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04-19 11:40
한국형 종합물류메이커 지향
일본서 정평난 물류기기 전문업체
걷는 놈 위에 뛰는 놈 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여기저기 잘나가는 기업들이 우글우글한 이 세상, 한가지만이라도 빼어나
면 다행인 형국이다.
그런데 두루두루 기가 막힌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있다.
물류기기, 보관기기, 운반기기.
말만 하면 입맛에 맞게 철저하게 서비스한다.
긴 설명은 필요없다.
웬만한 기업은 명함도 못 내미는 까다롭기로 이름난 일본시장에서 10년간
계속적인 성장을 해온 한국한신차량, 그 주인공이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와지고 있다.
나만의 것, 내 회사의 특성에 맞는 제품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지는 것이
다.
바야흐로 ‘다품종소량’ 주문과 생산체제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
다.
그러나 고객의 요구에 제깍제깍 대응하는 이런 다품종소량 생산체계는 결
코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철저한 품질과 납기엄수, 적정한 가격과 풍부한 경험이라는 4박자가 제대
로 맞아떨어져야 도전할 수 있는 체제.
“언뜻 생각하기에 운반기기든 물류기기든 보관기기든 어느 한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생산해야 전문성이 뛰어나다고 보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변했습니다.
소비자의 요구도 시장변화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박하게
변화하고 있죠.
국제시장에서 한 국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제변화에 적응해나가
야 하는 것처럼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서는 기업도 거기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즉 고객이 주문하는 즉시 적절한 제품을 생산해내야 하는 것이죠.
또한 그런 것이 바로 진정한 전문성이라고 생각하구요.
저희는 약 10년전부터 능동적으로 이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왔
고, 10년간 일본으로의 수출을 해오면서 그런 경험도 충분히 쌓았습니다.
”
비단 박준 사장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시장이 점점 세분화되는 지금 시대에
다품종소량 생산체제는 누구나 탐낼 만하다.
다만 이런 체체를 갖추기 위한 조건이 너무나 까다롭고, 무엇보다 판로개
척이 힘겨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박사장은 덧붙인다.
현재 한국한신차량(주)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약 5백여종.
종류만 놓고 보면 가히 매머드급 회사다.
주요생산 품목도 각종 컨테이너 박스/각종 파렛트/각종 대차(L형, U형, H
형, Z형, F형, P형 대차)/각종 랙/각종 Nesting 파렛트/고소 작업차/계단
이송용 운반차/Breaker Rod/카 크레인 등 실로 다양하다.
한신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직 물류라는 개념이 널리 파급되지 않았던
1988년. 산업용 운반차량의 종합 제조 메이커인 일본 한신차량(주)와 형
제회사로서 기술제휴 협정을 맺고 산업용 운반차량 및 물류·공장자동화
설비제작 전문업체로서 발을 내딛었다.
한신차량이 기술제휴 협정을 맺은 일본 한신차량(주)는 패전 이후의 일본
산업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한 산업용 운반차량의 전문 제조 메이
커로서 약 60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불과 몇년에 한번씩 무너지고 새로 생기는 요즘 기업판도를 생각하면 그
오랜 세월동안 자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는 기술개발이 있었다는 것은 분
명한 사실이며, 이런 기술이 그대로 한신차량과 연결되었다고 보면 된다.
이런 돈독한 관계는 3개월에 한번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계속적으로 이어
지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한국에서 일본으로의 연수생도 많이 파견하고 있
다고 한다.
처음에 일본에서 주문을 받으면 반제품 상태로 수출을 해오던 한신차량은
3년전부터 완제품 상태로 수출을 하고 있는데, 그와 동시에 지금은 「HS」
라는 고유 브랜드로 일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그 전에는 완제품 상태의 생산품이 아닌 까닭에 뛰어들지 못했던 국
내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얼마 안되는 기간동안 농업협동조
합, 백양(주), 거산산업(주), 한국담배인삼공사, 축산업협동조합, 한솔화
학(주), (주)한일 등 굵직굵직한 거래처를 많이 확보한 상태이다.
한신차량의 제품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소비자의 입맛에 똑똑 떨
어지는 제품이라는 점.
거기에는 3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물류컨설팅이 한 몫을 톡톡히 한
다.
‘원가절감과 직결될 수 있는 한국형 물류시스템의 구축’에 중점을 두고
90년부터 「한신물류관리 연구소」라는 이름을 내걸고 컨설팅을 시작했는
데, 지난 3년간 컨설팅을 한 업체는 35개사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이론적인 베이스가 탄탄하게 깔려있는 만큼 한신에서 생산되어져
나오는 제품들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한신이 생산하고 있는 수많은 제품 중에서 금년에 승부를 걸고자 하는 제
품은 자체 개발한 카크레인과 트럭리프트.
아울러 그 어느 시장보다도 규모가 큰 일본시장을 올해에도 집중적으로 공
략할 예정이며, 그밖에 일부 남미시장이나 동남아 시장으로 수출국가를 다
원화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런 수출국가 다변화 저변에는 설립을 거의 목전에 두고 있는 필리핀 한
신차량과 인도네시아 한신차량이 그 배경이 되고 있다.
이것은 선진국과 후진국의 중간단계라는 위치에서 일본 한신차량으로부터
받은 기술을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여 이전시키겠다는 의
도.
앞으로 중국이나 남미까지 해외현지법인을 확장시켜 넓은 국제시장으로의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물류와는 ‘바늘과 실’관계라고 할 수 있는 바퀴공장의 일본 생산공
장이 금년에 한국으로 이전되면 그곳의 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
현재 한신차량의 인원은 이서공장이 35명, 김제공장이 28명으로 김제공장
의 인원은 부분적으로 앞서 언급된 「한신물류관리연구소」의 인원으로 활
용되고 있다.
이 인원이 ‘최고의 품질로써 고객을 지향한다’‘새로운 도전으로 세계를
주도한다’‘개성을 존중하며 전체를 생각한다’라는 한신인만의 정신으로
무장한 채 온 물류업계를 누비면서 여러가지 다각도의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신의 작년 매출액은 20억원.
금액적인 면만 보면 결코 크지 않은 업체이지만, 이리 부풀리고 저리 부풀
려서 내용 없는 업체에 비하면 내실만큼은 알짜 그 자체다.
지금 시대에 딱 맞는 ‘다품종소량 생산체제’를 갖추고 중소기업 특유의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한신차량, 조만간 내수시장에서도 우뚝 설
날이 기대되는 한마디로 ‘괜찮은 기업’이다.
한신차량(주) 연혁
1988년 5월 한국한신차량(주) 창업위원회 구성
1989년 7월 한·일 한신차량(주) 제 1회 창업협의회 (전주)
1989년 8월 한·일 한신차량(주) 사업약정서 체결(오오사카)
1990년 3월 한·일 한신차량(주) 사업협의회(오오사카)
1990년 8월 김제 금구 본사 공장 가동
1990년 12월 시험 가동 및 제품 제작
1991년 1월 처녀수출(40〃 컨테이너 1대분)
1991년 5월 일본 한신차량 고베 바퀴공장 한국이전 합의
1992년 10월 김제군 금산 농공단지 3천평 입주 승인
1993년 8월 한국 한신차량(주) 직영매장 호남바퀴 종합상사 개설
1993년 8월 완주군 이서 공장 인수
1994년 10월 완주군 이서 공장 가동
1994년 11월 Log 가공기계 개발
1995년 3월 P.V.C. SoL Coating 설비(이서공장)
1996년 6월 1백63차분 수출 선적
1996년 7월 한·일 한신차량(주) 37차 업무협의회(전주)
1996년 8월 분체도장 자동화 설비 설치(이서공장)
본사공장: 전북 완주군 이서면 온교리 652-63
전화번호: 0652)221-7013(代)
박준 사장.
만 나이로 40세이지만 그 정도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팽팽한 젊음을 자랑
한다.
전자공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잠깐 다른회사에 근무하는 등 외도(?)를
했었으나 곧바로 한신차량에 투입되어 창업주인 박준성 사장을 능가하는
지도력을 보이고 있다.
발명에 일가견이 있어 7개 정도의 특허품도 가지고 있는 준 발명가.
서글서글한 눈이 인상적인 실무 출신 사장으로 작년 11월부터 대표이사직
을 맡고 있다.
업무에 잠시의 틈도 없어 보이는 그와 간단히 몇마디 나누어보았다.
물류와경영: 지금의 한신차량이 생겨난 배경을 이야기 해주시겠습니까.
아무래도 일본 한신차량과의 인연이 상당한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박준 사장: 저희 회사를 세우신 분은 제 형님으로 당시 일본 동지사 대학
응용경제학과에 박사과정 중이셨죠.
제 형님이 그곳에서 공부 중에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고의필 선생이란 분을 만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분은 한국과 일본의 역사, 문화, 경제에 능통한 분으로 ‘일본의 뿌리는
한국에 있다’라는 이론을 펼치셨는데, 낮게 평가되던 한국과 한국인에 대
한 인식을 전환시키는 강의를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명강의로 이름 높던 그분의 강의를 일본의 많은 기업가들도 들었던 모양인
데 강의를 듣고 한국과 인연을 맺어 사업을 하고자 하는 기업가들도 꽤 있
었답니다.
그런 분중의 한분이 일본 한신차량의 사또 가즈나가 사장으로 고의필 선생
의 주선으로 제 형님과 만나 의형제의 연을 맺게 되었고, 그것을 인연으로
지금의 한신차량이 생겨난 것이죠.
물류와경영: 사업을 해오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셨다면 무엇인가요.
박준 사장: 저희가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물류에 대한 인식이
거의 되어있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생산과정이나 새로운 제품의 개발과정에서 협력관계의 기업을 찾기
가 수월치 않았죠.
대부분의 기업들이 아직 물류에 눈을 뜨기 전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극단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일본으로부터의 주문은 쇄도하는데 납
기를 맞추기가 어려웠을 정도였습니다.
물류와경영: 한신차량이 추구하는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박준 사장: 저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것은 자체 설계, 제작, 시공
까지 모두 할 수 있는 종합물류회사로의 성장입니다.
또한 현재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 거의 설립 단계까지 와 있는 해외 현지
법인을 계속적으로 확장해서 중국이나 남미에도 세우려고 하고 있구요.
좀 더 단기적인 목표라면 현재 일본차량이 만들고 있는 산업용 운반 로봇
을 점차적으로 기술 이전받아 저희 자체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심도 가지
고 있습니다.
이미 3년간의 시장조사는 끝낸 상태이고, 구체적인 기술습득을 위해 일본
현지에 연수생을 파견해 놓고 있습니다.
물류와경영: 개인적인 욕심을 여쭤봐도 될까요.
박준 사장: 나름대로 공부를 해서 물류관리적 측면에서의 체계를 세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저희 회사가 생산물류 회사로써 그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
는 얼마전부터 시작한 물류컨설팅을 활성화시켜 그 이후에 생산과 결부시
키는 체제를 만들고 싶어요.
아울러 92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는 물류 전문대학 설립사업을 계속 추진할
생각입니다.
물류와경영: 이쪽 업계의 문제점이라면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박준 사장: 예전에 물류가 생소하던 시절에서 이제는 국가나 기업적인 차
원에서 물류의 중요성은 많이들 인식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물론 아직 전 국민적인 차원까지는 아니지만요.
이제는 무엇이 중요한가를 아는 것과 그 중요한 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
지가 남았는데, 시행착오를 덜 겪는 방향으로 적절한 체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전체적으로 이런 것들이 많이 미흡하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기업간에 정보교환을 위한 통로가 개설되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도
원활치 못한 느낌이구요.
아울러 국제적으로 이제는 개방화 시대이고 상품국경도 무너지는 만큼 물
류기기도 수입품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에를 들어 일부 운반차의 경우 요즘에 중국에서 조잡한 제품이 값싸게 수
입되어 판매되고 있거든요.
그런 수입품의 경우 한국제품과 비교해서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떨어
지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적으로 가격중심의 제품선택이 이루어져 무척 안
타깝습니다.
이런 추세로 계속 나가다가는 국내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데, 제품개발이나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기 위한 환경요건이 전혀 이
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오히려 그 자리를 침식당하고 있는 상황이죠.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