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7 11:30

中 희토류 수출액 2년만에 '반토막'

전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단가 크게 하락

●●●첨단장비와 전자제품의 필수소재로 부상한 희토류의 중국 수출가격이 급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희토류는 란타늄(La), 세롬(Ce) 등 존재량이 적은 자원을 의미한다. 다른 금속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유한 성질 때문에 브라운관, 피디피 등과 같은 ‘형광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연마재’, 전기차와 풍력터빈에 쓰이는 ‘영구자석’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희토류는 그 양이 매우 적고 공급이 불안정해 전 세계 국가들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를 ‘중동의 석유’에 비유하면서 국가차원의 핵심자원으로 관리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은 9900만t이며, 이 중 중국내 매장량이 3600만t으로 그 비중이 36%에 달했다.

희토류가 중국에 편중돼있는 까닭에 중국은 희토류 생산과 수출에서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2014년도 희토류 생산량은 8700만t으로 전 세계 공급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은 물량은 증가하지만 금액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중국의 희토류 수출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 희토류 수출액은 2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다. 2013년도에는 희토류 가격이 t당 2만5600달러에 달했으나 올해 1~7월에는 1만2100달러로 하락해 2년 사이에 반토막이 났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액이 감소하는 이유는 수출단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라 가전과 휴대폰에 사용되는 희토류 수요량이 감소한데다 중국내 90여개에 달하는 희토류 업체 간 경쟁이 심화돼 공급자 시장에서 수요자 시장으로 분위기가 전환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은 그동안 희토류 주요 공급국이라는 이유로 해왔던 수출 제한을 모두 해제했다. 수출관세는 2010년까지 15%, 2011년부터 올해 4월까지는 25%로 높여 적용했으나, 올해 5월부터 이를 폐지했다. 17년간 유지해온 물량제한도 올해 1월부터는 해제됐다. 희토류 수출규제 폐지는 세계무역기구에서 불공정한 무역조치를 이유로 시정을 요구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희토류 수출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통한 대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공업신식화부는 ‘대형 희토류기업그룹 조직개편사업지도’를 통해 올해 말까지 전국의 모든 희토류관련 광산 및 제련 업체를 6개로 통폐합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업체의 대형화를 통해 생산부처 수출까지를 통제하게 되면 중국내 희토류 업체들이 수요를 초과해 수출하는 현상이 줄어들어 가격하락을 막는 것이 용이해진다.

하지만 중국의 희토류 생산 및 수출기업의 통합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쉽지 않은 의사결정 과정을 남겨 놓고 있다. 중앙기업으로의 통합은 구조조정은 물론 지방세수의 감소를 야기해 지방기업과 지방정부가 반대하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역협회 최용민 북경지부장은 “희토류가 친환경 분야를 위주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어 향후에도 수요량은 크게 줄지 않을 전망인데다 중국이 인위적으로 업체를 대형화한다면 사실상 수출통제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통상차원에서 중국내 희토류 생산 및 수출채널 통폐합에 대한 다각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인위적인 가격 및 물량의 조절여부를 파악하는 한편 우리 기업들도 IT분야 등 첨단제품에 대한 대외경쟁력 유지를 위해 중국 희토업체와 원만한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박채윤 기자 cy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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