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물류기업 세방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방그룹에서만 30년을 몸담은 정호철 대표이사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라는 경영 이념 아래, 대표 사업에 주력하는 한편 신사업 개척으로 회사가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주력 사업인 항만하역업은 물론, 해외 진출과 M&A(인수합병)를 시도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겠다는 의도다. 다음은 정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
Q. 취임 3개월째를 맞았다. 소감과 올해 중점 추진사업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린다.
지난 2개월은 지점 초도 순시를 하는 등 회사를 세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주력했다. 이를 통해 세방의 현재 모습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나름대로의 청사진을 그려보았다. 1965년에 설립된 세방은 현재까지 물류분야의 대표기업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경기침체 등으로 저희의 주요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유통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리 회사도 최근 몇 년간 저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년을 기점으로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수행할 것이다.
먼저 M&A(인수합병), 신규 사업진출은 물론 지난해 신 성장동력 아이디어 공모에서 나온 아이템의 사업화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하고자 한다.
두 번째는 세방의 조직문화를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건강한 조직 문화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세방은 전통물류분야에서 꾸준한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에 대해 적극적으로 도전을 시도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금년에는 새로운 분야에 대해 적극적인 도전을 격려함으로써 세방이 다시 한 번 도약하고 지속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Q. 경영방침 및 중단기 사업목표는?
세방은 물류기업으로서 “우리는 세계를 무대로 인류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가사회의 발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라는 기업이념 아래 고객가치(고객과 더불어 삶의 질과 가치를 창조하는 경영), 인재양성(인재양성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경영), 미래지향(미래와 세계를 지향하는 진취적 경영), 도전과 창조(도전과 창조의 정신으로 성실히 노력하는 자가 인정받는 경영)라는 4가지를 기반으로 한 경영방침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세방그룹 이상웅 회장님의 경영방침이기도 하고 저의 경영방침인 ‘정도경영’을 들 수 있다. 현대 기업은 생존을 위해 정도경영을 실시해야 한다. 정도를 벗어난 경영은 기업을 나락으로 빠뜨리고 만다는 신념하에 경영층은 물론이고 직원들에 대해서도 경영방침으로서 ‘정도경영’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올해는 목표한 매출과 영업이익 달성을 위해 다양한 계획을 수립했다. 먼저 경영혁신·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전년부터 실시 중인 BPR 프로젝트가 금년에 마무리된다.
120억 규모의 프로젝트는 사내의 모든 업무와 주문 관리를 온라인에서 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경영 전반에 혁신작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안성에 상온과 냉장·냉동기능을 갖춘 복합창고를 건립할 예정이다. 안성 1·2 창고에 이어 세 번째 창고가 들어서게 되면 물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Q. 세방의 사업 다각화 방안은?
세방의 사업 다각화 방안은 ‘선택과 집중’이다. 물류라는 분야가 세방이 제일 잘할 수 있고, 가능성에 있어서도 무궁무진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사업 다각화는 세방이 제일 잘할 수 있고, 가능성도 무궁무진한 물류라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현재 저희가 수행하고 있는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선택을 통해 다각화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다.
지난해에는 당사 사업과 연관이 있는 주유업과 신선물류 배송업체를 인수했다. 올해도 우리가 하고 있는 부분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대한 다양한 M&A를 검토할 계획이다. 첫 해외진출인 베트남에 있어서도 창고·운송·포워딩 등 저희가 수행하고 있는 사업을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선택과 집중’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물류사업 위주의 사업 다각화를 진행할 것이다.
Q. 하역료 안정화 해법은?
현재 항만하역시장은 선사동맹체(얼라이언스)의 하역료 인하 압박으로 부득이하게 단가를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물량이 한정돼 있어 하역료 인상은 고사하고 현재 요율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체결된 항만하역 표준계약서 협약도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항만하역시장에서 ‘제살깎이’ 경쟁이 지속되고 있어 문제가 많다고 본다.
따라서 화주와 선주, 하역업체가 모여 작성한 표준계약서에 따라 항만요금을 현실화시키고, 요율 준수 및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는 것만이 인가요율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해양수산부의 역할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실시 중인 인가된 컨테이너 하역료의 정부 보고·조사 기능을 강화하고 벌크화물 하역료 부문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항만하역시장에서 하역료 인상을 위해 당사는 하역업체 및 화주,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다.
▲ 정호철 대표이사는 해외 진출과 M&A(인수합병)를 시도해 회사가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Q. 향후 해외사업 진출 계획은?
세방은 베트남을 시작으로 지속적이고 활발한 해외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세방비나는 2015년 1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포워딩업을 시작으로, 하이퐁, 호찌민, 흥옌의 지사를 갖추고 있다. 또한 2015년 11월 하노이, 노이바이공항, 하이퐁항에 각각 30km 47km 75km 떨어진 흥옌성 포노이 B공단에 연면적 약 1만㎡(3000평)의 넓은 창고를 갖췄다. 흥옌창고는 외국인 투자자로서는 드물게 보세창고 면허를 받아 기존 포워딩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 찾아보기 힘든 당사만의 통합 IT서비스와 최신식 장비를 자랑하고 있다.
앞으로 세방은 운송업 진출을 통해 다양한 고객의 물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경영정신 아래,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전개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물류기업과 호찌민 현지법인을 설립해 베트남 물류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양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토대로 베트남 시장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전 세계로 뻗어 나가겠다.
Q. 철도 물류 활성화를 위한 조언을 부탁드린다.
철도물류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철도공사(코레일)에서 수익률 제고를 위해 이전 일반열차 운영에서 왕복단위 계약열차로의 전환 이후부터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수입에 비해 수출 물동량이 월등히 많다. 당연히 의왕ICD에서 부산 하행 물량이 부산에서 의왕ICD로의 상행 물량보다 많다. 왕복 계약을 하고 만약 상행 물량을 운송하지 못할 경우에도 코레일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철도 물량만 계약 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레일의 운영정책으로는 철도 운송 물량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정부에서는 철도공사가 공익적인 목적을 가지고 운영하는 공기업임을 인지하고, 수익을 위한 운영정책이 아닌 국내 수출입 제조기업들의 육성·지원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본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국내 수송 분담률을 높여 철도가 우리나라 물류의 한 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육송보다 높은 가격(경부간 기준 약 5% 높음)에 대해 경쟁력을 높이고, ‘왕복단위 계약열차’도 운영하되 ‘일반열차 운영’도 확대·실시해야 철도물류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Q.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린다.
우선 외관상 경제적인 측면에서 살펴본 피해는 어마어마하다. 많은 수출업체들이 배가 묶여 납기를 지키지 못하고, 그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일부 영세 수출업체나 포워딩업체들은 도미노 파산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빙산의 일각처럼 더 큰 피해는 눈에 보이지 않고 잠겨있다고 한다.
가장 큰 피해는 무엇보다 국제적으로 신뢰를 잃은 것이다. 1차적으로는 운송지연, 화물손상에 대한 바이어의 신뢰상실을 들 수 있으며, 더 큰 관점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신뢰상실을 얘기할 수 있다. 국내 1위 세계 7위 규모의 선사를 범정부적인 대책 없이 금융위원회의 단독 결정으로 단번에 법정관리행 열차를 태웠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은 물론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신뢰도 상당히 무너졌다.
또 하나의 피해는 잠재력 상실이다. 알짜 노선인 한진해운의 미주항로 물동량 약 85%를 세계 1·2위선사인 머스크라인과 MSC가 차지했다. 그리고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수출업체가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업체들은 기존 운임보다 인상된 운임으로 선박을 이용하게 됐으며, 그나마도 제날짜에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은 위기극복 능력만큼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저력을 가진 나라다. 관계당국의 지원과 업계의 상생을 위한 협업이 살아난다면 지속되어온 해운물류시장 침체를 극복하고 국내 해운업의 정상화와 물류 분야 전반의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업계 및 정부당국에 하실 말씀이 있다면?
올해는 정치·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상생협력보다는 과당경쟁이 우려되며, 화주·고객사에서도 비용절감 측면에서 물류부분에 대한 최저가 경쟁입찰 시행을 확대함에 따라 소위 말하는 ‘덤핑 입찰’ 등의 폐해도 우려되고 있다.
동종업계간 ‘제살깎이’ 식의 운영이 아닌, 물류서비스 품질·작업 효율성 등 실제 고객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자신들의 역량·능력으로 경쟁하는 환경이 정착되길 바란다.
정부 당국에서는 최근 발의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 청취·수정 보완을 요청한다. 운송업 종사자들의 권익 존중이 자칫 운송사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물류 관련 규제 완화 및 글로벌 종합물류기업 육성을 위해 다방면으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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