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카페리협회 윤수훈 회장은 4일 기자와 만나 지난 한 해 <세월>호 사고와 메르스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한중카페리항로 여객이 15만명 감소했으며 화물 적재율은 3%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윤 회장은 올해 카페리항로 안전 강화 활동을 벌여 나갈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노후선을 신조선으로 바꾸는 사업을 통해 대국민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선원들의 안전교육에도 특별히 신경을 쓴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올 한 해도 한중 양국의 경기 부진으로 카페리항로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가 올해 상반기 도입 예정인 운임공표제의 성공적인 정착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리항로 발전 및 안정화를 위해 업계에 상호 신뢰와 협력을, 정부에 신규항로 개설 유보 및 국가이미지 제고를 각각 당부했다. 다음은 윤수훈 회장과의 일문일답.
Q. 지난해 한중카페리항로의 시황 및 실적은?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한마디로 매우 힘든 한 해였다. 특히 여객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됐다. <세월>호 사고로 한국인 여객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년엔 메르스가 발생해 매년 크게 성장하던 중국인 관광객마저 급감했다. 지난해 여객 수송량은 2014년에 비해 15만명이나 감소했다. 승선율도 64.8%에서 56.2%로 뚝 떨어졌다.
화물도 마찬가지다. 한중 양국 경제불황의 영향으로 적취율이 50.3%에서 47.1%로 하락했고 해상운임도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하락한 운임을 정상화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다행히 유가하락으로 선사들은 비용 측면에서 부담을 상당히 덜었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어려운 한 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Q. 한중카페리협회의 올해 주요 추진 사업은?
“올 한 해도 한중카페리항로의 어려운 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협회는 회원사의 위기극복과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 몇 가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국민들에게 선박안전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업단체 및 회원사들과 협조해 노령선박을 신조선으로 교체하고 선원 안전교육 및 자질향상 방안을 마련하는 등 선박안전운항에 대한 업무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 항로의 시장안정화를 위해 협회 회원사 상호 협력 및 다른 정기선사협의회 등과 협력해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고 과당경쟁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아울러 카페리항로의 특장점을 살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물동량의 유치, 해상육상복합운송의 확대 시행, 벌크화물과 한중일러 역내 환적화물의 유치 등 틈새시장을 개발해 수요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Q. 지난해에는 메르스사태로 카페리업계가 홍역을 치렀다. 올해 한중카페리항로의 시장 전망은 어떤가?
“작년에는 여객 승선율과 화물 적취율이 전년대비 크게 하락하면서 각각 56.2% 47.1%에 불과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에는 한중 양국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 지속돼 수출입 물동량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일본 엔화의 평가절하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으로 이탈할 것으로 예상돼 한중카페리항로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Q. 협회가 올해 한중해운회담 안건으로 어떤 내용을 건의할 생각인가?
“우선 작년에 연구시행한 한중카페리항로 안전관리 및 중장기 발전전략 연구보고서에 운항안전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제안된 점을 고려해 협회는 중장기적인 안전관리와 경영개선 등의 구체적인 정책화 방안을 마련해 건의하고자 한다.
또 대산항 국제여객부두와 터미널이 올해 5월에 준공 예정인 점을 고려해 양국 정부에 부두조건, 시장수요, 항로안전, 선종변경 등에 대한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해 제출할 예정이다.
양국에서 올해 상반기 시행 예정인 운임공표제(한국)와 운임신고제(중국) 시행상황을 모니터링해 실효를 거둘 수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해 건의하려고 한다.”
Q. 업계에 특히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우리 카페리업계는 <세월>호 사고나 메르스 사태의 영향에서 봤듯이 크게 보면 하나의 시장이다. 한 선사의 안전사고가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회원사 자체적으로 선박의 안전운항에 더욱 각별한 신경을 써주기 바라며 우리 업계가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운임안정화를 통해 동반발전할 수 있도록 회원사가 더욱 합심 협력해 주셨으면 한다. 또 해운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선사들과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을 강화했으면 한다.”
Q. 관계당국에 건의하실 말씀은?
“우선 정부에 건의 드리고 싶은 건 최근 세계경제 및 해운불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고 한중 컨테이너 및 카페리항로의 심각한 선복과잉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 선복량의 증대 및 신규항로의 개설을 유보해 줬으면 한다.
또 현재 건설중인 인천항과 실시설계 중인 평택항의 국제여객부두와 터미널이 주요 이용자인 선사의 입장에서 경제성 효율성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건설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항만공사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정책적인 조정을 해주시길 바란다.
다음으로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들이 여객선에 승선하지 않으려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한중카페리선은 연안여객선과는 달리 높은 국제안전기준에 따라 양국 정부로부터 수시로 안전검사를 받고 있으며 선원의 자질도 우수한 점을 참작해 정부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홍보해 주길 부탁드린다.
끝으로 메르스 사태에서 봤듯이 한번 감소한 외국인 여객의 회복이 쉽지 않다. 외국인 여객이 한국을 신뢰할 수 있도록 질병통제 및 국가안보 등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힘써 주시길 부탁린다. 그리고 최근 매년 급성장해왔던 중국인 여객이 일본의 엔화 평가절하 및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적극적인 유치정책 등으로 크게 이탈하고 있다. 범정부차원의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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