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6 10:16

화주산책/ (주)톰보이 조효진 대리

“물류업무 너무 바빠 정신없어요”

●●●(주)톰보이는 국내 여성캐주얼 의류 업체로 1977년 설립된 이후 현재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오며 국내외 의류시장에서 유행을 선도해오고 있다. 현재 주력브랜드는 톰보이, 코모도, 톰보이진, 톰키드, 코모도스퀘어, 톰키드플래닛이 있다.

톰보이는 최근 생산중심 지사체제에서 영업중심 지사체제로 변화를 꾀했다. 영업을 전담하는 중국 상하이지사만 남겨두고 전 세계 지사망을 철수시켰다. 예전엔 수출지역도 중국, 러시아, 프랑스, 미국 등지로 다양했지만 현재는 전량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톰보이에서 선적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조효진 대리는 입사 8년차다. 회계학과를 졸업해 재경부 소속으로 입사해 근무하다 2003년부터 해외사업부가 신설되면서 무역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회계업무는 정적인 반면 무역은 정적업무와 동적업무가 동시에 이뤄져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의류 선적은 곡식이나 화학제품처럼 특별한 운송기준사항이 없을 뿐더러 적재도 용이하다. 다만 의류시장이 시즌에 따라 움직이다보니 1년에 두어 번 물량이 대량으로 몰려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이때는 시즌 전체물량의 50% 가까이가 한꺼번에 수입된다. 특히 옷이 두터워지는 겨울철엔 부피가 늘어나 물량증가로 이어진다. 대부분의 의류제품은 일반컨테이너에 실려 운송되지만 겨울 코트의 경우 옷이 눌리지 않도록 행거컨테이너가 이용된다.

톰보이는 현재 3곳의 포워더(국제물류주선사)를 이용하고 있다. 요즘은 운임이 시장에 공개돼 있고, 포워더의 선복확보 능력도 큰 차이가 없어 조대리는 포워더를 고를 때 한 가지만을 본다. 중국에 파트너가 아닌 지사망을 갖추고 있느냐는 것이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지의 물류네트워크가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가 중요하죠. 포워더가 현지 지사를 갖추고 있다면 관리가 더 확실하고 시장동향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포워더는 다른 (의류)회사 물건도 선적할 텐데 어느 지역에 의류업체들이 많은지, 현지 사정은 어떤지 등의 시장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포워더를 선호합니다.”

그는 일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묻자 원산지 표시 오류로 며칠 동안 비지땀을 흘려야 했던 고생담을 풀어놨다. 수입화물에는 원산지에 따라 관세율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3%까지 적용된다. 제품 원가를 좌우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원산지 표시는 항상 꼼꼼히 챙겨야 한다. 어느 추운 겨울 수출국에서 실수로 원산지 표기를 잘못하는 바람에 높은 관세를 적용받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결국 조대리는 이를 다시 바꾸느라 창고에서 몇날 며칠을 추위와 싸워야 했다.

“FOB조건으로 13%의 관세율이 적용되면 당시 1000만 원 정도의 손해를 볼 수도 있었죠. 관세사와 협의를 거쳐 거의 2박3일 동안 난방시설이 없는 창고 안에서 생산담당자, 10명의 작업자들과 함께 덜덜 떨어가며 수작업을 거쳐 문제를 해결했어요. 물량을 감안하면 상당히 빨리 끝난 거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죠.(웃음)”

물류업무가 은행업무처럼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매 업무시간이 바쁘게 돌아간다. 조대리는 너무 바빠 전화노이로제에 걸린 적도 있다고 한다.

실시간으로 폭주하는 전화에 전화상담원이 된 것 같은 착각까지 들었다고. 국내 젊은 여성층이 선호하는 톰보이에서 일하는 것의 좋은 점에 대해 묻자 직원가로 옷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대답하는 그는 인터뷰 후 다시 바쁜 일상 속으로 빠르게 녹아들었다.
<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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