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할을 결정한 SK해운에 대해 신용평가기관들이 신용도 개선이 제한적이란 평가를 내놨다.
한국신용평가는 2일 SK해운의 무보증회사채와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워치리스트(미확정검토)에 등록했다. 기존 등급은 각각 A-(안정적) A2-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9월 하향 조정한 A-(부정적)을 유지했다.
SK해운은 벌크선대 구조조정과 재무적 투자자(FI) 유치가 마무리 되는대로 다음달 1일 분할신설법인에 일부 현금 등을 제외한 일체의 자산∙부채를 이관할 예정이다. 물적분할을 통해 벌크선의 부실부문을 정리하고 탱크선 중심으로 핵심역량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신설법인은 삼성증권 등에서 총수익스왑(TRS) 방식으로 인수하는 3800여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신규 자금은 매도선택권(풋옵션)을 행사한 기존 FI(디앤디전략성장유한회사) 투자금 1.5억달러(존속법인 지분 17%) 상환에도 쓰이게 된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해 말 벌크선 부문에서 현물(스폿) 운송에 투입되던 사선 10척을 매각하고, 장기용선 8척을 해지했다. 이 과정에서 선박 매각 손실과 용선 해지 위약금이 발생해 재무안정성 지표가 나빠졌다. 분할 이후 부채 대부분이 신설법인에 이관됨에 따라 추가적인 재무구조 악화도 예상된다.
나신평은 “부진한 실적을 지속해오던 건화물선 스폿사업 축소는 회사 영업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탱크선 시황은 공급 증가로 2015~2016년에 견줘 저하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영업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긴 어려워 보이고 자금 창출 규모 대비 과중한 수준의 차입금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신평은 “구조조정 과정의 일회성 손실 인식으로 자본여력이 고갈된 가운데 FI 유치 규모에 따라 재무구조가 변동할 개연성이 내재돼 있어 자본확충 규모와 방식이 신용등급 결정에 매우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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