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교육 세계화 향한 국제협력에 심혈기울일 터
국내 최초 ‘해양플랜트운영학과’ 개설
올해로 개교 65주년을 맞은 우리나라의 독보적 해운, 해양관련 특성화 종합대학인 한국해양대학교는 한국 해양강국의 밑거름인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는 요람이다. 특히 21세기 신해양시대의 요구에 발 맞춰 해양과 관련한 차별화된 연구와 교육을 펼쳐나가는 한국해양대학교의 오거돈 총장을 만나 비전과 청사진을 들어보았다.
Question. 한국해양대학교는 우리나라가 해운강국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된 해운인재 양성의 요람입니다. 한국해양대가 걸어 온 발자취는 곧 우리 해운사와 같이하고 있다고 보는데요.
“한국해양대학교는 지난 1945년 11월 5일 진해에서 개교한 이래 어느덧 65주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90년 전 우리나라 유일의 해원양성고등교육기관(1919년 : 한국해양대의 모태인 진해고등해원양성소 설립)으로 출발한 우리 대학은 광복 이후 최초로 세워진 국립대학입니다. 불과 수십 명의 입학정원과 겨우 2개 학과(항해학과 / 기관학과)만으로 시작했던 대학이 이제는 1,400여 명의 입학정원과 4개 단과대학, 그리고 대학원까지 거느리는 명실상부한 국내 유일의 해양특성화 종합대학교로 변모했으니 이는 매우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동안 한국해양대는 해기사 양성기관으로서 그 소임을 다해 온 까닭에 선박의 안전 운항을 책임지는 해기사로서는 물론 해운기업의 경영인으로서 우리나라의 해운발전과 경제발전을 위해 매진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우수한 기량이 해외 여러 나라에 널리 알려짐으로써 해외에 진출한 동문들이 귀중한 외화를 벌어들여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한 바도 매우 컸습니다.”
Question. 한국해양대는 항해학과를 중심으로 한 해사대학을 비롯, 종합대학교로서의 위상을 더욱 굳혀가고 있습니다. 향후 한국해양대 발전 청사진을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에게 바다는 땅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한 한국해양대는 특정 지역의 대학이 아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양특성화 종합대학으로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개 해양에 관한 교육은 일반대학에서 각각 단편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한국해양대는 캠퍼스 전체가 해양교육ㆍ연구 기관으로 특화돼 있습니다.
한국해양대는 ‘국내 유일의 해양특성화 종합대학’입니다. 대학교 전체가 해양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해양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할 수 있습니다. 저는 총장으로서 해양과 관련된 연구 개발과 인력양성사업에 우리 대학이 가장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우리 대학의 각종 인력양성사업, 가령 해양플랜트인력양성사업, 자원개발특성화사업, 중소기업직업훈련양성센터, 글로벌무역전문가인력양성사업, 항만물류전문인력양성사업, 해양에너지전문인력양성사업 등 국가로부터 연구비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굉장히 많은 국책 사업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불과 2년7개월여 만에 약 1,300억원에 가까운 엄청난 연구자금이 우리 대학에 투입되고 있다는 것은 바로 우리 대학이 해양 관련 연구개발사업과 인력양성사업의 가장 중심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대학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 모든 역량을 동원할 작정입니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최초로 북극해항로연구센터를 설립하여 북극해항로의 개통에 누구보다 빠르게 대응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도 한 예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한국 해운의 경쟁력 확보와 경쟁항만 간 부산항의 비교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대학 차원에서 다각적인 연구와 지원을 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우리 대학은 현재 보유한 모든 역량을 활용해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을 위해 힘쓰는 대학으로 평가받고자 합니다. 한 예로 우리 대학이 2012년 여수엑스포 유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추진단을 결성,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은 이 행사가 남해안시대의 개막을 알림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단순한 지방대학에서 벗어나 세계무대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양특성화 대학으로 발돋움하고자 해사교육의 세계화를 향한 국제협력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입니다.
이에 대해선 제가 의장을 맡고 있는 전 세계 28개국 53개 회원 대학교로 구성된 국제해양대학교연합(IAMU)과 우리 대학이 주관하는 아시아지역 해기사 양성 19개 대학 연합체인 아시아해양수산대학연합(AMFUF) 등을 통해 유기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아무쪼록 21세기 신해양시대의 요구에 발 맞춰 꾸준히 해양과 관련한 차별화된 연구와 정책을 펼쳐나가는 한국해양대학교를 지켜봐주십시오.”
Question. 우리 해운업계 발전을 위한 해운물류 관련 학과의 신설이나 확충 계획은...
“한국해양대학교는 이미 지난해 말 국내 대학 중 최초로 북극해항로연구센터를 개설, 최근 급속히 진행중인 북극해 항로의 개척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내년에 선박금융관련 학과 개설을 준비중입니다.
특히 국내에서 최초로 ‘해양플랜트운영학과’를 개설해 내년에 첫 신입생(정원 35명)을 모집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가 해양플랜트의 설계 및 건조 인력양성을 위한 시스템은 갖추고 있지만 핵심기술 확보와 취업을 위한 운항 및 관리 인력양성만을 목적으로 단독 학과를 개설하는 것은 한국해양대가 처음입니다. 현재 해양플랜트 운용분야가 유럽 중심에서 아시아 국가로 이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운용·시추·생산·저장·설치 등의 직무교육을 통한 해양플랜트 핵심기술 확보는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한국해양대는 해양특성화 산업의 거점대학답게 이미 해양공학과를 비롯한 다수 학과(부)에서 해저자원의 개발 등에 필요한 각종 해양구조물의 설계 및 관리에 관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9년 교과부의 광역경제권선도산업인 해양플랜트인재양성센터(GLOPEC)의 지원으로 최첨단 강의실과 실험ㆍ실습실을 구축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각종 인프라와 전문가 집단이 잘 갖추어진 한국해양대는 ‘해양플랜트운영학과’를 통해 향후 인력수요가 급증하게 될 해양플랜트 운영 및 관리 분야 인력양성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래의 새로운 인력수요 분야에 적극 참여하고 우수인재를 안정적으로 유치함으로써 정부기관 및 타 대학 등에 인력양성의 모범적인 사례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원천기술의 대부분을 외국에 의존하는 관련 산업 분야의 국산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해양플랜트 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청년실업 해소와 국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됩니다.”
Question. 일부 해운인들은 한국해양대의 종합대학화에 비판적인 입장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총장님의 견해는...
“그동안 한국해양대는 3만명이 넘는 고급 해양인력을 양성하며 한국의 해양경쟁력을 세계 선두권에 올려놓는데 이바지해왔습니다. 이제는 해기사 양성대학이라는 과거의 좁은 범위에서 벗어나 해양에너지, 해양광물 및 식량자원, 해양바이오, 해양공간, 해양관광 및 해양레포츠, 해사법률과 국제무역통상 및 행정 등 해양과 관련한 모든 분야가 한국해양대인의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갈수록 세계화, 전문화, 세분화되는 무한 경쟁 시대 상황 속에서 한국해양대인은 자신만의 특성화된 기술과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양관련 전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정부의 ‘해양과학기술 개발’ 및 ‘국토균형발전’ 계획 추진에 맞춰 한국해양대 제 2캠퍼스 인근 부지가 동삼혁신지구로 지정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해양연구원과 한국수산개발원, 국립해양조사원,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 해양수산연수원, 국립해양박물관, 조선기자재연구원, 해양환경연구센터, 부산해양경찰서, 해사고등학교 등 교육·연구기관의 입주로 세계적인 해양수산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해졌고 대학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해양대학교는 타 대학과의 뚜렷한 차별성과 경쟁력으로 21세기 신해양시대의 블루오션을 대비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해양강국을 리드하는 선도대학 실현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입니다.”
Question. 총장님께서는 해양수산부장관을 역임하셨기에 현 정부 들어 해양수산부가 해체된 데에 상당히 아쉬움을 갖고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차기정부에서 해양수산부의 부활을 위해선 한국해양대 총장을 비롯한 동문들의 역할이 매우 클 것으로 보는데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설 때 처음에는 국토해양부가 무리 없이 해양을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2년 반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국토해양부는 해양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는데다, 수산과 해양 분야는 그 특성상 일이 많이 겹치는데 현재 정부 체계상 소관부처가 농림수산식품부와 국토해양부로 나눠져 있어 실질적인 현안 해결이 힘들다고 봅니다.
대통령 업무보고에도 나타나듯 국토해양부는 세종시, 4대강 논의만 계속하고 있지 해양에 대해선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으로 볼 때 해양국가로 나가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는 만큼 해양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룰 부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외국에선 우리나라의 해양수산부를 벤치마킹해 해양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사례가 잇따랐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우리나라는 오히려 부서를 폐지하고 말았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대학은 국내 유일의 해양특성화 종합대학으로서 학교 차원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나름대로 해양수산부 부활 또는 해양부 신설 등 ‘통합적 해양행정체계 복원’을 위한 연구작업을 수행 중입니다.”
Question. 한국해양대가 세계적인 해사전문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정부나 해운업계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해 총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한국해양대는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해사교육분야의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첫 발판으로 동남아지역 해운인력 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캄보디아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순방하며 현지 정부 당국자와 동남아지역에 해외캠퍼스(분교) 설치를 위한 전 단계로서 ‘해운인력 양성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실질적인 상호 협력방안에 합의한 것이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국내 대학 중 사상 최초로 말레이시아 최고의 사립대학인 경영과학대학(MSU)과 ‘2+2 트위닝 프로그램 시행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해외 캠퍼스(분교) 설립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번 MSU와의 협약 체결에 따라 한국해양대는 우선 말레이시아 현지 해기사 훈련 교육 법인인 MTE (Maritime Training Education)를 통해 대학의 국제경쟁력 강화, 글로벌 인재 양성, 해외 홍보, 외국인 학생 유치 등의 업무를 추진하게 됩니다. 이어 내년 3월부터 MSU에서 항해학과와 기관학과 학생 100명을 모집하고 2년간 교육을 수료하게 한 뒤 이들을 한국해양대의 3학년에 편입시킴으로써 남은 2년 동안 승선실습을 포함한 교과 과정을 국내학생과 마찬가지로 이수하게 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해양대는 현지에 항해와 기관학과 교수를 1명씩 파견하고 방학 기간에는 학과별로 교수 2명을 파견키로 했다. 트위닝 프로그램을 수료한 MSU 편입생들에게는 한국해양대의 학위와 해기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한국해양대는 앞으로 동남아지역의 필리핀과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몽골 등에도 해외 캠퍼스를 확대하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해사교육분야에서 가히 세계적 수준을 보유한 한국해양대의 위상을 펼쳐나가려 합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기존의 교육정책만을 고수하며 대학의 노력을 꺾지 말고 최대한의 지원과 배려를 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해운업계 역시 우리 대학의 해외 진출이 곧 우리나라 해운업계의 발전을 더욱 촉진한다는 점에서 많은 성원과 애정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Question. 끝으로 해운물류 관련 당국이나 업계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국해양대학교가 갖춘 훌륭한 교육 환경 여건은 교과부의 교육역량강화사업 등 여러 성과지표들에서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서 충분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국 4년제 국공립대학 가운데 2년 연속 교육성과지수 1위’, ‘재학생 1인당 지원금 1위’를 각각 차지했다. 특히 취업률의 경우 건강보험 DB를 활용한 결과에서 69.8%로 ‘전국 국ㆍ공립대 중 취업률 1위(산업대학 제외)’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한국해양대는 등록금과 기숙사비가 저렴하고 장학금 지급률이 높은 대학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해양대는 R&D 역량강화 부문에서도 대학 차원의 총력 수주활동을 전개한 끝에 글로벌 선도 해양플랜트 인재양성센터사업, 인문한국(HK)지원사업, 중소기업직업훈련컨소시엄사업, 해양에너지전문인력양성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을 잇따라 수주하였습니다. 국내 해양과 관련된 R&D 국책사업 및 산학협력사업의 상당수를 수주한 결과 지난해에는 사업 지원비 총 1,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는 대학의 지난 10년간 국책사업 수주액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며, 해양특성화 종합대학이라는 뚜렷한 방향 설정으로 대학 사회의 환경과 정책의 변화에 발전적으로 대응한 결과라 할 수 있으며 한국해양대 교수진의 연구역량을 여실히 나타내는 지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국해양대의 위상 제고는 곧 우리나라 해운업계의 발전이고,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해양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21세기 신해양시대를 리드하는 한국해양대의 미래에 투자할 것을 강력히 권유합니다. 감사합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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