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7 15:00

"카페리·컨선 회장단 시장안정화 공동노력"

인터뷰/ 한중카페리협회 윤수훈 회장(진인해운 대표이사)
금교회의 연간 2회 운영 합의
소무역상 규제, 선령 제한 조속히 완화돼야

한중카페리협회 윤수훈 회장(진인해운 대표이사)

●●●연임 후 1년을 보낸 한중카페리협회 윤수훈 회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의 소무역상 규제는 하루 속히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회장은 대부분이 60대 이상인 소무역상들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소무역상 교역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동반성장과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소무역상들이 노숙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카페리선이 기여하는 측면을 간과해선 안된다고도 했다.

그는 또 운임하락 방지를 위해 한중 컨테이너선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 회장단이 함께하는 금교(골든브리지) 회의를 올해 10월부터 열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회장은 또 자신이 CEO(최고경영자)로 재직 중인 진인해운이 무역업 진출 등 내년 10돌을 앞두고 다양한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회장과의 일문일답.

Q. 한중카페리 시장의 올 한 해를 평가한다면?

올해 한중카페리항로 수송실적은 여객과 화물이 모두 감소했다. 여객의 경우 중국 단체관광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진천페리와 일조국제훼리의 운항중단과 양국 세관의 보따리상 통관 강화 등으로 전체적으로 10% 이상 감소했다. 화물은 한중 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중국 투자 한국기업의 제3국 이전 등으로 4% 정도 뒷걸음질 쳤다.경영수지도 작년에 비해서 많이 안 좋아 선사들이 모두 어려운 상황이다. 벙커(선박연료유) 가격은 작년보다 약간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공급과잉이 이어지며 여객부분은 저가항공사와, 화물부분은 컨테이너선사와의 경쟁이 심화돼 운임이 하락하는 등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힘든 한 해였다.

다만 뜻 깊은 건 YSLC(황해정기선사협의회)와 한중카페리협회 회장단이 만나서 현안에 대해 협의하고 협력하는 걸로 결의했다는 점이다. YSLC의 한국 중국 회장과 카페리협회의 한중 회장 등 총 4명이 만나 모든 한중간 카페리와 컨테이너 정책을 같이 공유하면서 정부에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건의하기로 했다. 지난 10월에 중국에서 첫 회의를 갖고 연간 상하반기 2회씩 한국과 중국에서 만나서 회의를 갖기로 했다. 금교 회의라고 이름을 지었다.

Q. 무비자 도입, 육해상피견인트레일러 확대 등 한중카페리 시장에서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다.

무비자 도입 문제는 정부 측에 건의를 계속 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비자문제로 중국인의 방한은 여전히 까다로운 실정이다. 선사들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어려움이 있다. 중국인이 한국 방문 비자를 좀 더 쉽게 발급받을 수 있도록 우리 정부에서 복수비자 발급 대상과 유효기간을 대폭 확대하거나 무비자제도를 도입하는 등 다각적으로 제도를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중간에 1단계로 시행되고 있는 육해상 피견인 트레일러 복합운송방식은 기존 운송방식에 비해 CIQ(통관·출입국심사·검역) 절차와 비용 측면에서 가시적인 개선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화주와 운송사 등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이용자가 많지 않다.

하지만 승용차 휴대여행, 화물차 복합운송 허용 등 물류 흐름이 선진국형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적으로 아주 중요한 해운물류정책으로 보고 있다. 우선 내년엔 중국에서 적용항구와 운송가능 지역을 산둥성 지역으로 제한하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복합운송 화물의 수요가 높은 롄윈강과 장쑤성 지역으로 확대하고 점진적으로 중국의 다른 항만과 성(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트레일러 복합운송 방식은 서서히 완만한 곡선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중 카페리선사 지분 제3국 매각 있을 수 없는 일”

Q. 운임 하락, 소무역상 통관강화, 중국 여유법 등으로 한중카페리선사들의 채산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데…

소무역상 수송실적 감소는 우리나라 일부 언론이 부정적인 내용을 기사화한 게 영향을 미쳤다. 소무역상이 불량 농수산물을 밀반입한다는 내용이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면서 정부의 단속이 강화돼 상인활동이 크게 위축됐고 중국 해관(세관)에서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다. 올해 3분기까지 소무역상 이용객은 전년 동기 대비 전체적으로 약 12% 감소해 카페리경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친황다오(진황도) 항로의 경우 현재 중국 측 규제로 소무역상들이 한 명도 안 타고 있다.

일부 언론에선 검사도 안 마치고 (소무역상들이 농산물을) 들여온다고 하는데, 사실은 검사를 다 하고 있다. 소무역상들이 가져오는 농수산물은 현지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한 물건이 정상적인 통관·검역 절차를 걸쳐 다음날 바로 국내에 반입되기에 더 좋다고 한다. 소무역상은 IMF(국내 외환위기) 당시 국무총리령으로 50kg을 갖고 들어올 수 있도록 하면서 활성화됐다. 요즘 소상인들 구성이 대부분 60대 이상들이다. 70대 후반 노부부들도 하고 있다. 예전엔 벌이가 좋아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했지만 지금은 한 달 수입이 50만~60만원밖에 안 된다더라. 나이가 많아서 일자리도 없지 집에도 못 있고 해서 잠자리가 해결되고 용돈벌이도 할 수 있는 소무역상을 한다. (이런 분들이) 만약 배를 못타면 노숙자로 전락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소무역상) 한두 사람이 비아그라 등을 가져올 수 있겠지만 한두 사람 때문에 전체가 매도돼선 안 된다. 소무역상은 정부가 말하는 동반성장, 일자리창출과도 연결돼 있다. 우리 카페리선이 기여하는 부분이다.

여유법의 경우 중국 관광객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한중 이용객은 38:62인데, 순수한 관광객은 20:80까지 차이난다. 여유법 강화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동남아나 호주 등 제3국도 많이 줄었다고 하더라. 여유법이 해외 저가 (여행) 상품을 못 팔게 한 거다. 가격이 올라가니 여행객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는 여행시장에 혼란이 있을 수 있고 여행객이 감소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여객의 질적 성장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걸로 예상하고 있다. 카페리업계에서는 더 많은 고급 여행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선박의 고급화와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여객에선 저가항공이 많이 나온 게 여유법 강화보다 더 타격을 주고 있다.

Q. 진천훼리, 일조국제훼리 등의 사태를 통해 중국측의 경영권 장악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 우리 협회의 두 회원사가 이유야 어떻든 운항을 중단하게 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지금 단계에서는 이 문제를 국가간 경영권 다툼으로 보지 않고 있다. 양국의 사업자간에 문화의 차이와 경영과 회계상의 의견 차이로 인해 발생하지 않았나 보고 있다. 현재는 정부가 개입하거나 업계가 공동 대응하기보다는 이해 당사자간에 충분한 협상을 통해 신뢰가 회복되고 항로가 조속히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중카페리는 양국 50대 50 투자란 원칙이 있지만 회사가 경영이 어려워서 주식을 판다고 하면 투자자 입장에선 비싸게 팔려는 방법을 찾을 수는 있으나 한중해운회담에서 제3국엔 지분 매각이 불가하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일조훼리의 경우 기존 대리점을 무시하고 지사를 설립했다고 하는데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정부에서도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교동훼리는 (스웨덴) 스테나에 지분 매각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 문제는 중국 교통부 수운국에서 한중해운회담 합의 내용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내릴 거라고 본다. 올해는 경영권 분쟁이 많아서 시끄러웠다. 앞으로는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재정상태가 풍부하고 경험도 많은 회사에 면허를 주도록 정부에 건의하고 있고 정부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Q.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카페리 견학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진행상황은?

청소년 카페리 견학 행사는 사업소를 두고 있는 지역에 작은 기여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지난 2011년 말에 우리 협회와 인천시 군·구 간에 지역사회 유대강화와 해양산업에 대한 홍보 강화 차원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카페리선 승선체험 협약서를 체결했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천에 거점을 둔 전 회원사가 행사를 진행했으며 올해에도 학생들의 학업 일정을 고려해 체험 행사를 가졌다. 참여했던 학생과 지역사회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평택시와 군산시로도 확대하고자 한다.

Q. 한중카페리시장의 내년 전망을 어떻게 보나?

내년에도 한중카페리시장은 세계 및 한중 양국의 경제성장과 해운시장의 수급상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복 과잉이 지속되는 데다 불안정한 국제유가와 환율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일 중요한 건 유가가 떨어져야 한다.

또 하나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체의 활성화다. (중국내) 인건비가 오르면서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 (기업들이) 옮겨가면서 공산품 무역이 크게 안 늘어날 걸로 본다. 또 (중국에 진출한 한국) 임가공 업체들이 예전엔 한국에서 원부자재를 많이 수입했는데, 지금은 중국에서 부품을 자체 조달하는 식이어서 물동량이 줄고 있다. 다만 농산물 수입량은 많이 늘어날 걸로 본다. 하지만 인민폐(위안화) 환율이 많이 올라 수입업자 입장에선 수입단가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더블펀치라고 할까? 그래서 운임도 인하압력을 받을 것 같다.

인천 신국제여객선터미널에 갠트리크레인 설치 절실

Q. 진인해운의 중단기 사업계획은?

진인해운이 내년에 10돌을 맞이한다. 그동안에 화물 영업이나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 (직원들이) 일당백은 아니지만 일당 2~3명분은 하고 있다. 우리 직원이 16명밖에 안 된다. 타사의 절반도 안 되는 규모지만 만 10년이 되는 해부터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수익성을 강화하도록 하겠다.

2017년엔 인천의 신 국제여객부두로 카페리선사가 이전하게 된다. LO-LO(갠트리크레인으로 화물을 수직 하역하는 방식)식 배를 선박의 작업 능률을 높일 수 있는 RO-RO(화물을 실은 차량이 직접 배에 올라 하역하는 방식) 배로 바꾸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선령 (20년 제한) 문제가 빨리 풀려야 배를 쉽게 도입할 수 있다. 아니면 고가의 배를 사야해 어려움이 많다. 또 무역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신선화물 수송) 선박은 이미 갖추고 있기에 농산물 수입쪽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하려고 한다. 다방면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계획을 생각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정부당국이나 업계에 한 말씀 바란다.

정부에서는 한중카페리항로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경제 및 해운시장의 여건을 고려해 한중항로의 수급상황이 적절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중국정부와 협력을 강화해 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 또 한중카페리 선박은 연간 200회~300회 빈번하게 입출항해 선장이 직접 조선(操船)해도 안전운항에 지장이 없는 점을 고려해 강제도선이 면제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 주시기 바란다.

IPA(인천항만공사)측에 부탁하고 싶은 건 신국제여객터미널에 갠트리크레인을 설치해 한중카페리항로에 운항 중인 LOLO형 선박의 하역능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4척의 LOLO선박이 신항으로 옮겨가게 되면 하역에 큰 애로가 있을 걸로 본다. 갠트리크레인이 설치될 수 있도록 IPA와 협의하고 있지만 건설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 정부와 IPA가 잘 협의해서 해결해주길 바란다. IPA 사장과 만나서 다시 건의하려고 한다.(편집자 주 : 진인해운을 비롯해 한중훼리 범영해운 연운항훼리 등이 LOLO형 카페리선을 운항 중이다.)

배 선령(20년) 제한 완화도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 현재 중국 쪽에 관련 연구용역을 맡기려고 협의 중이다. 인명의 안전확보에 더 중요한 크루즈선도 40년 넘은 선박이 운항 중인데, 근거리를 운항하는 한중카페리선의 선령을 20년 미만으로 제한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한중해운회담에서 선령을 제한해 20년 이하는 배 값이 굉장히 비싸다. 최근 양국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일부 전향적으로 수용해 카페리선의 입거 수리기간 중에 임시 투입하는 카페리선은 선령 20년 이상을 허용했으며 카페리선이 없을 경우에는 컨테이너선도 대체선으로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 이경희 취재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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