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15 09:58

“ 중국 물류네트워크 재편에 맞춰 우리나라 해상운송 강화해야 ”

중국, 동북3성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육성



중국의 동북 3성(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이 동북아 경제권의 물류체계를 변화시킬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음에 따라 중국의 물류네트워크 재편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무엇보다 중국의 물류네트워크 재편에 대응해 우리나라의 해상운송 체계를 강화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부산항과 광양항을 위주로 한 중국과의 해상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해 한·중·일 물류거점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야한다는 것. 이를 위해 남북관계와 북한의 여건을 고려해 TKR 연계를 시급히 추진함으로써 육상과 해상 물류거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KMI는 인천·평택항을 중심으로 한 서해측 해상물류 네트워크도 보다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인천항과 대련항간에는 컨테이너 정기선 항로가 개설돼 있지 않고 카훼리선을 위주로 서비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한·중 항로에 카훼리선과 정기선간의 경쟁체제 등을 고려해 인천·평택과 동북3성 항만들간의 정기선 서비스 개설 등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KMI는 지적했다.

중국은 금년 3월 제 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2차 회의에서 동북진흥을 국가전략으로 채택해 서부대개발과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략은 주강삼각주, 장강삼각주개발과 서부 대개발 전략에 이어 채택된 네 번째 국가전략으로 구공업지역의 구조개혁을 통해 동북 3성을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동북진흥을 통해 동북 3성을 중화학공업 거점이자 식량공급 기지로 육성하고 철광석, 구리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대형 국영기업에 대한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첨단산업 및 금융, 물류 등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로 했다.

中 동부3성 중화학 공업거점 육성 계획

이처럼 중국이 동북 3성을 중화학공업거점으로 육성하려는 것은 수입에 의존하던 원·부자재를 자국 내에서 조달하겠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는 것이 KMI의 분석이다.

최근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거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함에 따라 중간재나 자본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이렇게 늘어나는 중간재나 자본재의 수요를 자국 내에서 충족시키기 위해 중화학공업의 발전이 필수적이라는 것.

그러나 경제개발의 중심에 있는 주강, 장강지역은 경공업 발전을 위주로 했기 때문에 장비제조업이나 공업료 원재료 등 중화학공업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공업용 원재료나 장비, 설비 중간재 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중국은 중공업발전에 우위를 가진 동북3성을 재건해 주·장강 삼각주 등지에 중간재나 자본재를 공급하기로 한다는 것이다.

즉 중간재나 자본재를 수입이 아닌 내수조달 체계로 전환해 수입대체 효과를 극대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것은 다른 각도에서 보면 중국 내에서 지역별 분업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주·장강 지역은 경공업 중점지역이자 생산기지로 동북 3성은 중화학공업기지이자 원·부자재 공급기지로 역할을 분담하게 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련항, 새로운 물류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 높아

동북 3성이 원·부자재 공급기지가 되는 경우 육상운송과 해상운송 체계에 어떤 형태로든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분명한 것은 육상운송과 해상운송 네트워크가 동북 3성을 기점으로 각 생산기지를 연결하는 형태일 것이라는 점이다.

사실 물량이 소량일 경우에는 육상운송이 가능하지만 대량수송인 경우에는 해상운송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길림성이나 흑룡강성은 해안이 없고, 유일하게 해안을 끼고 있는 요녕성에만 대련항, 영구항, 금주항, 단동항의 4개 항만이 발달해 있다.

따라서 길림성이나 흑룡강성에서 생산되는 원·부자재를 대량으로 다른 지역으로 운송해야 하는 경우 요녕성 항만까지 가지고 와서 해상운송을 해야 한다. 따라서 동북 3성이 발전은 요녕성 항만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4개 항만 가운데 동북 3성 해상물동량의 68%를 처리하고 있는 대련항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련항은 지난 ‘제10차 5개년 개발계획’의 일환으로 북방 거점항만으로 지정돼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당시 북방 거점항만으로 대련항을 지정한 데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왜냐하면 북방 거점이 필요하다면 배후경제권 규모나 시설 및 서비스항로 측면에서 천진항이나 청도항이 오히려 경쟁력이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북진흥 전략이 발표된 이후 대련항의 개발이 명분을 얻게 되었고 새로운 물류거점으로서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최근 대련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 증가율이 전국 항만 가운데 2번째로 높게 나타나는 등 대련항 반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4대 경제권 중심으로 중국 물류네트워크 재편될 듯

동북 3성의 발전은 종전 3개의 거대경제권을 중심축으로 한 중국의 물류네트워크도 재편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중국경제는 홍콩항과 심천(선전)항을 낀 주강삼각주 경제권, 상해항을 중심으로 한 장강삼각주 경제권, 천진항과 청도항, 대련항이 각축을 벌인 화북/산동 경제권의 3개 축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원·부자재 조달창구가 되는 동북 3성의 등장으로 이들 3개 경제권 주도의 물류네트워크와는다른 양상을 띨 것으로 KMI는 분석했다.

특히 동북 3성에서 생산되는 원·부자재를 주·장강 삼각주와 산동성 등지로 수송하기 위한 동북 3성의 항만과 기타 중국 항만들 간의 피더망 확충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련항이 북방 거점항만으로서 입지가 강화되면서 주요 선사들의 대련항 직기항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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