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9 09:25

물류시장의 금수저 '2자물류기업'

EDITOR’S LETTER/ 편집장 이경희
요즘 인터넷에선 ‘금수저’ ‘흙수저’란 말이 유행입니다. 부자 부모를 만나면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성공가도를 달리는 반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사회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패배주의적 사고가 투영된 신조어입니다.

부모의 배경을 통해 자식의 등급을 매기는 이른바 ‘수저계급론’은 젊은이들의 취업난과 맞물려 사회 저변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수저계급론은 산업계에도 적용됩니다. 지난 대선 당시 이슈가 됐던 이른바 ‘일감몰아주기’는 금수저 흙수저의 기업형 변주로 볼 수 있습니다. 재벌들이 내부거래를 통해 막대한 부를 자회사에 넘겨준다는 게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핵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시스템통합관리(SI) 광고 물류 분야에서 내부거래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이들 업종이 모두 대기업 내부거래의 타깃이 됐던 겁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물류시장은 지난 2000년대 이후 2자물류기업의 각축장이 됐습니다. 웬만한 대형화주 치고 물류자회사를 갖고 있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삼성SDS·삼성전자로지텍(삼성) 범한판토스·하이로지스틱스(LG) 롯데로지스틱스(롯데) 승산(GS) 한익스프레스(한화) M&M통운(SK) 한솔로지스틱스(한솔) 대림코퍼레이션(대림) 제때(옛 KNL물류, 빙그레) 농협물류(농협) 용마로지스(동아제약) 인터지스(동국제강) 세아L&S(세아) 바로스(옛 바로물류, 퍼시스) OLS(오뚜기) 등 직계 또는 방계 형태로 모기업의 2자물류를 수행하는 기업은 무수히 많습니다.

이중 현대글로비스는 물류업계의 대표적인 ‘금수저 기업’입니다. 지난 2001년 자본금 25억원으로 설립된 현대글로비스는 15년만에 시가총액 7조원을 넘는 거대물류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해운물류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14조6710억원 영업이익 6980억원 순이익 3760억원을 거뒀습니다. 국내 최대 전문물류기업이라 할 수 있는 CJ대한통운의 약 3배, (주)한진의 약 9배에 달하는 외형입니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보다도 훨씬 큰 덩치를 자랑합니다.

2자물류기업들은 정부가 재벌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을 도입하자 3자물류 점유율을 무차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펴 큰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2자물류 거래를 그대로 유지한 채 3자물류를 크게 확대해 상대적으로 2자물류 비중이 낮아 보이게 하는 ‘착시효과’를 유도하는 겁니다.

일례로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은 9조4590억원이었습니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의 66.3%에서 64.5%로 2%포인트 가량 떨어졌죠. 하지만 금액만으로 놓고 보면 2014년의 9조2350억원에 비해 오히려 2.4% 늘어났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총 7388억원 규모의 현대차 해상운송계약을 새롭게 진행할 예정이어서 내부거래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더라도 3자물류를 더욱 큰 폭으로 늘려 2자물류 비율을 떨어뜨릴 게 분명해 보입니다.

2자물류기업들만 득세하는 한국물류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 없습니다. 당장 이들 기업은 모기업 물량을 통해 염가로 체결한 운송계약을 앞세워 국내 3자물류시장 화물을 거대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이 같은 행태로 전문물류기업들은 물량을 빼앗겨, 선사들은 운임이 떨어져 고사상태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규제해야할 정부는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 정부 고위당국자는 대형 2자물류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습니다. 이 같은 논리로 지난 종합물류기업인증제 도입 당시 전문물류기업들의 반발 속에서도 다수의 물류자회사에 문호를 열어주기도 했고요.

하지만 2자물류기업들은 국민과 정부 물류업계의 바람과 달리 세계화 글로벌화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대신 앞서 말했듯 국내 물류시장만 더욱 잠식해가는 모양새입니다.

반갑게도 한국선주협회가 앞으로 2자물류기업들의 물류생태계 교란 행위에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해운물류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2자물류의 폐해는 지난 10여년간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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