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29 13:46

선박 위성조난신호 10건 중 9건 오발신

위성조난신호기 접수 실제 조난은 5% 불과

선박이 조난당했을 때 자동으로 신호를 보내도록 하는 위성조난신호기의 오작동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새누리당 이운룡 국회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위성조난신호기 조난접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올해 9월까지 위성조난신호기(EPIRB) 조난접수 825건 중 94.8%인 782건이 오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간 발생한 해상 조난사고는 4000여건으로 사망자는 218명(157척), 구조된 사람은 2만7000여명에 이른다.

위성조난신호기(EPIRB)는 선박이 조난됐을 때 수심 4m이내 에서 수압에 의해 박스가 열리고 신호를 위성으로 전송해 신호를 수신한 위성이 선박의 위치를 해경에 알려 구조에 나설 수 있게 하는 장비로, 1995년에 첫 도입됐다.

선박안전법과 어선법에 따르면 사고로 인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조건 이상의 선박의 경우 해상조난 및 안전제도 시행에 필요한 무선설비(위성조난신호기)를 갖추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올해 기준 4026척의 선박에 위성조난신호기가 설치돼 운용중이다. 그러나 2011년부터 올해까지 위성 조난신호기의 실제 작동여부를 확인해본 결과 매년 94.8%가 오작동에 의한 발신이었으며 올해는 95.8%가 오작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조난은 43건으로 5.2%에 불과했다.

더욱이 오발신 접수를 원인별로 분류해보면 ‘원인미상’인 경우가 절반(49.2%)을 차지해 문제를 개선 할 방안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높은 오발신 비율로 인해 조난신호를 수신하고 구조를 담당하는 해경의 행정력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3년간 접수된 오발신(782건)중 통신으로 사고 여부의 판단이 불가능해 실제 경비함정이 현장으로 출동한 경우가 10%(78건)에 이른다. 올해 오발신으로 인한 출동(24건) 피해액을 추정한 결과 유류비만으로도 5500만원의 세금이 낭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추정이 어려운 인력·행정력 낭비까지 포함한다면 피해규모는 더욱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조난신호기는 국제협약에 의해 사용되는 장비로, 전 세계 선박들의 마지막 생명줄역할을 해야 함에도, 높은 오발신으로 구조 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여년 가까이 운영된 장비임에도 전 세계적으로도 오발신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코스파스사샛(COSPAS-SARSAT, 국제수색구조위성체계)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위성조난신호기의 전세계 평균 오작동율은 96%에 이른다.

이운룡 의원은 “관계 기관과의 합동 점검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오발신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며 “기존의 문제점을 개선해 새롭게 개발된 차세대 중궤도 위성시스템(MEOSAR) 도입을 위한 제반 여건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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