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01 13:37
국제물류기업 해외진출 확대위한 육성정책 절실하다
소수 국적선사, 항공사, 대형화·전문화된 3PL 종합물류업체로 선정 필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백종실 연구위원은 국제물류기업의 해외진출을 확대키 위한 육성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국제물류기업의 해외진출 확대로 동북아 물류거점화가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백종실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요약 정리해 게재한다.
정부는 금년 3월 대량수송망 구축과 물류시장 선진화를 위한 국가물류개선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의 주내용을 보면 우리나라의 낙후된 물류시장을 선진화하기 위해 물류업의 대형화·선진화, 물류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 국제적인 물류전문인력과 기능인력 양성을 통한 물류전문기업의 육성방안을 담고 있다. 물류업의 대형화·선진화를 유도하기 위해 종합물류업체 육성을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종합물류업체가 통관업무도 수행할 수 있게 허용하며 하주가 물류비의 일정비율 이상을 종합물류업체에 위탁시 3년간 한시적으로 물류비의 2%를 세액에서 공제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물류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대형 전문물류기업을 육성하는 한편 제조기업은 핵심역량에 집중하고 물류서비스는 물류전문기업에 아웃소싱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물류업과 제조업이 동시에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궁극적으로 국가물류비를 절감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건교부 등은 종합물류업의 개념을 3개이상의 물류사업을 영위하면서 물류활동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기업으로부터 일정기간 유상으로 위탁받아 대행하는 사업으로 정의하고 종합물류업의 요건을 운송, 물류시설운영 그리고 기타 주선·취급서비스 등 최소한 3개이상의 물류사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정하고 인증기준을 설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종합물류업체의 육성과 관련한 인증기준에 대해 정부와 업계의 의견이 다소 분분하다. 예를 들면 중소물류업체를 포함한 전반적인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적 수준의 물류기업을 육성해 유수의 국제물류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종합물류업체를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종합물류업체 인증기준두고 의견 분분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물류산업 발전은 제조·유통업과 동등한 지원·육성정책을 물류산업에도 시행하고 하주기업들이 물류의 중요성을 인식, 핵심역량이 아닌 물류서비스를 전문물류기업에 아웃소싱하려는 인식전환이 확산되며 중소물류업체 스스로도 대형화·전문화를 추진해 다양한 부가가치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때 가능하다. 전체적인 물류산업 발전은 중장기적으로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종합물류업체의 육성정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많은 국제물류업체들이 중국 물류시장의 개발일정에 맞춰 속속 중국 진출을 확대하고 있고 국제물류시장의 고도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물류기업도 해외진출을 확대해야 할 시점이다.
유수의 국제물류기업은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부가가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종·동종업체간 인수합병과 제휴를 확대하는 등 주요 경제권의 물류시장에 진출을 확대해 왔다. 우리나라도 소수의 글로벌 종합물류업체를 육성해 이들이 해외에서 국내·외국기업에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정부는 종합물류업체에 대한 인증기준을 종류별로 면밀히 검토해 구체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나 종합물류업체가 제공하는 물류서비스 영역이 대부분 국내에서 발생하는 운송, 창고, 정보와 컨설팅 등 물류활동에 초점을 두고 있다. 동북아 물류거점화 실현은 국내를 벗어나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 나아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고도화하며 유수의 국제물류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우리나라 글로벌 종합물류업체가 활동할 때 가속화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글로벌 종합물류업체를 육성하고 해외진출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다국적 기업은 경제활동의 글로벌화, 무역장벽의 축소, 시장개방 강화, 정보·통신 산업의 발달, 전자상거래 확산 등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은 생산측면에서 글로벌 경영전략에 입각한 전세계적인 자원의 확보, 부품의 조달, 생산관리 등 모든 생산활동을 통합할 필요성이 증가했고 판매측면에서도 적절한 물품을 적절한 품질과 적절한 양으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장소로 적절하게 이동하는 효율적인 국제물류관리체계가 필요하게 됐다.
주요 다국적기업들은 글로벌 경영활동 수행시 가능한 소수의 글로벌 전문물류기업과 장기계약을 체결해 자신에게 특화된 국제물류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소수의 글로벌 3PL이 산업 분야별로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여러분야의 특화된 물류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6개이상의 3PL을 활용하고 있다.
한편 컨테이너선사는 오래전부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선대확장과 컨테이너선의 대형화 등 수송능력 증대를 추진해 왔다. 1990년대들어 컨테이너선사는 동서 또는 남북기간항로 전체로 네트워크 확대전략을 추진해 왔으며 컨테이너선사간 전략적 제휴나 다른 선사 또는 물류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서비스 빈도향상, 자산공동활용, 시장의 안정 등을 도모해 왔다.
세계 30대 물류기업중 9개가 미국업체
지난 2002년 세계 30대 물류기업중 9개가 미국 물류기업이며 독일 3개, 영국 4개, 스위스와 프랑스가 각각 2개, 일본이 4개이나 우리나라 물류기업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만 포함돼 있다. 30대 물류기업의 업종별로는 통합특송업체가 4개사이며 포워더·3PL은 10개사, 철도회사 6개사, 해운기업은 10개사이다.
현재 운임률을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에 신고하도록 돼 있는 미국의 UPS, FedEx, Bax Global 등 포워더와 특송업체는 서비스계약(SC) 운임을 공표하지 않는 컨테이너선사와 같이 운임률의 공개없이 하주와 비공개 SC를 체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원했다.
그동안 항공사와 함께 국제물류시장을 사실상 주도해왔던 컨테이너선사들은 하주의 문전까지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UPS, FedEx 등이 하주와 비공개 SC를 체결할 경우 내륙수송 및 부가가치 물류서비스면에서 3PL보다 취약하기 때문에 국제물류의 주도권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대형화, 종합화를 지향하는 북미 포워더와 특송업체의 비공개 SC가 가능해지면 원스톱 국제물류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컨테이너선사는 이들의 하도급 업체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컨테이너선사들은 해상수송 외에 물류센터 운영, 내륙수송체제 구축, 부가가치 물류서비스 확대 등 종합물류업체로서 고객이 요구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적선사들은 중국, 동남아,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지역에 해상수송망 구축은 물론 다수의 지점등을 설치해 운영중이고 일부선사는 중국 등에 현지법인과 내륙컨테이너기지 등을 설립하거나 미국과 동남아지역에 전용터미널을 확보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국적선사는 아직까지 해상서비스 분야에 치중하고 있으며 물류센터나 내륙수송 등에 대한 해외진출은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근 국적선사는 물류자회사를 설립하고 중국,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부가가치 물류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물류센터 운영, 내륙수송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략을 추진중이다.
작년 8월 현재 포워더의 중국 시장 진출형태는 대부분 지사 설립수준이며 중국에 등록된 포워더도 손꼽을 만큼 진출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동북아 물류거점화 실현은 다수의 글로벌 물류기업이 국내 물류시장에 진출해 부가가치 물류활동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나 국내 물류업체가 해외로 진출해 우리나라와 외국간 물류활동의 폭을 넓힐 때 가속화될 수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국내 물류업체가 국내 공·항만과 배후단지에 위치한 생산공장·물류센터와 해외공장·물류센터를 연결하는 국제물류서비스를 확대할 때 국내 공·항만을 글로벌 SCM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은 우선적으로 자국과 주변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점차적으로 전세계로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우리 공·항만 중심 글로벌네트워크 구축해야
현재 우리나라의 물류거점화 전략은 국내 공·항만과 배후단지에 다국적 기업과 글로벌 물류기업을 유치하고 주변국가의 환적화물 유치에 초점을 두고 있다. 명실상부한 물류거점화는 국내 공·항만의 배후단지가 중국 및 일본의 공·항만보다 더 많은 부가가치 물류서비스를 주변지역에 제공할 때 실현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거점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공·항만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고 일본과 중국시장 나아가 북미나 유럽시장에 부가가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국적선사, 항공사, 대형화·전문화된 3PL 등이 해외진출을 확대하도록 해야 한다.
종합물류업체의 인증기준 설정시 국내물류를 담당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나 국제물류기업을 육성해 해외진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 역시 큰 의미가 있다. 국제물류의 노하우와 경험을 하루아침에 쌓을 수 없고 국내차원의 물류시설·장비, 정보시스템, 네트워크로 복잡하고 고도화되는 다국적 기업의 SCM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수의 국적선사, 항공사, 대형화·전문화된 3PL을 종합물류업체로 선정하고 이들이 해외에 물류센터를 건설하고 운영하며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륙수송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시설과 장비 등에 소요되는 자금을 지원하거나 국내외 기업의 인수합병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검토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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