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생산직 만학결실 "부산대 학사모 써"

삼성중공업의 고졸 생산직 사원들이 야간 수업까지 받아가며 대학 졸업장을 손에 쥐어 화제가 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사해 줄곧 선박생산 현장에서 근무해 온 생산기술직 사원 29명이 지난 2년간 거제조선소내에서 야간수업을 받고 부산대학교로부터 조선해양 공학 학사학위를 취득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부산대에서 거행된 졸업식은 지난 2006년 삼성중공업과 부산대가 사업장내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체결한 산학협력 과정이 결실을 본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소내 사내대학인 전문학사 과정의 드림아카데미를 졸업한 직원들을 선발해 2007년 초 부산대 조선해양공학 학사학위 과정에 입과시켰다.

이 과정은 조선업계 최초로 개설된 사업장내 학사학위 과정으로 일과 후 매일 3~4시간씩 야간수업을 해 선체저항, 건조공학, 선박진동학 등 25개 과목, 73학점을 취득케 하고 있다.

위암에 걸려 휴직을 한 상태에서도 수업을 받고 졸업장을 받게 된 직원도 있을 만큼 학생들의 학습열정에 22명의 부산대 교수진도 크게 감동했다는 후문이다.

1기 졸업생 중 해양가공부 최명석 사원(40)이 수석을 차지해 부산대학교 총장상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성적우수자 3명에게 1호봉 특진의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최명석 사원은 "낮에 선박 프로펠러 제작 관련 업무를 하고 밤에 공부하는 것이 육체적으로 무척 힘들었지만 자녀들에게 공부하는 아빠 모습을 보여 주고자 집에 가서도 매일 그 날 배운 것을 외우다시피 했다. 향후 석사까지 따서 회사로부터 받은 혜택을 업무성과로 갚아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