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24 09:21

국내 선화주간 대립관계 국가경제엔 큰 손실

국적외항업계가 요즘 죽을 맛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나도록 해운업황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아 그렇고 대량화주들이 해운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데다 일부 대량화주는 수송권 입찰에 일본선사들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에는 중소선사중 견실했던 브라이트해운마저 디폴트를 선언, 더욱 해운업계를 암울케 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사정속에서 국적외항업계의 신경을 건드린 것은 현대제철측의 태도다. 현대제철이 글로비스에 위임한 연간 240만톤 규모의 유연탄을 10~20년간 운송하는 계약에 외국선사들의 참여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타 굴지의 국내 대량화주와 마찬가지로 현대제철도 일본 선사들의 입찰 참여를 허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섭섭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에 국적외항선사들이 현대제철의 철광석 장기 운송입찰 참여를 집단 거부하게 된 것이다. 이번 국적외항선사들의 집단 행동에 일부 관계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자국(自國) 해운선사들에게만 입찰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시대를 거스르는 행위라는 지적도 있다. 미증유의 세계 경제위기이후 각국마다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점과도 연관해 우려의 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한국 경제의 외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외국 해운선사의 입찰 참여를 원천적으로 막아달라는 요구는 자칫 보호무역 시비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 대량화주들이 국적외항선사들을 선택치 않고 일본 등 외국 선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는 경쟁력 면에서 외국선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국적외항선사들이 외국선사를 제칠 수 있는 충분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면 외국 해운선사들의 입찰 참여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같이 국적외항선사들의 집단 거부행사에 부정적 시각으로 해석하는 쪽도 있지만 상당수의 관계자들은 국적외항선사들의 이번 집단 행동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입장이다. 일본의 경우도 지명입찰제 등을 통해 대량 화물을 자국 해운선사에 몰아주며 자국해운시장을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선진국, 개도국 할 것없이 자국 경제를 우선적으로 살리려는 시책들이 해운, 조선, 자동차 등 다양한 업종에서 추진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도 대량화주 운송사로 하여금 자사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토록 한 예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국내 선화주간 협력체제가 공고히 이루어진다면 우리경제는 예상보다 빨리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동력원을 얻게 되는 것이다.

물론 개별기업 입장에서 보면 기술력이나 비용면에서 외국선사가 우리 선사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외국선사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나서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세상이치가 그런 것이 아니다. 이웃이 힘들면 같이 힘들어하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것이 한국인들의 정이 깃든 삶이었다. 경제측면에서 따져볼 때 다소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유례없는 세계경제 침체하에서 우리경제를 하루속히 일으키기 위한 선화주간의 협력체제가 풀가동 될 시 부분적인 손실은 경제 활성화를 통해 충분히 조속히 보전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국내 대량화주와 해운기업간의 대립관계는 주위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 현실정은 대립이 아니라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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