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차 농축수산물을 포함한 식품 소비에 있어 ‘식품안전성’이 중요하
게 인식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식품 이력추적’도 식품안전성을 실현하는 수단으
로 지난 2002년 이후 EU(유럽연합)를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은 적극적으로 ‘이력추적
제(Traceability)’를 도입하여 식품에 한정된 이력추적관리가 사회적인 인프라가 돼
가고 있다.
‘이력추적’이란 사전적으로 기록, 흔적을 의미하는 ‘trace’와 기능 및
능력을 의미하는 ‘ability’가 합성된 의미로 ‘이력추적을 가능하게 하는 것’ 또
는 ‘추적 가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식품이력추적을 ‘식
품영역에서 생산, 처리가공, 판매를 포함한 푸드 체인(food chain) 상의 각 단계에
서 식품과 정보를 추적하고 소급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했다. 이러한 일본 농림수
산성의 정의는 BSE(우해면상뇌증)나 O157 : H7과 같은 식품위생사고로부터 소비자의
식품 소비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하고 안심하여 소비할 수 있는 식품안전망을 구축하
기 위한 것이다.
현재 우리 수산업은 무분별한 수입 수산물의 유입과 양식수산물의 항생제
위해 논란, 그리고 양식 어패류 위생안전사고 발생 등으로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우리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시
키기 위해 수산물 이력정보를 기록, 관리한 후 투명하게 공개하는 ‘수산물이력추적
시범사업’을 2005년에 도입, 시행하고 있다.
2005년에 추진된 1차 시범사업은 양식수산물 3개 품목(김, 넙치, 굴)에 대
해 시행되었고, 2차 시범사업에서는 기존 3개 품목 이외에 양식수산물 5개 품목(미
역, 조피볼락, 바지락, 송어, 뱀장어)과 조업어류 2개 품목(참조기, 멸치)으로 확대
됐다. 또 소비자가 쉽게 이력추적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수산물이력추적 상품판
매 매장을 1차 연도 2개 유통업체 7개 매장에서 2차 연도에는 5개 유통업체 10개 판
매장(온라인 판매 포함)으로 확대했다. 그리고 소비자가 수산물이력상품의 이력정보
를 간편하게 볼 수 있도록 1차 연도의 13개 식별번호 체계를 2차 연도에는 바코드 체
계로 바꿔서 직접 13자리 숫자를 입력하지 않고 바코드 조회기를 통해 이력정보를 확
인하도록 했다.
2차연도에는 바코드 체계로 바꿔
이러한 시범사업 확대가 사업 활성화 및 정착을 위해서는 필요하나 소비자
가 수산물이력추적 사업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
제이다. 따라서 2차 수산물이력추적 시범사업 운영기간 동안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산
물이력추적 상품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하여 향후 소비확대를 위한 발전방향을 모색
할 필요가 있었다.
조사대상은 2007년 5월 3일부터 9일까지 1주일간 수산물이력추적 2차 시범
사업에 참가한 4개 대형 유통업체 9개 점포의 수산물 매장에서 수산물이력추적제 상
품을 구매한 고객 506명을 조사 대상으로 했다. 조사내용 및 분석방법은, 수산물이력
추적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구매만족도를 조사하기 위해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인 특성, 수산물이력추적제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 이력추적 수산물 상품 구입과 이
력정보 확인, 수산물이력추적 상품 구입 만족도 등의 내용으로 설문지를 구성했다.
조사 자료의 통계 처리는 SPSS-PC Package Program을 이용하여 빈도분석을 하였고,
문항에 따라 교차분석과 χ2 테스트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대상자의 82.4%(417명)가 여성이며, 연령대별로는 30대가 162명으
로 전체 조사 대상자 중 32.0%를 차지하였고, 그 다음으로 40대(28.5%), 50대
(19.8%) 순이었다. 직업별로는 주부가 297명으로 전체 조사대상자의 58.7%를 차지하
였으며, 그 다음으로 직장인이 152명(30.0%), 학생 29명(5.7%) 순이었다.
전체 응답자 506명 중 44.3%인 224명이 수산물이력추적제를 알고 있다고 응
답하였으며, 나머지 274명(54.2%)은 모르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아직까지 조사
대상 가운데 절반 이상의 응답자들이 수산물이력추적제를 잘 알지 못하고 있음을 나
타내는 것이다. 산물이력추적제 인지도는 연령대별로 통계적으로 유의적인 결과를 보
였는데, 수산물이력추적제를 알고 있는 응답자 중 30대 연령층의 비율이 37.9%로 다
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2005년부터 시행된 수산물이력추적제 시
범사업이 아직까지 소비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후 사업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 생산과 관련된 정부 지원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에 대
한 사업 홍보와 교육지원정책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수산물이력추적제를 알고 있는 응답자 224명을 대상으로 알게 된 경로를
조사한 결과, 유통업체 매장 내 홍보물이 49.6%, 방송 및 신문 등 언론매체가
32.6%, 유통업체 전단지 7.1%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구매하
는 점포 내 홍보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향후 수산물이력추
적제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유통업체 홍보지원과 방송 및 신문 등 언론매체의 활
용을 통한 홍보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산물이력추적제 상품을 구입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중 47.0%
인 238명이 정부가 인정하기 때문에 안심되어서 구입한다고 답하였다. 이밖에 호기심
(9.9%), 광고를 통해 알게 되어서(9.1%) 순으로 응답했다.
2차연도 시범사업에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수산물이력추적제 명칭과 로고
가 부착된 표시 라벨에 대한 유용성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72.5%인 367명이 수산
물이력추적제 상품을 구매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여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
을 알리는 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력정보의 확인 유무와 관련해서는 전체 응
답자 중 45.7%인 231명이 매장에서 직접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의 이력정보를 확인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83.1%인 192명이 매장 내 키오스크나 바코드 리더기를
통해 이력번호를 확인하여 상품정보를 확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소비자
가 쉽게 수산물이력추적 상품의 이력정보를 조회하도록 수산물이력추적제 2차 시범사
업에서 도입한 정보시스템 기반의 바코드 체계가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향
후 수산물이력추적 상품의 구매 촉진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현재의 정보전달 매체(바
코드) 보다 더쉽게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매체나 관련 정
보기술의 도입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통과 정상 상품관리 더욱 주의해야
한편 매장에서 이력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을 구매한
응답자는 242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47.8%를 차지하였다. 이들을 대상으로 매장에서
이력정보를 확인하지 않은 이유를 조사한 결과, 151명이 이력추적제 상품 표시만으
로 상품을 믿을 수 있기 때문에 이력정보를 확인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응답하였
다.
이같은 응답은 소비자 입장에서 ‘이력추적제 상품 표시 수산물 = 정부 인
증 안전 수산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시범사업을 운영하는
기간 동안 품목별 생산, 가공, 유통과정상에서 상품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81명이 정보 확인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하여 아직까
지 소비자가 이력정보 확인매체에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직 도입
초기라서 매장 내 안내요원의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소비자가 이용방법
을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력추적 수산물에 대한 만족도는,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을 구매한 응답자
(506명) 중 상품 구매 후 만족도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중 84.0%인 425명이 만족한
다고 대답하였고, 23명만이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수산물이력추적 상품에 만족하
는 응답자(425명)에 대해 상품가격, 상품 신뢰성, 상품품질 및 상품가격, 상품포장
디자인 부분에 대한 우선순위를 조사한 결과, 240명이 1순위로 상품신뢰성에 만족한
다고 하였다. 그 다음으로 상품품질, 상품가격, 상품포장 디자인 순이었다.
이러한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향후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의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다음 몇가지 요인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먼저,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산물이력추적제에 대한 정확한 교육이 필요하다. 수산물이력추적상품을 구입한 응
답자의 대부분은 정부가 인정한 상품이기 때문에 구입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수산
물이력추적상품 = 정부가 인정한 안전수산물’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
다. 물론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이 정부에서 제시한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이나 식품위생법상 가공 및 보관기준에 의해 생산·유통되지만, 식품위생 사고
가 발생했을 경우 소비자는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에 대한 불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
다. 따라서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이 일반 상품에 비해 식품위생상 안전한 상품이지
만, 식품위생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발생원인 규명이나 대처가 투명하고 신속하
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여 교육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다양한 방법을 통
해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 홍보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전체 응
답자의 절반 정도가 수산물이력추적제를 알지 못했고, 알았다고 답한 사람들의 절반
가량은 유통업체 매장 내 홍보물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는 수산물이력추
적제 시범사업이 2005년부터 진행되고 있지만 홍보가 미흡하여 소비자가 잘 인지하
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향후 이력추적제상품의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쉽게 접하는 매체를 통해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을 소개하고 홍보해야 할
것이다. 이에 효과적인 홍보수단으로 TV와 버스·지하철 등 대중 교통수단을 들 수
있다. 최근 공중파 TV에서 우리 농수산물을 소개하고 소비를 촉진시키는 방송 프로그
램이 자주 방영되고 있다. 정부가 이들 프로그램 제작에 협조 또는 지원하여 수산물
이력추적제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상품도 홍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지하
철, 버스 등 교통수단을 통한 홍보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최근 충청남
도 등 지자체들이 자기 지역 특산물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 매체를 활용하는 사
례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교통수단의 상품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셋째, 소
비자들이 쉽게 이력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전달 매체 활용방법에 대해 지속적으
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매장 내 바코드 리더기나 키오스크를 통해 상품이력정보
를 확인했다고 하였다. 이는 수산물이력추적 2차 시범사업에서 도입된 바코드 체계
가 소비자에게 수산물이력추적제 상품의 이력정보를 쉽게 보여 주어서 상품구매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이력정보를 확인하지 못
한 소비자들은 정보 확인 절차가 복잡하다고 지적하였는데, 이는 향후 수산물이력추
적제의 이력정보 제공방식을 계속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단기적으로는 소비자가 매장에서 이력정보를 확인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매장요원에 대한 시연교육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이고, 매장 내 이력정보 확인 절
차에 대한 홍보물을 설치하여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와 함께 현재 바코드의 코드 가득률을 높일 수 있는 장비 보급도 선행되어야 할 것이
다. 또 중장기적으로 RFID 등 전자식별 매체를 활용한 이력정보 확인방법도 검토해
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 RFID Tag의 단가가 높고, 또 1차 산업에서의 활용에 대한 연
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급속도로 발전하는 정보통신 기술의 추세로 볼
때 이 매체의 도입, 보급 확산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이 전자
식별 매체의 구체적인 기술적, 경제적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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