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세계의 축제, 하계올림픽이 막을 올렸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금메달 쾌거는 연일 찌는 듯한 폭염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화려하게 개막한 리우올림픽 뒤에 운송업계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큰 이벤트를 앞두고 관련 시설 자재 및 TV판매 증가로 운송수요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예외였다. 브라질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개최한 리우올림픽에 대한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 1~6월 누적 항공화물실적은 35만9000t으로 전년대비 3.6% 증가했다. 전체 수송량은 증가했지만 예상외의 저조한 증가세에 항공업계는 이벤트 특수효과는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상반기 항공사들은 2가지 특수를 학수고대했다. 바로 ‘유로 2016’과 ‘리우올림픽’이다. 유럽지역 축구축제로 4~6월까지 유럽과 미주행 TV 수요가 증가했다. 여기에 올림픽 효과까지 더하면 이벤트 특수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상반기 한국발 남미 항공화물 수송량은 전년동기대비 26% 감소한 3760t을 기록해 특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으로 TV 제품 등의 현지 수요가 증가하며 항공업계가 이벤트 특수를 봤던 때와 정반대의 모습이다. 상반기 증가세가 올림픽이 아닌 ‘유로 2016’의 효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브라질 경기 침체에 현지 구매력이 낮아 유럽 미주와 비교해 이벤트 특수가 나타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벤트에 민감한 항공운송이 기대했던 특수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운송기간이 오래 소요되는 해상운송은 물동량 증가를 더욱 체감할 수 없었다.
중남미항로는 남미동안 물량의 70%를 차지하는 브라질의 경기 침체가 몇 년째 지속되면서 특수는 커녕 부진이 두드러졌다. 업계에 따르면 1분기까지만 해도 물동량 가뭄에 일부 선사들은 매달 1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봤다. 남미동안 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 1대당 100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최악의 상항까지 치달았다. 극심한 물동량 가뭄에 올림픽은 단비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7월 중남미항로 운임은 대폭 인상돼 예년 수준을 되찾았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 노선의 7월8일 운임은 TEU당 2774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저수준에 머물던 해상운임을 끌어올린 것은 다름 아닌 대대적인 선복감축 덕분이었다.
한때 남미동안에 서비스를 줄줄이 늘리던 선사들은 2년 넘게 지속된 브라질의 극심한 침체에 손을 들었다. 노선을 중단하거나 선복을 대폭 줄이고 공동운항으로 뭉쳐 전체 선복을 줄어든 물동량 수요에 맞춘 것이다. 현재 남미동안에는 2개의 정기선 서비스만 남았다. 몸집이 줄면서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100%를 보이고 있다.
올해 시황 침체에 기대했던 물동량 특수(特需)를 보진 못했지만 또 다시 찾아올 올림픽과 월드컵에 여전히 운송업계는 기대를 걸고 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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