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07 10:56

지난해 아프리카 해적피해 급증

해적피해 4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해 전세계에서 발생항 해적피해 사건은 263건으로 전년보다 24건(약 10%)으로 집계됐다. 해적피해 사례는 지난 2003년 이후 크게 줄었으나 지난해에는 4년만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선주협회가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기관인 국제해사국(IMB)의 ‘2007년 해적피해 사건 보고서’를 입수·분석한 바에 따르면, 그동안 빈번한 해적출몰로 ‘해적피해 다발지역’의 불명예를 안았던 동남아시아지역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아프리카지역에서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지역이 마침내 동남아시아를 체치고 세계에서 가장 해적피해 발생건수가 많은 지역으로 부상했다.

그동안 세계 전체 해적피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발생건수는 2006년 83건에서 2007년에는 70건으로 감소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50건에서 43건, 말라카해협에서도 11건에서 7건으로 줄어드는 등 동남아시아의 주요 국가 및 해역에서의 해적 발생건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지난 2003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사아 등 말라카해협 연안국가들이 해적퇴치를 위한 해상경계 협력체제가 확립돼 경비를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지난 2006년에 증가세가 두드러졌던 현저했던 방글라데시(팃타곤항)도 47건에서 15건으로 대폭 줄었다. 방글라데시 당국의 노력에 대한 평가가 있지만, 아직도 외항에서 정박할 경우 경계가 필요하다고 IMB는 지적했다.

이에 반해 아프리카는 해적피해사례가 급격히 증가, 요주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나이지리아 및 소말리아지역에서의 해적피해가 두드러지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해적피해가 2006년 12건에서 42건으로 증가, 인도네시아의 43건에 뒤이어 세계에서 2번째의 해적다발국이 되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해적들이 정박중인 선박을 습격해 선원들을 인질로 잡고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정 불안으로 해적들은 이러한 행위를 정치적인 요구로 정당화시키려고 하고 있으며, 더구나 해적들 대부분이 군복을 입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한편, 소말리아에서는 해적들이 연안을 항행중인 선박을 탈취하여 선원들을 인질로 잡고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07년에 이 지역에서 발생한 해적피해 사고는 11건에 불과지만, 인질로 잡힌 선원은 154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발생한 해적피해 가운데 주요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사례1] 지난해 9월22일 팜유를 적재한 인도네시아선적의 정유운반선 ‘Kraton’호가 팔렘방항을 출항해 실라캅으로 향하던 중 무장한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이 선박은 해적들의 강요로 당초 항로를 벗어나 말레이시아·싱가포르 방면으로 진로를 변경했다.

이 선박의 선주가 사건개요를 IMB 해적피해보고센터(PRC)에 보고했고 PRC는 각국 관계기관에 수색을 요청했다. 2일 후인 9월24일 인도네시아 해군이 탄중 아얌의 남쪽에서 이 선박을 발견하고 즉시 14명의 해적 전원을 붙잡았다. 이 선박의 선원들은 전원 무사히 구출되었다.

[사례2] 지난해 10월28일, 파나마선적(운항 일본선사)의 케미컬 탱커 ‘Golden Nori’호가 아프리카 에덴만을 항행하는 중에 소말리아의 무장해적에게 납치됐다. 이 선박이 조난경보를 발령, 이를 수신한 IMB PRC가 주변해역의 합동함대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이 선박을 포획하는데 실패했다.

이 선박을 점령한 해적들은 선원들의 몸값을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1개월 반에 이르는 협상 끝에 12월12일 이 선박 선원들이 모두 풀려났다.

이와 관련하여 전문가들은 선주가 해적측에 몸값을 지불했기 때문에 선원들이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후일, 소말리아 푼트랜드 지방의 자치경찰이 사고선박 납치에 관련된 해적 가운데 2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사례3] 2007년 11월28일, 마셜제도 선적의 정유운반선 ‘Athlos’호가 나이지리아의 라고스에 묘박중(엥커를 내리고 외항에 대기)에 무장한 해적들에게 습격당했다. 군복을 착용한 12명의 해적들은 군용보트로 이 선박에 접근, 이중 9명이 승선했다.

해적들은 선장에게 해적보트에 탈 것을 강요했지만, 선장이 이를 거절하고 재빨리 선박의 거주구역으로 도망쳤다. 이 때, 해적들이 선장에게 발포했으나 다행히 선장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해적들은 거주구역에서 필요물품들을 약탈하는 한편 2등 항해사와 갑판원, 주방장 등 3명을 인질로 잡았다.

약 90분후 선박측에서 현금 및 담배를 주고서야 인질들을 풀어줬다. 해적들은 다음날 선박에 전화를 걸어 선장에게 다음에 입항하는 하르코트항(나이지리아)에서 다시 습격한다고 위협했다.<정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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