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4 11:01

항로총결산/ 한중항로

수출·수입 희비 엇갈린 한해
레진 등에 업은 수출물동량 강세…수입은 약세기조 고착화


한중항로는 금융위기 이후 수출항로보다 수입항로에서 큰 타격을 맛봤다. 수출항로는 오히려 중국발 레진(석유화학제품) 수요에 힘입어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시작과 함께 한중 수출항로 물동량은 중국의 레진 수요가 살아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월부터 상하이나 닝보 등 남중국 지역으로 레진 수출물동량이 증가했다. 레진 물동량 성장은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내놓은 가전 샤샹(下鄕) 정책의 영향이 크다.

이 정책으로 중국 내수 가전제품소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원부자재인 레진 수요도 급증세를 띠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중 수출항로 물동량은 81만3950TEU를 기록, 1년 전의 79만3661TEU에 비해 2.6%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레진화물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닝보와 상하이행 물동량은 각각 7만6908TEU, 21만6500TEU를 기록, 11.6%, 7%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칭다오행 물동량도 13만4658TEU로, 4.6% 성장했다. 반면 옌타이나 다롄행 물동량은 각각 21.3%, 17% 감소한 3만735TEU, 5만7557TEU에 머물렀다. 수입항로 물동량은 30% 감소한 92만1229TEU로 집계 됐다.

수출항로에선 물동량 호조로 운임도 상승일로였다. 부산항 기점 수출운임은 TEU당 50달러대까지 상승했으며, 석유화학수출단지가 들어서 있는 광양항과 울산항 기점 운임은 TEU당 120~140달러선까지 올라섰다.

수입항로 운임은 상반기동안 물동량 약세로 제로운임에서 마이너스 수준까지 곤두박질쳐 선사들을 불안하게 했다. 상황이 이렇자 중국 정부는 운임신고제를 도입해 지나친 운임덤핑을 제도적으로 규제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정부는 국제컨테이너선박 운임신고 실시세칙을 올해 6월 도입해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선사들의 운임신고를 의무화한 이 제도는 그간 해운경기 침체로 생겨나 선사들을 곤혹스럽게 했던 제로운임과 마이너스운임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운임신고제 도입 이후 한중 수입항로 운임은 마이너스운임에서 50달러대를 웃도는 수준까지 회복했다. 특히 4분기 이후 원·위안화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수입항로 물동량이 회복세를 타면서 상하이발 운임 수준은 50달러에서 100달러대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한편 수출항로에서 레진 물동량이 호조를 보일 무렵 중동산 레진 제품의 중국 공략이 본격화될 것이란 소문이 업계에 퍼지면서 화주와 선사들을 긴장케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합작기업인 페트로라비그가 4월 말 연간 130만t 규모의 생산설비를 가동했으며 얀삽과 샤크, 라스라판 등도 연간 100만t을 넘어서는 생산체제를 갖추고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제품이 출하되기는 했으나 생산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노크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연말까지 생산공장을 완공하더라도 시험생산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중동산 레진이 일반적인 범용제품이라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특화된 품목으로 제품생산에 주력하고 있어 중동 기업들이 생산을 본격화하더라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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