 공유뿐만 아니라 공급사, 고객사(유통사), 협력사와의 상호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정보공유를 통해 부서 간, 기업 간 업무 불일치와 이에 따른 시간/비용의 낭비를 제거해야 한다.

4. 실행 평가
실적이 계획과 일치했는지를 주단위로 평가하고, 차이와 원인을 규명해 제거해 나가야 한다. 계획미달 뿐만 아니라 계획초과달성도 동일하게 개선대상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5. 리더십
전사 전 부서가 단일 계획하에 정렬되어(aligned) 움직여 궁극적으로 모든 실행결과가 계획과 일치하는 최적운영조직을 만드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6. SCM 문화
SCM 운영이 전 구성원에게 체질화, 일상화되어 타조직이 ‘copy’ 불가능한 조직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


국내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향후 시급히 해결돼야 할 것이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국토교통부가 물류의 주무부서로서 그동안 도로, 항만 등의 인프라를 훌륭하게 확충했습니다. 이제 물류를 산업의 한 분야로 보아 산업통상부가 산업진흥의 관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육성정책을 펼쳐나간다면 우리나라의 물류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향후 학회가 가야할 길은. 비전을 제시해 주세요.

한국SCM학회의 비전은 ‘한국이 SCM을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 나라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 기업의 SCM 실력이 늘어야하기 때문에 SCM담당 임원과 직원들을 위한 최고품질의 지식제공과 교류의 장을 제공하고, 교수들이 대학에서 SCM을 더 잘 가르칠 수 있도록 도와서 우수한 SCM인력을 기업에 공급하는 것이 우리 학회의 사명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사장님의 인생철학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인생철학이라고까지 할 것은 아니지만 얼마 전부터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살다 보면 종종 중요한 결정에 직면하게 되지요. 내 생각이 정말 바른 생각일까? 혹시 내 욕심이나 부적절한 생각은 아닌가? 이럴 때 저는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500명 앞에서 나의 생각을 과연 떳떳하게 발표할 수 있나?” 라고 자문해 봅니다.  

PROFILE
[생년월일]    1957년 7월 17일  서울 출생

[교육 및 학위]    

1980. 2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 (공학사)
1982. 2    한국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졸업 (공학석사)
1990. 12   The 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
              Department of Industrial & Operations Engineering 졸업 (공학박사)

[경 력]    
1982. 3-1985. 8    국방관리연구소 (現 한국국방연구원) 군수방산 연구원
1990. 9-1991. 8    조교수, University of Washington (Seattle) 산업공학과
1991. 9-현재    조교수/부교수/교수, 아주대학교 산업공학과
아주대 입학처장, 공학대학원장, 교무처장

[연구 및 강의분야]
기업물류/SCM 시스템의 최적설계 및 운영과 평가
컴퓨터 시뮬레이션
제약이론(TOC)
[학회 및 관련단체 활동]
한국SCM학회 이사장 
아주대 기업물류연구센터 소장
한국TOC협회 이사
 Associate Member, Institute of Industrial Engineers

[수상]
2008. 5    제11회 로지스틱스 학술부문 대상, 한국로지스틱스학회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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