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1 08:55

“해운거래소 설립으로 부산을 선박금융 중심지로 키워야”

부산항 감만부두

우리나라 최대의 무역항인 부산항은 컨테이너 전용항만으로 동북아를 대표하는 중심허브항만으로 굳건히 자리매김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1767만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해 불과 10년 만에 1.5배 이상의 물동량이 증가하여 곧 2000만TEU 처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

부산항의 급성장은 무엇보다도 부산항이 가진 지정학적 위치와 예부터 항만물류산업이 발달한 산업 환경을 배경으로 한다. 부산항은 기간항로상에 위치해 세계 여러 항만을 서로 연결해주는 중심 위치로서의 편리성과 내습하는 여름철 태풍과 안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연중무휴로 가동되는 계절적 요인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부산항은 오늘날 전 세계 400여개 항만과 연결돼 매주 368개의 컨테이너선 정기항로가 운영되는 등 많은 선사들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 해운무역업의 중심지로 성장한 부산이 이제는 해운금융허브로의 변신을 통해 새로운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큰 호응을 얻었다.

그동안 단순한 선박의 출입항에 따라 항만산업 시황이 좌지우지되던 시대에서 벗어나 조선·금융을 복합적으로 묶는 새로운 산업 창출을 통해 부산항의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7일 부산 문현금융단지 내 기술보증기금에서 개최된 '해운보증기구, 해양금융종합센터 부산설치에 따른 부산의 구체적 대응전략 정책토론간담회'에서 이기환 한국해양대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선박금융의 수요 창출을 위한 ‘해운거래소’설립을 통해 부산을 해양· 선박금융 중심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 전기정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비롯한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기환 교수는 “지난 20일 정부는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사들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5500억원 규모의 해운보증기구와 선박금융을 전담할 해양금융종합센터를 부산에 설치하기로 하면서 부산을 동북아 선박금융허브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히고 “이 같은 성과는 해양금융의 공급 측면에서는 큰 성과였지만 해양금융의 수요 창출에는 다소 미약한 감이 있기에 해운거래정보센터를 조속히 해운거래소로 기능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지역의 꾸준한 화물량 증대와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부산항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선박금융의 중심자로서 영국 런던이 가지는 위치는 절대적이었으나 차츰 이 축이 중국 상하이 해운교역소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항 역시 중국 항만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선박, 부품, 항만장비 등 현물거래는 물론 파생상품 거래, 정보분석센터 등 해운 관계 거래를 중점으로 수행할 수 있는 해운거래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교수는 5500억원의 기금으로 설립되는 해운보증기구는 향후 급속히 늘어나는 수요를 미리 대비해 자본금을 늘리고 또 민간자본의 참여를 확대를 통해 기구의 활성화를 주문했다.

부산은 이들 금융기구가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한 지원책으로 ▷부산으로 이전하는 선박운용회사 등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제공 ▷해양금융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의 설립 ▷해외금융기관 유치 ▷부산은행 등 지역은행의 선박금융에 대한 역할 증대 등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동북아 주요항만들은 자국 항만 물동량 증대와 물류거점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부산항 역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항만으로서 지난 세월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뤄낸 것만은 틀림이 없다. 따라서 부산항은 이제 단순한 화물의 수송을 담당하는 한 축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선박, 부품, 항만장비 거래를 비롯한 해운금융상품 거래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의 도시로서 명실공히 동북아 해양금융중심지로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 조속한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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