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03 09:55

인터뷰/ 세광종합기술단 이재완 회장

해운·항만 한우물만 파는 강소기업 이끈다
“경기불황에도 아랑곳”…올해 매출 30% 성장


●●●세광종합기술단은 우리나라의 경제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지난 1967년에 국내 최초의 항만 전문엔지니어링 업체로 창립했다. 이후 40여년간 부산항과 광양항의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을 비롯해 인천항, 동해항, 제주항, 평택항, 포항항 등 주요 항만 시설은 물론 LNG 인수기지, 원자력발전소 지원시설, 어항, 해군 항만시설 등 특수 항만의 설계, 감리에 참여했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출신으로 지난 2003년 이 회사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재완 회장은 공무원 재직시절 익혔던 항만산업 행정 노하우와 국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 발전을 이끌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엔 한국 최초로 국제엔지니어링컨설팅연맹(FIDIC) 집행위원에 선정돼 해외사업 진출의 청신호를 켜기도 했다.

이 회장은 해양수산부에서 항만개발과장을 지냈으며 이후 프랑스 르아브르항 연수,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 선임해운항만전문관 근무 등으로 국제적인 선진 해운항만분야를 경험했다. 이 회장은 현재 회사 수장역할 뿐 아니라 국제연안협회 부회장, 한국해양기업협회 회장 등 10여 가지 직함으로 해양산업 발전을 측면지원하고 있다.

지난 1일 국토해양부 주최, 한국해양기업협회,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주관으로 올해 처음 열린 해양산업비지니스포럼에서 이 회장을 만났다.

Question. 올 한해 세광종합기술단 사업실적을 결산하신다면?

“지난 1년여간 해운항만산업은 물동량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 회사도 항만분야 수요가 급감하면서 영업실적이 위태로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활성화를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예산을 조기집행한데 힘입어 다행히 경영에 큰 지장이 없었다. 특히 부산 신항 배후단지 개발이나 제주도 해군기지 개발 등으로 불황을 겪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221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작년의 172억원보다 30% 가량 늘어난 실적이다. 내년엔 올해보다 15% 늘어난 255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Question. 글로벌 경제위기로 항만 및 해안분야의 설계용역시장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안다.

“세광종합기술단은 항만산업 분야에서 43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선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해서 해운항만 산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광양항 3단계 개발, 부산 신항 서측 개발 등이 트리거룰(물동량 연동시스템)에 따라 잠정 중단돼 안타까움을 느낀다. 앞으로 사업을 다시 할 수 있도록 해운항만사업이 활성화되길 바란다. 우리는 강소엔지니어링 회사로 국내 시장 뿐 아니라 국제적인 진출 계획도 갖고 있다.”

Question. 외국 진출 사례에 대해 자세히 알려 달라. 파트너십을 맺고 진출한 것으로 아는데…

“대기업들은 해외진출이 용이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전문인력 확보나 상설부서를 설치해 해외진출을 계획해야 하지만 시간과 재정적인 문제로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때문에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과 함께 제휴를 맺고 해외사업을 추진해 이 같은 문제점들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현재 우리 회사는 러시아 나홋카항 다목적부두 건설, 카타르 조선소 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스리랑카 콜롬보항 건설에도 참여를 추진했다. 이밖에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 조선소와 석유화학기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카타르 조선소 건설엔 대우건설과, 나홋카항 개발엔 BPA(부산항만공사), 장금상선 등과 손을 잡았다. 스리랑카엔 한진해운과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이처럼 건설사나 조선사 등과 패키지를 구성해 참여하는 것이 성공률이 높다.”

Question. 세광종합기술단은 동종업계에선 전문화된 경쟁력 강한 회사로 지목되고 있다. 이 같은 평가의 배경이라면?

“특화된 항만 개발사업과 항만 연약지반 처리사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부설 해양환경기술연구소 등을 보유한 점은 다른 회사와 비교해 해운항만분야에 대한 높은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해운산업 분야가 전체 실적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또 잠수함기지나 해군기지 건설 사업에도 다수 참여해 왔다. 지금까지 국내 해운기지의 70% 이상을 설계했다.

우리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이들 인력을 대상으로 한 정기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20여명이 넘는 기술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Question. 해운항만청 공무원 출신이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하기까지의 과정은? 또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해양수산부에서 항만개발과장을 지내면서 항만산업에 대해 여러 방면에서 배울 수 있었다. 이후 프랑스 르아브르항 연수, UNESCAP 근무 등으로 국제 경험도 쌓았다. 공무원 재직시 1차항만개발계획, 7대 신항만 개발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는 한국 최초로 FIDIC 집행위원에 선정됐다. FIDIC는 세계 86개국에서 100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세계 계약시방서의 대부분이 여기서 나온다. 또 국내, 국제, UN 경험 등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 국제연안협회 부회장, 해양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경영철학이라면 ‘한우물을 파는 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해양개발사업에만 매진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회사가 국내 해양산업 부문에서 전통 있고 전문성 있는 특성화된 사업체로 더욱 커나가길 기대한다.

앞으로 해양전문 위주로 항만인프라 등의 하드웨어 뿐 아니라 해양개발 등의 소프트웨어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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