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8 16:40

“한-네덜란드 제2히딩크 효과 만들어갑니다”

인터뷰/ 김만석 선임상무관

지난 26일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유공훈장을 받은 김만석 주한 네덜란드대사관 선임상무관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부산 신항이나 광양항 건설 당시 네덜란드의 선진 항만물류 노하우를 우리나라로 이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회고했다. 김 상무관은 앞으로 균형감을 갖고 우리나라와 네덜란드 양국이 상호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Q. 훈장의 의미는?
 
외무부 역사상 6번째로 제가 받았다고 한다. 외무부 역사가 종전 후로만 따져도 70년이 됐지 않나? 매우 귀한 훈장이라 생각한다. 1995년도에 대사관 직원이 됐다. 지금의 대사가 2등 서기관으로 한국에 근무할 때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근무하던 저를 영입을 했고 세월이 흘러 (대사는) 20년만에 다시 한국으로 금의환향했다. 2019년에 제가 은퇴하는데 대사도 임기를 마치고 다른 임지로 옮기게 된다. 제 대사관 근무의 처음과 끝을 (엠브레흐츠) 대사와 함께 할 만큼 큰 인연이다.
 
이 훈장은 내부에서 추천할 수 없고 외부에서 추천해서 받을 수 있는 거라고 한다. ECT 터미널이나 에너지 관련 연구소, 저와 연을 맺었던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제가 한 일이 외무부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상신한 것 같다. 외무부에서도 지금까지의 평가와 외부 추천을 통해 엄선해서 훈장을 수여했다.
  
Q. 주한 네덜란드대사관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1990년대 초 KMI에 몸담고 있다가 네덜란드 정부의 추천으로 네덜란드에서 항만물류 디플로마를 공부하고 왔다. 당시는 부산신항만이나 광양 터미널 등 민자로 시행되는 해상항만 프로젝트에 대해 네덜란드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였는데, 네덜란드를 학문적으로 경험했고 대한선주에서 근무하는 등 실무 경험도 있는 제가 (대사관 근무에) 적격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엠브레흐츠) 대사가 한국에 근무할 때 제게 영입 제안을 했고 저는 네덜란드 정부에 진 빚을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에서 흔쾌히 수락했는데, 벌써 20년이 흘렀다.
 
Q. 대사관에 근무하면서 이룬 성과는?
 
네덜란드가 어느 나라보다도 항만물류 분야에서 선진 기술을 갖고 있다. 부산 신항이나 광양항 등 신항만 개발과 관련해서 네덜란드의 기술이나 노하우가 이전하는 데 많은 일을 했다. 인천공항도 마찬가지다.

경인아라뱃길 건설에선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네덜란드의 노하우를 이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4대강의 경우도 물 관리에 대해선 최고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네덜란드가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역할을 했다.
 
2010년부터는 한국에서 풍력산업협회와 1년에 한 번씩 세미나를 열고 있다. 우리나라와 네덜란드 기업의 B2B(기업대 기업) 매칭을 통해서 상호협력할 수 있도록 하고 노력 중이다. 조만간 제주나 서남해안 해상풍력 조성에 네덜란드 기술이 이전되는 걸 볼 수 있을 거다.

한국기업들이 올해부터 매년 700여메가와트를 생산하는 (네덜란드) 정부 주도의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5년간 참여한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건설사나 CS윈드 해천 등 국내 유력 풍력부품조달업체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짝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 9월, 올해 3월 네덜란드에 다녀왔고, 내년 6월 윈드데이 행사 때도 한국분들을 모시고 참여하려고 한다.
  
Q.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의 장점은?
 

한국과의 관계로 본다면 (로테르담항은) 부산항과 85년도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벌써 40여년이 됐다. 유럽에선 단연 물동량, 운임기법 면에서 최고최대의 항만이다. BPA나 국내 운영사들도 선진 기법이나 노하우를 로테르담항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을 거라 본다. 피상적인 것보다 인적교류나 교환근무 등의 실질적인 교류가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MOU(협약서)나 협정 등 기존 툴을 효율적으로 건설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해 나갈 때 진정한 자매항으로서의 관계가 구축되지 않을까? 지금까지는 그런 게 미흡했다. (제가) 첫 단추를 낄 때 도와줬기에 계속 돕고 싶다.(웃음)
 
Q. 정부나 업계에 하실 말씀이 있다면?
 

한국의 위상이나 중요성이 네덜란드 입장에선 중국에 이어 2번째다. 역사 이래로 한국은 유럽 강소국인 네덜란드와 상당히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다. 우린 (세계화) 역사가 짧은 반면 네덜란드는 17세기부터 세계로 뻗어 나가 강소국이 됐다. 네덜란드는 강소국 모델로 한국이 배울 점이 집약된 곳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네덜란드를 심층 분석해서 이용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3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 행사를 통해서도 제2의 히딩크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제 임기가 3년 남았는데 끝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균형감각을 가지고 한쪽에 기울어지지 않게 양쪽이 윈윈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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