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이 현실화되고 있는 해운물류 현장에 인공지능(AI)이 가져다 줄 효과가 클 거란 주장이 잇따라 나왔다.
지난 9월25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세계해양포럼 해운항만 세션에서 좌장을 맡은 고려대 김인현 교수와 4명의 연사, 3명의 토론자는 AI를 중심으로 한 논의를 활발히 이어갔다.
김인현 교수는 인사말에서 “AI 활용으로 2시간이 걸리던 영어 번역 작업을 단 1분 만에 마친다. 2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저는 그 2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AI는 우리의 생활을 바꾸고 있고 앞으로 모든 산업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 상현준 팀장은 ‘AI를 통한 물류산업 혁신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최저 임금이 상승하고 인력난이 극심해지면서 디지털화가 긴요하다고 말했다.
상 팀장은 “물류센터에선 디지털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로봇과 다양한 용도에 자율운송로봇(AGV)이 투입되고 데이터를 모아서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디지털화는 택배 물량을 예측해 트럭과 택배 기사를 배치하며, 주문특성 별 예측이 가능하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항만물류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디지털 트윈’의 강점도 소개됐다.
디지털 트윈은 3D 기술 등을 활용해 현실 세계를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기술로, 육·해상 전 구간에서 확보한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와 분석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항만물류 흐름을 도출해 낼 수 있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 선박교통관제(VTS)에 AI가 적용되고 있고,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박경철 실장은 “부산항은 향후 디지털 트윈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자율운항선박이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은 인력 대체가 아닌 선원의 업무를 도와주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HMM오션서비스 김규봉 대표는 “디지털화에는 어려움도 많다. 수집된 정보를 읽을 능력의 부족, 증가하는 비용, 사이버 리스크 등을 해결해야 한다”며 “자율운항선박은 선원을 대체하는 것에 목표를 둘 것이 아니라 선원을 도와주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참석자들은 AI가 해운항만물류산업에 미칠 긍정적 영향을 기대했다.
중앙대 우수한 교수는 ”AI는 선원의 의사결정, 영상을 이용한 안전 확보에 크게 활용될 것이다. 선원은 선박에서 의료가 필요한데 앞으로 원격제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현 교수는 “인구절벽의 문제를 고려했을 때 AI 활용은 더욱 활성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 오늘 자리에서 그 활용도가 상당함을 확인했다. 각 해운항만분야에서 협력하고 정부의 지도와 관리하에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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