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02 19:41

"인천내항 재개발사업, 원점 재검토하라"

인사800, 정기총회 및 세미나 개최

인천내항 재개발 사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인천항만업계에서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인천항만연수원에서 열린 인사800(인천항을 사랑하는 800 모임) 정기총회 및 세미나에서 손현규 물류학 박사(전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는 "인천내항 1·8부두의 재개발 타당성 여부 등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검토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엔 재개발사업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인천내항 재개발은 여러 가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4월 1·8부두 재개발 사업시행자 공모에 나섰지만 참여의향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보류됐다. 높은 공공시설 비중과 부지 임대방식 등 낮은 사업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참여를 꺼린 것. 이에 해양수산부는 인천시와 협의해 부지매각방식을 도입하고 공공시설 비중을 66%에서 47%로 축소해 올해 9월까지 재공모를 추진하고 있다.

손 박사는 인천내항 재개발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인천항뿐만 아니라 국가에 큰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인천내항은 항만 기능을 상실한 마산항 중앙부두, 벌크화물이 없어 친수공간으로 조성된 부산북항과 달리 항만으로서 재기능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개발 사업은 하역 현장에서 발생하는 공해와 분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과거 내항에서 이뤄졌던 고철 및 원목 등의 하역은 현재 북항에서 진행되고 있다. 손 박사는 공해가 없어진 현 상황에서 1·8부두는 당초 목적을 달성했으니 재개발 타당성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우리나라 항만법 제58조에 따르면 인천내항 재개발 사업구역은 조건을 충족할 경우 해제가 가능하다. 사업구역으로 지정된 날부터 2년 이내에 사업시행자를 지정하지 못했거나, 지정된 시행자가 2년 이내 항만재개발사업 실시계획의 승인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해수부 장관은 중앙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을 해제할 수 있다.

손 박사는 "사업구역으로 지정된 지 시간이 꽤 흘렀는데 아무 진척이 없다면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인천항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일이 아닌지, 냉철한 판단과 과감한 결단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인천항의 값비싼 물류비 문제도 거론됐다. 그동안 인천항의 화물 입·출항료, 부두야적장 및 창고요율, 부두 경비료(인천항 내항), 항만배후부지 임대료 등은 타 항만보다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물류비가 비싸면 이용가치가 떨어져 제조기업 이전과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손 박사는 "인천항만공사(IPA)가 수입 증대 목적으로 항만부지 사용료를 항만법에서 국유재산법으로 적용해 고액의 사용료를 징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년 오르고 있는 임대료와 토지감정가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타 항만과 비교해 고쳐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IPA가 평택당진항, 부산항과의 항만비용을 비교분석해 항만하역업계에 공개해야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사가 인천항 자체 경쟁에 의해 물류비를 인상하고 있다"며 "경쟁 항만과 효율 등을 비교해 적정 수준의 임대료를 결정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인천신항 배후단지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손 박사는 국가에서 개발, 임대운영을 하는 부산신항과 광양항과 달리 국유재산법을 적용한 인천항은 임대료가 비싸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대책이 선행돼야 인천신항의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800, 올해로 10돌 맞아···남흥우 회장 재선임

한편 지난 2006년에 태동한 인사800이 올해로 창립 10돌을 맞았다. 인사800은 세미나에 앞서 진행된 정기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남흥우 회장을 제6대 회장으로 재선임했다. 남 회장은 "10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갈 줄은 몰랐다. 그동안 인천항과 인천이 하나가 되기 위해 폭 넓게 행사를 진행하며 노력해 왔다"며 "시민들이 인천항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더 좋은 인천이 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사800은 매년 인천항의 발전을 기원하는 용왕제와 시산제를 지내고 있으며, 항만 견학과 각종 세미나를 통해 항만 관련 업종 간 인적 인프라 및 네트워크 구축, 항상 공부하는 항만CEO가 되도록 회원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날 인사800은 인천항운노동조합 최두영 부위원장을 이사로 선임하고 새한포리머 김덕배 대표이사, 대륙상운 김성철 기획관리실장, 인천물류창고협회 김환빈 기획이사, 천경해운 이현경 인천사무소장 등을 신입회원으로 등록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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