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해운시장도 대형선사들의 침체 속에 중견선사들의 도약이 두드러졌다. 국내 3대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STX팬오션이 나란히 적자기조를 이어갔으며, 대한해운 법정관리 이후 4위 선사로 뛰어 오른 SK해운도 올해 적자로 전환하는 우울한 성적표를 내놨다.
반면 장금상선 폴라리스쉬핑 흥아해운 등은 지난해에 이어 흑자경영에 성공했다. 법정관리로 회사 규모가 크게 축소된 대한해운도 올해 영업 흑자를 달성,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석유화학제품운송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한 KSS해운도 매출액은 크지 않지만 이익률에선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대형선사 모두 ‘적자수렁’
금융감독원에 2013년 상반기 경영실적(개별재무제표 기준)을 보고한 선사들 11곳 중 상반기에 영업흑자를 낸 곳은 6곳에 불과했다. 절반에 가까운 선사들이 올 한 해도 적자의 터널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셈이다.
한진해운은 상반기에 매출액은 소폭 늘어난 4조9513억원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선 각각 -1447억원 -1422억원의 적자를 내는 부진을 보였다. 2분기에도 컨테이너선 시장 운임 급락으로 영업손실 753억원 순손실 922억원로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현대상선과 STX팬오션은 나란히 매출액 감소와 적자경영을 맛봤다. 상반기 매출액은 각각 3조5192억원 1조9418억원으로 8.5% 18.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각각 1986억원 1317억원이었다. 작년에 비해 그 폭을 다소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런 적자 수준이다. 다만 현대상선은 2분기에 순이익에서 317억원의 흑자를 거둔 건 고무적이다.
자산 처분과 환율 상승 등 영업외적인 요인에 의해 거둔 성과이긴 하지만 무려 10분기만의 흑자전환이란 점에서 회사 분위기를 북돋우는 데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게다가 올해 들어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장기수송권을 잇따라 따내면서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SK해운은 매출액 감소와 함께 영업손실 233억원 순손실 657억원을 거둬 지난해 대비 적자전환했다. 주력사업인 유조선과 벌크선 시장의 동반 부진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매출액은 703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3% 감소했다.
2분기엔 매출액 성장, 영업이익 흑자를 냈으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다. SK해운은 2년 전 설립한 선박관리자회사 SK에스엠을 합병하기로 하는 등 비용절감 드라이브를 가동했다.
리먼사태 이후 해운시장의 핫아이콘으로 떠오른 장금상선과 폴라리스쉬핑은 올해에도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성장’이란 측면에선 폴라리스쉬핑이 장금상선을 압도하는 분위기다. 장금상선은 상반기에 매출액과 이익 모두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폴라리스쉬핑은 고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매출액은 30%를 넘는 급신장세를 보이며 흥아해운을 제쳤다. 영업이익은 55% 성장했으며, 순이익은 2배나 뛰어올랐다.
대한해운·KSS해운 ‘실속경영’
근해 정기선사인 흥아해운도 흑자 경영 선사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이긴 했으나 100억원대를 유지하는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은 2.2% 성장한 3523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해운은 법정관리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비록 매출액은 용선 반선과 사선 정리 여파로 두 자릿수로 뒷걸음질 쳤지만 3분기 연속 흑자 성적표를 내놨다. 특히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경쟁선사들 중 가장 높은 20%를 기록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벌크선사인 대우로지스틱스와 삼선로직스는 올해 순이익에서 나란히 손실을 냈다. 2분기 실적에서 두 선사 모두 영업이익을 달성한 게 위안거리다. 다만 대우로지스틱스는 뒷걸음질 친 반면 삼선로직스는 흑자전환한 게 다르다.
초대형가스선(VLGC) 도입 등 케미컬운송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는 KSS해운은 상반기에 높은 영업이익률과 함께 흑자성적표를 썼다.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순이익은 두 배 성장했다.
영업흑자를 일군 선사 중 폴라리스쉬핑(15.8%) 대한해운(20%) KSS해운(13.9%) 3곳은 10%를 넘는 영업이익률로 짭짤한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금상선은 지난해 13.1%에서 올해 4.7%로 영업이익률이 크게 하락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