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02 13:38

기획특집/ 美서안 LA·롱비치항등 항만적체 재현 우려

해운경기에 호황을 몰고 온 중국효과의 불꽃이 여전히 기세등등한 가운데 올해의 세계해운경기는 맑음이 유지되고 있다. 다만 아시아발 물량 폭증으로 지난해 일어났던 미 서부항만의 적체현상이 올해도 재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어 선하주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LA롱비치항만에서 발생된 적체현상은 성수기가 예년보다 앞당겨 5월에 시작된 것과 물량이 20%나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요인은 항만의 인력부족이었다. 당시 독립기념일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초부터 노동력은 더욱 떨어져 심각한 스케줄 지연을 유발, 선박 당 3.5~4.5일 가량 접안 대기를 비롯해 항만 내 체류기간이 평균 6~7일 정도 걸리게 됐다.

아시아 수입화물의 대부분을 처리하는 미국 LA 및 롱비치항만은 올 2월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6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LA롱비치항만청이 분석한 항만내 터미널의 물동량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처리물량은 11,249,662TEU다. 이중 한진해운, 머스크, APL등 물동량 처리 상위 20위권 선사들이 처리한 총 물량이 10,506,049TEU다. 올 1분기동안 LA롱비치항만의 처리물량은 전년 동기대비 12% 증가했다. 현재까지 LA롱비치항만의 물류는 원활히 진행되고 있으나 미주항로의 성수기가 7월부터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같은 적체현상이 또다시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선사 및 항만당국들은 적체에 대비한 예방책들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실상 미 서안항만들의 적체현상은 비단 LA롱비치항만에서만 들리는 이야기는 아니다.

캐나다 밴쿠버항만의 경우 올 초 극심한 항만적체로 몸살을 앓았다. 당시 밴쿠버항만내 화물은 하역을 거쳐 내륙으로 들어가기까지 1주일이 걸렸다. 또 타코마항만도 항만내 인프라의 절대부족으로 적체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시애틀항만도 항만적체로 물류에 막대한 차질을 입었다.

이와 관련 선사 한 관계자는 “미 서안항만들의 적체현상은 LA롱비치항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아시아발 특히 중국발 물량의 폭증으로 인해 LA롱비치항만의 물류가 차질을 빚은데 이어 타코마, 시애틀, 밴쿠버 등 다른 서부항만들도 지속적 물량 증가에 따른 항만적체가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LA롱비치항만의 경우 아직까지 별다른 항만적체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롱비치항만에 터미널을 갖고 있는 국내 한 선사 관계자는 “우리 터미널에서 처리하는 물량 중 90%이상이 선박에서 하역되어 72시간내에 터미널을 빠져나가고 있어 정상적인 물류흐름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항만적체 이후 부족했던 인력은 기존 1만명에서 5천명을 투입해 1만5천명으로 보강됐다. 이에 따라 항만내 인력부족으로 인한 적체에는 대응할 여력이 생겼지만 문제는 철도등 내륙연계수송망이라는 지적이다.

국내선사 한 관계자는 “항만물류는 인력 보강이 이뤄져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철도를 통한 내륙물류의 능력이므로 철도회사들이 화차 및 기관차공급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서부 철도회사들은 예상치를 넘어선 물량 증가 때문에 극심한 장비 부족에 시달렸다”고 분석했다.

LA롱비치항만은 오는 7월부터 피어패스(PierPass)제도를 도입해 항만적체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방침이다. 피어패스는 기존 터미널 게이트 오픈 시간을 새벽까지 연장해 화물이 오후 시간대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시행되는 시스템이다.

이에따라 터미널의 게이트 오픈은 기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시간대와 새로 추가된 오후 6시부터 오전 2시까지의 시간대가 있다. 화물이 특히 몰리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시간대에 하역 및 작업을 하는 경우 20피트 컨테이너당 40달러, 40피트 컨테이너당 80달러의 비용을 지불해야 된다.

선사들은 미주항로의 성수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체 재현 여부에 대한 전망을 섣불리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항만적체 상황이 재현될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해 선사별로 계획을 짜두고 있다. 그 플랜들은 대체로 LA롱비치항만 기항을 서비스에서 빼고 대신 주변항만을 기항하는 것, 얼라이언스체제 강화를 통한 온도크 물량의 비중을 늘리는 것 등이다. <박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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