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7 09:46

콜드체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

인터뷰/ 한국식품콜드체인협회 정명수 회장
국내 식품 콜드체인 표준화 시급

최근 방송업계에선 쿡방, 먹방이 대세다. 이는 시청자들이 요리나 음식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선하고 질 좋은 식재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산지에서 얻은 아무리 좋은 A급 식재료도 보관 및 운송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B, C급 식재료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식품 콜드체인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국내식품콜드체인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한국식품콜드체인협회는 최근 식품 콜드체인 활성화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협회장인 정명수 회장을 만나 한국식품 콜드체인 시장과 관련된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Q. 우선 협회가 설립된 배경에 대해 알고 싶다.

2007년 농림부 산하 ‘농식품저온물류연구회’가 조직을 정비하고 2014년 정관 및 명칭을 바꿔 ‘한국식품콜드체인협회’로 다시 태어났다. 우리 협회는 개인중심에서 기업중심으로, 농식품에서 식품전반으로 ‘콜드체인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협회의 초대회장으로 김동태 전 농림부장관이, 2대는 이상영 전 농협유통 사장이, 지금 3대는 본인이 맡고 있다. 본인은 외국계 항공사 화물파트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으며 그 당시 항공법과 운임 등을 배워 페덱스 한국대리점의 영업을 담당했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UPS코리아 지사장을 7년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이곳에서 협회장을 맡으며 국내 콜드체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물류업계 내 협회의 기능과 역할은?

협회는 회원 구성이 식품제조 공급 유통회사와 종합물류회사(3PL), 운송회사, 배송보관회사, 기계 도구 제조업체, 학자, 개인으로 구성된다. 무엇보다도 콜드체인에 관심이 많은 물류업체가 회원이 되고 있다. 콜드체인은 물류업계 내에서 특수한 기술, 기능적인 부분을 맡고 있고 향후 물류업계는 이를 수용해야 하는 추세에 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일 즉 콜드체인 관련 연구, 개발, 보급, 교육을 진행하고 현재 회원사 사업의 확장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중국과 MOU를 맺어 상호교류하고 사업적인 유대를 촉진하고 있다.

Q. 협회 조직체계는 어떻게 구성됐나?

우리 협회는 사단법인이며 총회에서 사업을 결정하고 이사회에서 계획과 집행에 따른 운영방법을 논의한다. 이사회는 이사 22명, 감사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회원으로는 농협물류, 동원산업, 대상주식회사, 로지스올(KPP, KCP, KLP), 매일유업, 사조시스템즈, 오뚜기물류서비스, KNL물류, NH무역 등의 기업회원이 40여 곳이며 개인회원도 40여명이 가입돼 있다. 올해까지 100명의 기업 및 개인을 회원으로 유치할 예정이다.

Q. 식품배송에 있어 콜드체인의 중요성을 강조하신다면?

물류에서 배송해야할 식품의 적정온도유지는 필수다. 특히 PTSP(Perishable Temperature sensitive products : 온도에 민감하여 부패하기 쉬운 식품)에 대한 식품의 안전, 신선도유지, 식품페기물 축소는 향후 풀어나가야 할 큰 과제이다. 특히 식품 폐기물의 경우 콜드체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콜드체인이 잘 이뤄지면 식품의 폐기랑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작금의 시대는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버려지는 식품이 너무 많다.


Q. 현재 국내 콜드체인의 수준은?

딱 잘라 말하기 어렵고 각 기업마다 그 수준이 천지차이다. 콜드체인시스템은 각 기업체별로 운영하며 표준이나 작업 기준도 기업체별로 정한다. 우리나라 콜드체인시스템이 글로벌 수준으로 가려면 우선 업종의 단체표준설정이 시급하고 국가표준이 뒤따라야한다. 협회는 현재 금년 내 단체표준을 제정하고 우수업체를 추천 할 계획이다.  

기업에서 콜드체인에 대한 인식전환 필요

Q. 콜드체인 업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그리고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국내 기업은 콜드체인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급하지 않게 접근한다. 문제는 투자비용이 발생하면 현재의 가격경쟁력을 잃게 되는 걸 걱정한다. 하지만 앞으로 탄소배출규제나 친환경 규제 등이 법제적으로 강화되면 자연적으로 콜드체인 관리 강화는 받아드려야 할 과제이다. 

우리나라는 지역적으로 최장 400km정도밖에 안되므로 수산식품의 경우는 흔히 스티로폴 박스에 냉매제 투입으로 콜드체인을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 농산물은 거의 신경을 안 쓰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에서 콜드체인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Q. 콜드체인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은?

콜드체인 물류를 종합적으로 관장하기에 정부조직이 산재돼 있다. 콜드체인을 표준화해야 하는데 산업통상자원부 표준국에서 다른 우선순위에 밀려있고 해외수출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가 기준물류정책을 이끌고 있는데 콜드체인은 물류분야에서도 기술적인 분야로 취급하고 있어 직접적인 분야가 아닌 것으로 돼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식품에만 관심이 있다. 3만달러를 바라보는 국민소득을 가진 나라에서 식품의 적정온도유지, 신선한 품질을 위한 냉장처리는 필수적인데 각 생산업체, 유통업체 운영방식에 맡길 일이 아니다. 축산분야는 건강에 직접 위해를 준다고 해서 식품의약안전처에서 법률로 다루는 만큼 철저하게 냉동처리를 하고 있는데 이 같은 조치가 다른 식품에도 필요하다고 본다.

Q. 정명수 협회장님의 경영철학에 대해 알고 싶다.

기업은 기업종사자 직원이 그 기업의 자산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각 개인적인 관심과 적성에 회사목적을 접목해 개인이 자발적으로 일하는 신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본인이 UPS, 페덱스 등에서 배운 경영법이다. 스스로 업무를 즐기는 기업문화가 자리잡으면 자연적으로 사업매출은 증가하고 이익이 따라온다. 바뀌고 혁신해야하는 경쟁사회에서 경영진이 직원에게 주는 스트레스는 창의성을 방해한다. 
 
Q. 마지막으로 협회 발전과 업계 발전을 위해 조언 한 말씀.

협회 회원들이 각자 생업에 종사하면서 기업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정보나 사업분담, 컨버전스를 중개하고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기업이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협회가 될 것이다. 향후 인류발전을 위해 식품을 아끼고 절약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데 있어 콜드체인의 역할이 크다고 확신한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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