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26 16:31

기자노트 - ‘적절히’의 미학 아는지 모르는지…

‘적절히’의 미학
아는지 모르는지…

‘물류 정보화’라는 화두에 물류계가 촉각을 곤두세운지도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 열기는 물류계 전체로 급격히 퍼졌지만, 그 열기가 지금은 다소 식어버렸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뜨거운 열기 속에서 하나 둘 생겨난 물류 솔루션 업체들은 점차 그 수가 늘어났고 일부 솔루션에 관해서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그 여파로 중소규모는 문을 닫은 업체도 있고 대형업체도 수익창출에 힘겨워 허덕이고 있다는 게 일선에서 뛰고 있는 실무진들의 반응이다. 특히나 WMS의 경우 그 전형적인 케이스라 봐도 될 것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밝히기 어려운 중견 물류업체의 모 팀장은 “얼마 전 제안서 접수차 모 업체의 제안회장을 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과장을 섞어 말하자면 그 사람의 행렬이 엄청나게 길더군요. 이건 마켓 쉐어 측면에서 적절 수준의 업체수라고 보긴 어렵고 적정을 이미 넘어 포화 또한 넘은 정도라고 생각합니다”라고 WMS 솔루션업계의 과포화된 시장을 꼬집었다.
A 물류컨설팅업체의 실무자는 이에 관해 “너무 (WMS솔루션 관련) 업체가 많습니다. 그야말로 ‘업계의 포화상태’가 이뤄진 겁니다. 더 이상 업체 수가 늘어나면 전반적으로 도산 등의 여러 부작용이 생길 만큼 말이죠. 어쩌면 지금 이미 과포화를 넘어서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마켓 쉐어에 있어서도 서로간의 몫이 너무 작은 것이죠”라고 말하며 한숨을 토했다.
밝히기 어려운 B 물류업체의 과장은 정부가 제조업 등 여러 업체에 광범하게 지원해온 ‘중소기업 ERP 구축 지원사업’에도 쓴 웃음을 지었다.
“이런 정부의 구축사업이 솔루션 업계를 죽이는 데 일조했다는 것 아십니까”라고 그는 운을 떼며 “예를 들어 정부가 2천을 지원했어요. 그런데 다시 예를 들자면 기존의 ERP 솔루션이 근 1억 정도 했는데 그 정도를 지원한다는 것은 그 솔루션의 가격을 그만큼 깎는다는 겁니다. 그게 중소기업을 돕자는 본 취지에 맞는건지 의문이 생깁니다. 오히려 낮은 가격에 제품을 내놓아야 했던 솔루션 업체들이 도산하는 사태가 벌어졌어요. 정보화 사업을 지원받는 업체들도 문제입니다. 정보화 기반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며 무조건 자금을 지원받으려는 업체들도 많아요. 이게 과연 진정한 정보화 지원사업일까요? 이것은 형식적인 조처에 지나지 않습니다”라고 강변했다.
그는 그에 덧붙여 ‘무조건적인 광범한 ‘퍼주기’ 보다는 ‘적절한’ 업체가 ‘꼭 필요한’ 지원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여러 가지 까다로운 요건을 거치더라도 지원 후 성장할 능력이 있고 그 지원을 충분히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적절한’ 업체를 비록 몇 되지 않더라도 선정해서 그야말로 ‘대폭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적절히’는 엄연히 ‘적당히’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분명히 어감이 틀린 단어다. 부정적인 ‘적당히’의 의미가 아닌 ‘꼭 필요한’ 그리고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단계. 말로 표현하기는 쉽다. 하지만 그 경계선을 집어내기가 어려운 가장 ‘적절한’ 수준.
그 ‘적절한 수준’을 집어내는 것이 솔루션 업계를 위시해서 우리 물류업계 및 정부 물류관계 부서가 가져야 할 필수요소가 아닌가 한다. 물류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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