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4 17:52

인터뷰/ 주성호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원장

사회적 약자위한 국선심판변론인제도 도입..관련법령 개정 마무리
과학적이고 선진화된 원인규명시스템 구축



Q.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취임과 함께 중점적으로 추진할 시책은?

“먼저 제가 부산지방해양항만청에서 사무관으로 해운항만업무를 시작한 이래 공직생활 26년만에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으로 부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를 해 준 해운항만 관련 업계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올해는 해양안전심판원이 개원한 지 48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동안 해양안전심판원은 ‘세계 제 1의 해양사고 조사·심판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양사고의 정확한 원인규명과 함께 해양안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하지만 해양사고 조사의 경우 국제적으로 통일된 사고조사절차를 제정하고 이를 강제화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여러 차례 논의끝에 새로운 ‘IMO 해양조사코드’를 마련한 바 있습니다.

새로운 조사코드가 금년 1월부터 발효됨에 따라 우리나라도 동 내용중 강제적 의무조항의 경우 국내법에 수용해야 하는 등 국제적인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정비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를 위해 금년에는 우선 해양사고관련자로서 심판변론인을 선임할 수 없는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해 정부의 예산으로 심판변론인을 지원하는 국선심판변론인제도의 도입과 ‘면허정지 징계’를 교육으로 대체하는 징계집행유예제 및 약식심판 등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관련법령의 개정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또 선박의 고속화, 첨단화 추세에 맞춰 보다 명확한 해양사고의 원인규명과 인적과실에 대한 체계적이고 선진화된 분석기법 마련을 위해 과학적이고 선진화된 원인규명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그동안 ‘항해기록장치(VDR) 분석능력 확대’와 ‘연안선박 항적 재연을 위한 선박위치추적(VMS) 시스템’을 활용해 원인을 규명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인적요인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절차 및 매뉴얼을 개발해 보다 근원적인 인간중심의 사고원인을 규명해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와함께 해양사고는 선박의 국적, 다국적 선원의 혼승, 사고발생해역의 국제성 등으로 여러 국가가 관련이 될 수 있으며 사고원인을 조사함에 있어 주변국가와의 협력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변국과의 국제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아시아 조사기관회의(MAIFA) 및 국제조사기관회의(MAIIF)에도 적극 참가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2011년 발효예정인 국제노동기구(ILO)의 해사노동협약(MLC 2006)의 국내수용에 대비한 국내규정 정비도 차질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Q. 중앙해심원의 역할이나 기능에 대한 해운업계나 국민들에 대한 홍보가 더욱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그동안 해양안전심판원이 일부 국민들에게 해양사고 관련 선원을 징계하는 경직된 기관으로만 비춰져 온 것도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안전심판원이 해양사고와 관련된 정확한 조사 및 분쟁해결 등 기본적인 역할은 충실히 수행해 온 반면 해양사고의 사전방지를 위한 안전교육 실시, 사전예보 등 보다 적극적인 노력은 다소 미흡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해양사고의 조사 및 원인규명 뿐만아니라 이를 통한 해양사고재발방지를 위한 각종 홍보활동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매월 발표하는 해양안전예보 및 해양특보 등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해운업계와 종사자들에게 효율적으로 전파될 수 있도록 하고 또한 관련업계 및 선원들을 대상으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맞춤형 교육 등도 적극 실시할 계획입니다.”


Q. 해양안전을 위한 선사 등 업계와의 협력체제 구축에 대한 구상은?

“해양안전의 확보를 위해선 사고에 대한 철저하고도 신속한 조사와 심판을 거쳐 그 결과를 토대로 도출한 안전확보 방안을 조속히 업계에 교육·홍보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의 추진을 위해 우리원에선 선사 등 관련업계 및 학계등과 함께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지식·정보 공유는 물론 해양안전을 위한 과제 발굴 및 공동해결을 위한 민·관·학 협의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Q. 세미나나 책자 발간 등을 통해 해양사고의 경각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보다 활성화하는 방안은?

“우리원에서는 해양사고의 경각심을 높이고 이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해양사고방지 세미나 개최 및 해양종사자인 해양계 대학생들의 모의심판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예인선 종사자, 어선원 등 사고 취약 선종의 종사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안전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업계 및 관련단체에 항법(航法) 및 사고취약요인을 유형별로 정리해 업계 및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UCC 강좌를 운영하고 있고 충돌예방 영상물을 제작·배포해 해양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토록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정보와 자료가 적기에 제공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Q.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생 모의해양안전심판경연대회’등은 해양안전의 대국민 홍보차원에서 좋은 아이디어라고 보는데요.

“해양수산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2006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모의 해양안전심판 경연대회는 해양사고방지 세미나 등과 더불어 해양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으며 매년 참가대학과 참가인원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해양안전조사 및 심판제도를 참가 대학생들 뿐아니라 일반국민들에게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모의해양안전심판 경연대회, 해양사고방지세미나 등을 더욱 더 활성화해 해양사고의 조사와 심판절차의 이해 확산 및 이를 통한 안전의식 제고에 노력하겠습니다.”


Q. 끝으로 해운업계에 바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지난 48년동안 우리 해양안전심판원은 세계 제 1의 해양사고 조사·심판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온 결과 오늘날 사고 원인규명 부분에서는 세계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게 됐습니다만 앞으로도 관련업계 및 학계등의 보다 많은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해양사고의 경우 과거에는 기계고장 등 하드웨어 요인에 의한 사고가 대부분이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선박의 구조 및 항해장비의 개선으로 최근 발생하는 해양사고의 경우 60~80%가 인적과실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적과실에 의한 사고를 줄이는 것이 해양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의 하나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인적요인에 의한 사고도 혼자만의 과실 뿐아니라 직무수행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환경이라든지 선박운용상의 규정이나 절차 등의 원인들이 결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해운업계에서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그동안의 공직생활 경험과 특히 부산 및 울산해양항만청장을 역임했던 현장경험을 살려 우리나라의 해양사고조사 기법을 발전시키고 아울러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심판재결을 보다 공정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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