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04-19 11:40

[ Business Logistics Part ]

독자에게 묻습니다

작년 10월부터 S물류센터라는 가상공간을 설정해서 물류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꾸며왔다.
배경은 90년, 서울에 위치한 S물류센터.
정몽준 센터장과 하일성 대리라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던 이야
기는 이번호로 끝을 맺는다.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말, 그래요.
맞습니다.
하지만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는 더 더욱 좋은 떡이면 안됩니까?
솔직히 저희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물론 저희가 불만이 많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죠.
객관적으로 그런 점도 인정합니다.
‘그대로 따르면 되는데 왜 말을 안 듣는지’관리하는 입장에서 힘드시겠
죠.
하지만 좀 더 사용자 입장을 생각하는 체제였으면 하는 것이 저희들의 바
램입니다.
물건이 물 흐르듯이 잘 흘러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사람이 편리하게 일할 수 있는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회사 입장에서 좀 더 멀리, 깊게 생각하셨으면 해요.
바로 코 앞만 내다보는 것이 아니구요.”
그렇다 싶었다.
물론 반박하려고만 들면 얼마든지 반박할 수 있는 말이었다.
남의 돈 먹는 일이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이던가.
그렇게 어려우니 사회생활이지.
막무가내로 잘 하라고 윽박지를 수도 있었고, 한번 잘 해보자고 살살 구슬
려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도 전부터 조금쯤은 생각해 오던 부분이었다.
우리가 너무 보기 좋은 떡만 만드려고 똥 빠지게 힘쓰는 것은 아닌가 하
고.
남 보기에 좋은 시설, 남 보기에 잘 돌아가는 시설.
그런 것이 다 무슨 소용이던가.
그런 말이 있다.
부부 사이는 아무도 모르는 거라고.
제 아무리 잘나보이고 완벽해 보이는 쌍이라도 서로간의 뭔가가 안 맞을
수도 있고, 겉으로 보기에 행복할 구실이 하나도 없어보이는 쌍이라도 둘
만 행복하다면야 만사 O.K.인 법이다.
‘둘 사이의 문제는 둘만이 아는 법이고 남들은 왈가왈부할 수 없다’
하대리는 물류를 거기에 비교해도 무리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아무리 외부에서 보기에 잘 돌아가는 시설처럼 보이더라도 내부에서 쓰기
불편하고 안 돌아가면 그처럼 기운 빠지는 일은 없었다.
물론 지금도 그런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는 하지만
하대리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어제 저녁 정몽준 센터장을 포함해서 여러 현장 근무자들과 함
께 한 자리에서 나온 그 말이 머릿속에서 맴맴 돌면서 떨어지지가 않는 거
였다.
언젠가부터 자신에게 흡사 화두처럼 들러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의문.
과연 한국의 특성에 맞는 물류시스템은 무엇인가?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어렵기만 했다.
이제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물류정보시스템은 차마 말로는 다 못할
어려움들을 많이 겪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쓸만한 터였다.
마음에 쏙 드는 것은 아니지만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위 선에서도 대 만족이었다.
도대체 물건만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창고 비슷한 것으로 인식했던 물류센
터가 경영과 생산에 보탬이 되는 정보들을 하나둘씩 불쑥불쑥 내놓으니 만
족하다 못해 흐뭇한 터였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들이었다.
몇달간의 고된 작업끝에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쟎아∼ 옷깃만 스
쳐도 우린 느낄 수가 있어∼’라는 무슨 유행가 가사처럼 서로에 대해 쨘
∼한 사이가 된 물류부원들.
그간의 작업으로 어느정도 물류의 맛을 알아 버린 그들 자신이 문제였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그들은 알고 있었다.
여기서 끝내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냥 여기서 굿바이 하면 정말 도로아미타불이라는 것을 말이다.
회사 전체적으로 보면 물류부와 연결이 되지 않는 부서가 없을진데 물류부
서 업무 하나만 싹 뜯어 고친다고 해서 과연 근본적인 치유가 되는걸까?
썩기 시작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뿌리까지 모조리 도려내야 되는 것처럼
회사 전체적으로 물류개념을 도입해야 순서가 아닌건가.
물류를 단순히 수단으로 보지 않고 커다란 중요부문으로 높여놓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만 같은데.
열명 남짓 되는 물류부원들이 얼굴만 맞대면 얘기하는 주요 골자였다.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뭐라고 달리 할말이 없군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압니다.
우리 물류부원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말입니다.
잠 한번 마음 편히 자본적 없을테고 몇달간 노심초사 걱정으로 밤을 지샜
다는 것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새로 개발한 물류정보시스템이 정식으로 가동되는 날, 원우빈 사장이 물류
부원들에게 한 치사였다.
“솔직히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도대체 일의 진척이 하나도 안 보일때는
그만둬 버리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더라구.
정센터장, 그거 알아요.
나, 일 진척이 더디다고 혼내고 싶다가도 당신이나 하일성 대리 핼쓱한 얼
굴 쳐다보면 아무말도 못 했다는거.”
자축의 의미에서 물류부원들끼리의 모인 자리에서 기분 좋게 술마시던 유
재성 이사가 뜬금 없이 내던진 말이었다.
“ 피차일반이죠, 뭐.
도망가버리고 싶다는 생각은 아마 이사님보다 제가 백배는 더 많았을겁니
다.
진짜 저만의 개인적인 일이었다면 그랬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정말 이를 악물고 버텼다는 말이 옳을 겁니다.”
겨우 1년이 채 못되는 기간이었다.
그런데 그 기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쩌지, 정센터장.
나는 아무래도 좋은 상사라는 소리 듣기는 다 글렀나봐.
일거리만 잔뜩 물어갔고 오니 말이야.
회사 전체적으로 전사적인 차원에서 물류개념을 도입해 보겠느냐는 사장님
의 제안에 덜컥 승낙을 했지 뭐야.
프로젝트 팀을 맡아달라고 하시더군.
그래서 그랬지.
밑의 사람 둘만 데리고 가게 해 달라고.
그러라고 하시더군.
어때, 정센터장 그리고 하대리.
같이 일해보지 않겠나.
어차피 우리 셋, 일복 터진 놈들끼리 뭉쳐보는 것 어떤가?”
정센터장의 표정이 묘했다.
굳이 표현하자면 뭐랄까, 생선을 앞에 두고 묘하게 웃음짓는 고양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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