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08 16:56

환율 급락..산업계 수출 '초비상'

유.자동차.전자.조선.건설업 타격



원화에 대한 달러화의 환율이 50개월만에 장중 달러당 1천110원선 아래까지 급락하면서 산업계가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출업계는 특히 일부 수혜업종을 제외하고는 계속되는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와 수출물량 감소를 우려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최근의 환율급락으로 섬유,자동차,전자,조선,건설업 등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최근 수출기업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원화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이 68.2%에 달했다"고 밝혔다.

◆ 피해 큰 업종은 = 섬유와 신발업계의 경우 수출채산성 악화와 내수시장 잠식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전망이다.

특히 중소기업 비중이 높고 수출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이들 업종의 경우 중국이나 동남아산 저가제품의 물량공세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자동차와 반도체.전자 등도 달러표시 수출비중이 크고 부품 국산화율이 높아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수출경쟁력을 갖추고 환 위험관리 능력을 보유한 일부 대기업들은 큰 타격을 받지 않겠지만 내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출증가세마저 둔화될 경우 중소가전,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경영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조선은 선가상승으로 인한 수주물량 감소 가능성과 함께 환차손이 우려되며 중동에서 플랜트용 기자재 수출대금을 달러로 지급하는 건설업과 다른 석유화학업종과 달리 달러화 수출비중이 큰 타이어의 경우도 채산성 악화가 예상된다.

반면 정유는 원유도입 단가하락에 따른 원가절감과 외상구매에 다른 환차익이 기대되며 호황 국면에 있는 철강도 내수비중이 커 원자재가격 하락에 다른 원가절감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대규모 달러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항공과 해운도 환차익 발생으로 환율하락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기업들 대응책 비상 = 삼성그룹은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에 애를 먹고있다.

올해 평균환율 추이로 볼때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세자릿수 환율을 염두에 두 고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 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올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의 총 수출이 377억달러에 달해 환 율이 100원 떨어지면 3조7천700억원의 수입이 줄어드는 셈이다.

삼성은 내년 경영계획 수립과 관련, 지나치게 비관적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는 점을 들어 경제성장률과 원.달러 환율, 유가 등의 지침에 관해 함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수출이 1조2천억원 가량 줄어드는 것으 로 보고 1달러당 1천원에서도 버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결제수단별 비중은 달러 70%, 유로화 20%, 엔화 10%로 사업부별로 환율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통화로 결제하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LG그룹은 연말까지 환율이 1천100원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LG전자, LG필립스LCD, LG상사 등을 중심으로 헤지 비율 확대, 결제통화 다변화 등을 통한 환위험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계열사별로 환율 전망치 조정에도 착수했다.

LG전자의 경우 헤지 비율을 늘리는 것 외에 유로화 결제비중을 확대하고 외화예 금 및 매출채권을 줄여 환율하락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달 단위로 환율전망을 받아 수출입 결제수단을 결정해오던 것을 바꿔 매일 환율전망을 점검하고 있으며, 외화의 수입과 지출을 시기적으로 조정해 환차손을 가 급적 줄이기로 했다.

현대차는 올해 경영목표 달성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최근 과 같은 원화의 초강세 흐름이 계속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과 맞 물려 전반적인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선물환 등을 이용한 통상적 환 헤징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리 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가급적 유로화 결제를 늘리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의 환율 추이를 내년도 사업계획에 반영해 기준 환율을 1천50원으 로 올해보다 더 낮게 잡을 계획이다.

LG화학은 최근과 같은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수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판매가 하락으로 발생하는 매출 손실을 우선 물량을 늘려 커버하고 환차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채권을 조속히 회수할 계획이다.

효성은 내년 기준환율도 1천120원선에서 잡고 범용 원사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늘리고 유로화 결제 비중을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중이며 포스코도 환율하락 장기화에 대비, 원자재 구입선 다양화와 고부가 강판수출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단기적 방안으로 환선물거래 실시를 실시, 환율하락에 대응 하고 있고 보유중인 달러화를 필요 최소 부분만 남기고 즉시 매각해서 원화화(化)하 는 절차를 밟고 있으며 유럽쪽 거래는 전부 유로화 결제를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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