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1 11:33

중국·대만 ECFA 체결…대만 경제적 효과↑

국내기업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
6월29일 충칭에서 열린 제5차 양안회담에서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장빙쿤 이사장과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천윈린 회장이 ECFA(경제협력기본협정)와 지식재산권 보호협력 협정에 조인했다.

이번 협정 체결로 중국과 대만은 총 806개의 조기 수확 품목에 대해 관세 인하 ·무관세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게 됐다.

상품무역에서 중국은 대만에서 수출하는 석유화학, 기계류, 자동차부품, 섬유제품 등 539개 품목에 대해 108개 품목은 ECFA 발효 직후 무관세 혜택을, 나머지 품목은 2년 동안 3단계를 거쳐 무관세를 시행한다. 지난해 대만의 이들 품목에 대한 대중국 수출액은 약 138억4천만달러, 대중총수출액의 16.1%를 차지했다.

대만은 중국의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기계류 등 267개의 품목에 대해 같은 조건으로 관세 인하 ·무관세 조치를 취한다. 중국의 이들 품목의 대만 수출액은 약 28억6천만달러로 대만으로 가는 총수출액의 10.5%를 차지했
다. 결국 대만이 중국에 비해 품목수에서 2배의 유리한 효과를 보게됐다.

서비스무역에서는 중국은 병원·보험·은행·증권·연구개발 등 11개 업종을 대만에 개방하며, 대만은 연구개발, 전시·설계·스포츠·서비스 등 9개 항만에 대해 중국에 개방한다.

마잉주 총통 취임후 양안 관계 개선

2008년 3월 대만에서 중국과 관계개선을 통해 경제회복을 주장한 국민당의 마잉주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양안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됐다. 양안은 과거 협상창구 역할을 해오던 중국의 해협회와 대만의 해기회를 통해 경제협력 및 ECFA를 추진했다.

제1차 양안회담에서는 양안간 전세기 운항과 대만관광개방을 합의하고 환전을 허용하는 소위 신삼통(新三通)을 시행했다. 제2차 양안회담에서는 항공, 해운, 우편, 식품안전 협력을 전면화하는 4개 협의서에 서명해 양안간 삼통시대가 열렸으며, 제3차 양안회담에서는 항공 정기노선 확대 운행, 대만의 중국 자본 투자개방, 양안 금융분야 협력강화, 강력범죄 척결 및 사법 협력을 이뤘다. 제4차 양안회담에서는 ECFA의 공식 협상을 조석히 시행할 것을 합의했다.

대만은 대중투자 규제를 완화하고 중국의 대만 투자를 허용했다. 대만은 2008년 8월에「대중투자금액 상한 조정 및 심사 간소화 방안」을 발표해 대만투자금액 상한액을 자본금 규모와 상관없이 순자산의 60%로 일괄 상향 조정했다.

또한 2009년 4월 제3차 양안회담을 통해 대만 산업표준분류 기준으로 제조업 64개, 서비스업 117개, 공공건설 11개 등 총 192개 업종에 대해 중국자본의 투자를 일부 허용했다.

대만 ECFA 체결로 대중 수출 유리

중국은 ECFA으로 대만에 대한 정치,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양안통합 및 대중화경제권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갖고 있다.

대만은 경제활성화를 통한 정치적 안정과 기타국과의 FTA체결을 통한 국제적 고립 해소하려고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2009년 -1.9%까지 하락했으며, 중국내 수입시장에서 한국, 일본 등 경쟁국 대비 점유율이 하락했다.

대만은 중국과 ECFA 체결 후 미국, EU 및 아세안, 한국 등과 FTA를 추진해 수출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양안간 경제협정을 통해 역내 경제통합체계에서의 고립을 피하고 중국과 더 긴민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특히, 대만은 중·아세안 FTA 체결로 2010년부터 대부분의 품목이 무관세를 적용받게 돼 대중 수출에 불리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판단해 ECF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만 반대시위로 비준까지 기간 상당할 듯

ECFA으로 대만은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대만 중화경제연구원은 ECFA 체결로 대만의 GDP가 1.65%∼1.7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별로 석유화학(14.6%), 기계업(14.0∼14.3%), 방직업(15.7∼15.8%), 철강업(7.7∼7.9%) 등의 생산이 증가 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전기 및 전자제품(7.2%), 기타운수공구업(3.5∼3.6%), 목재제조업(4.0%) 등은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양안간 경제협력 강화로 중국내 대만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대만기업들은 주로 전자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중국의 수출을 선도하고 있으며 향후 서비스 산업으로 확대하는 등 중국내 대만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 양안간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경제통합이 가속화될 경우 대만의 기술력과 중국의 생산능력이 결합돼 양안경제권이 부각될 전망이다.

그러나 ECFA는 대만경제에 도움된다는 주장과 대만의 주권을 훼손하고 대기업만 이롭게 해 경제에 해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ECFA 비준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진통이 예상된다.

최근 대만 민진당이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대만 국민의 약 86%가 ECFA가 빈부격차를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 26일에는 약 10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ECFA 반대 시위가 시내 중심가 2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ECFA 체결, 우리기업엔 경쟁력 약화

중국과 대만의 ECFA 체결로 우리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클 것으로 보인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양안간 ECFA 협정 체결로 대만과 대중투자 및 교역특성이 유사한 한국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의 대중국 수출구조는 한국과 유사해 중국시장에서 대만의 경쟁력강화는 우리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HS 4단위 기준 한국과 대만이 중국에 수출한 상위 20개 품목중 14개 품목이 중복되며, 이들 한국 대중 수출의 약 60% 차지했다.

조기수확 품목인 석유화학, 기계, 방직, 자동차 부품 등의 영역에서 한국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도 예상된다.
국제무역연구원의 이봉걸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양안간 경제통합이 이루어지고 동남아 중화경제권이 형성될 경우,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도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ECFA 체결로 한·중 FTA의 적극적 추진과 동남아국가들과의 교류확대를 통한 입지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시장에서 대만과의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고 중국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한-중 FTA이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

이 연구원은 “향후 동남아시장은 세계 강대국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므로 동남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제교류 뿐만 아니라 인적교류를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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