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16 11:10

한국산 기계류, 올들어 중동시장서 약진

지난해 대비 88% 증가 전망



한국산 산업용 기계류의 대 중동지역 수출이 큰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한국산 기계류의 대 중동지역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약 86% 증가한 6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총 수출액인 6억3천만달러에 거의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의 수출액은 작년대비 88% 증가한 1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분야별 수출실적을 보면 화학기계, 재봉기 등 각종 산업용 기계류의 수출액이 2억8천만달러로 총 기계류 수출의 47%를 차지하고 있으며 석유화학산업용 열교환기, 쿨러 등 기초산업 기계류의 수출액이 2억5천만달러로 총 수출의 4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 중동지역본부는 작년의 경우 28%의 수출증가율에 머물렀던 기계류 수출이 올들어 이처럼 큰폭의 증가세로 돌아선 데는 유로화 강세로 인한 경쟁국 제품들의 가격경쟁력 약화에도 일부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산 기계류의 기술력과 품질이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 등 우리의 주요 경쟁국 제품들과 비교시 동등하거나 능가할 정도로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산 기계류의 우수성은 이미 중동현지 제조업체와 기계류 무역사에 널리 알려져 있으며 심지어 자국산 기계류를 선호하기로 유명한 일본기업에서도 중동지역에서 자신들이 추진하고 있는 주요사업에 한국산 기계설비를 채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UAE에서 제벨알리, 움알나르 등 중요 발전소 건설을 맡고 있는 일본 도시바사는 발전 설비의 핵심설비인 보일러 열교환기를 한국의 두산중공업에 발주키로 하고 총 8천만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플랜트설비 전문업체인 프트로팍사도 품질에 있어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UAE 석유화학업계에 올해 4월에 180만달러 상당의 삼영사의 냉각기를 구매해 납품했는데, 이 제품은 카타르에도 1천8백만달러에 달하는 물량이 수출되기도 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중동현지의 KOTRA 무역관에는 올들어 한국산 생산설비를 찾는 바이어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는데, 구매 희망품목은 생수생산설비, 섬유가공설비, 식품처리설비, PU 샌드위치 패널 생산라인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형 설비의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오만에서는 걸프 메디칼사가 한국 코이나 상사와 87만5천만달러짜리 일회용 실린지 생산라인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이집트에서는 성일 SIM사가 현지 KOTRA 무역관의 도움으로 190만달러에 달하는 파이프 벤딩머신 입찰수주에 성공했는데, 레바논에서도 국내 배터리 생산업체인 국제산업전지가 460만달러 규모의 자동차 및 산업용 배터리 생산설비 수출을 위해 현지 바이어와 막바지 협상중에 있다.

현재 중동에서는 UAE를 비롯해 사우디, 이란, 카타르 등 자국 제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 국가들이 늘고 있어 향후 각종 중소형 생산설비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전체 기계류 수출에서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7%대로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기업, 지자체, 유관협회, 정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종합적인 기계류 수출지원책이 마련되고 적극적인 사업추진이 뒷받침된다면 중동은 아시아시장에 이어 우리 기계산업의 또다른 효자시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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