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04 10:00

(주)KCTC 신태범 회장 인터뷰 - “장기 수요예측 통한 계획적 항만개발 무엇보다 중요”

인천ㆍ평택항 등 피더선 전용부두 건설 필요해
국내 계획 조선 1호선 ‘신양호’제작에 심혈 기울인 기억 생생
물류비절감 위해 항만노무자상용화 관철돼야

- 해사문화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과 수상하게 된 사유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수상한 자체가 쑥스러운 일입니다. 저에게 이 상을 주신 해운물류학회에 고맙게 생각합니다. 상을 시상하고 수상하는 것은 좋은 일이죠.
이 상을 타게 된 것은 선정사유에도 나와 있듯이 조선 불모지였던 1960년대 우리나라에 제가 계획조선을 정부에 건의, 조선 및 해운활성화에 기여했기 때문입니다. 1961년 제가 선장으로 해상근무를 하고 있을 때 승선 중이던 대포리호가 좌초해 대한조선공사에 수리를 위탁하게 됐습니다. 3개월이상 진행되는 큰 수리였습니다. 그때 조선공사 사장이 이영진씨였는데, 당시는 조선공사 일감이 많지 않아 우리 선박이 최대 고객이었습니다. 이영진씨는 당시 부임해온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조선산업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3개월간 수리를 맡기면서 그분과 친분을 쌓았고, 조선공업 진흥을 위해 그분한테 일본을 예로 들며 계획조선제도를 실시할 것을 건의했습니다. 일본은 재정투자자로 국가가 나서 조선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당시 일본은 국가가 자본을 투자해 조선소에서 배를 만들어 이를 선사에 염가로 판매했습니다.
조선과 해운을 함께 발전시키는 전략이었죠. 조선산업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일감이 많지 않았던 조선공사는 이 건의를 흔쾌히 받아들였고, 이를 다시 그 당시 상공부 조선과장에 건의했고, 이것이 계획조선의 시발이 됐습니다.
이후 상공부가 조선공업장려법에 따라 계획조선 실수요자를 공개모집했지만 응찰자가 전무하였습니다. 이에 고향선배인 신중달(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과 양재원(전 동남아해운 사장)씨의 협조로 계획조선 실수요자 선정사업에 응찰하게 됐고, 거기에 선정됨으로써 1962년에 대한조선공사에 신조선을 발주, 계획조선 1호선을 만들게 됐습니다. 그때 만든 것이 2600톤급 신양호입니다. 신양호는 제가 직접 일본을 왕래하며 설계도, 엔진, 각종 기기설비 등을 들여와 제작했습니다. 저의 피와 땀이 깃든 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선박은 근해항로 선박으로는 최초였습니다. 이후 고려해운 이학철 사장이 동양호를 2차계획조선으로 발주했고, 남성해운이 남성호를, 천경해운이 천경호를 각각 발주하면서 우리 조선산업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계획조선은 이후 우리나라 조선산업과 해운업 중흥의 기폭제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우리 조선업과 해운업이 세계 최고자리에 서있지만 당시만 해도 아주 낙후돼 있었기 때문이죠. 계획조선에 의한 선박이 건조되기 전까지 우리나라엔 일제시대때 건조된 단 10척의 선박만이 외항을 취항하고 있었습니다. 금천호(3천톤), 천광호(2천톤), 한양호(2천2백톤), 서울호(4천2백톤), 평안호(1천8백톤), 부산호(1천8백톤), 앵도호(1천2백톤), 안성호(880톤), 이향보호(880톤), 일진호(600톤) 등 총 10척의 톤수합계는 고작 18,760톤에 불과했습니다.”

- 회장님께선 우리나라 해운물류업계의 원로이시면서 산증인이시기도합니다. 한국해운산업에 대한 앞으로의 당면과제는 무엇이라 보시는지요.

“우리나라는 수출을 안하면 살아갈 수 없는 나라입니다. 수출하기 위해선 총체적인 면에서 국제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하지만 무한경쟁시대에서 국가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해운수출입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로선 더욱 거센 경쟁시대를 맞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 무역업계와 해운업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영합리화와 선진외국의 사례를 전범으로 삼아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수출산업과 해운산업은 톱니바퀴와도 같습니다. 서로 아귀를 맞추면서 돌아갈 때 그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집니다. 또 이들 산업을 이끄는 분들도 근시안적인 사고로 국내수준에만 머물러선 승산이 없습니다. 글로벌시대에 맞춰 국제적인 소양과 감각을 익혀야 할 것입니다.
한때 경제위기가 온 것도 결국 안일했던 우리 경제인들의 대처로 국제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 회장님께선 4대 한국항만하역협회 회장직을 최근까지 맡아왔습니다. 동북아 물류중심국 실현을 위해선 항만개발과 함께 항만운영의 선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항만하역업계가 주도적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아까 얘기했듯이 물류부문도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부산, 광양항의 경우 최첨단 전용컨테이너부두 건설로 우리의 해운항만경쟁력을 높여가는데 손색이 없습니다. 하지만 항만에 대한 투자를 할 때는 수요예측을 통한 계획적인 발전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컨테이너 부두를 너무 많이 만들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각종 항만을 원양을 위한 컨테이너부두만 증설함으로써 결국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는 사태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 현재의 광양항을 개발했고, 부산신항도 개발중에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잘 진행돼 왔습니다. 이제부턴 원양항로를 위한 컨테이너부두가 더이상 필요한가가 신중히 검토돼야 할 것입니다. 대형선박을 위한 컨테이너부두는 부산항, 부산신항, 광양항으로 충분히 커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컨부두보다 근해항로를 위한 피더선이나 중소선박이 기항할 수 있는 부두가 평택항이나 인천항에 건설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대형선박만이 해운업계를 이끌어가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 항만노무자의 상용화문제는 우리 해운항만업계의 최대 현안입니다. 상용화 문제해결에서 선결과제를 꼽는다면?

“상용화는 반드시 관철돼야 합니다. 상용이라 함은 물량에 관계없이 하역업체가 노무자를 사원으로 채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존방법처럼 물량에 따라 항운노조에서 인력을 공급받아 하역을 맡기는 것은 노임면에서 항만하역업체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하역작업이 대부분 기계화로 진행돼 과거에 비해 물량처리가 엄청나게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물류비 절감을 위해선 상용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하역협회와 정부, 항운노조가 이의 진행을 두고 협의를 진행중입니다.
상용화 대가로 항운노조에서 밀린 퇴직금과 특별위로금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퇴직금이야 정해진 규정에 따라 지불해야 하는 것인 만큼 업체들이 당연히 지급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특별위로금의 경우 항운노조에서 요구하는 금액이 너무 크기 때문에 힘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를 지급하기 위해선 국가예산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하면서 지급하긴 힘들다고 봅니다.”

- 상용화가 된다면 상용직원과 항운노조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리라 보십니까?

“상용화가 되면 노무자들은 하역업체의 사원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각 회사노조로 흡수되고 항운노조와는 관련이 없게 됩니다. 따라서 항운노조의 존립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항운노조 같은 기구는 필요하다 보고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노무분쟁이 한번도 없었던 것은 바로 항운노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합니다.”

- 외국유수항만 운영회사들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외국 유수항만 운영사의 국내항만 운영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 부두를 외국기업에 운영을 맡기는 것은 신중히 검토돼야 할 문제입니다.
자성대부두처럼 순수 국내자본으로 건설된 항만을 운영만 외국기업에 맡기는 일은 있어선 안됩니다.
외국제조업체가 공장을 짓고 운영하듯 외국기업이 외자를 도입해서 항만을 개발하고 부두를 건설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개발한 항만의 운영을 맡는다면 우리도 선진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좋고 외국기업도 이를 통해 이윤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다 건설해 놓고 이를 외국업체에 맡기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입니다.”

- (주)KCTC의 실적과 올한해 추진 사업은 무엇이며 매출목표는?

“우리 회사는 창사이래 적자를 낸 적이 없을 정도로 튼튼한 회사입니다. 물량이 한정된 탓에 내륙운송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기존 사업들을 더욱 내실있게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매출목표에 남의 물량을 뺏어오는 일은 있어선 안됩니다. 서로 공정한 거래와 경쟁 속에서 일할 때 우리 물류업이 동반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자칫 과열경쟁의 흐름으로 나아가게 된다면 운임인하 등의 출혈경쟁이 불가피하게 되고 그것은 결국 다같이 몰락하는 첩경입니다.”

- 요즘 동북아물류중심화 정책이 우리 해운물류업계에 최대 화두가 됐습니다. 이에 대한 회장님의 생각을 말씀해주십시오.

“그 나라가 물류의 기본체제가 잘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나라의 물류시설을 이용할 때 시설을 빌려준 나라는 자연스레 물류중심국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볼 때 우리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의 물류시설은 매우 훌륭하게 갖춰진 상황입니다. 또 중국은 넘치는 물량 탓에 물류시설을 대폭 확장하고 있어 대부분의 자체 물량을 소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의 동북아물류중심화는 힘들지 않나 생각합니다. T/S(환적)화물도 중국 직기항체제가 정착됨으로써 계속 줄거나 미증상태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동북아시아중심화란 구호에만 묻혀 우리 해운항만 인프라를 개발한다면 나중에 더 큰 악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계획아래 시설을 갖추고 운영해야지, 무분별하게 시설을 늘려 시설 과잉상태가 된다면 물량이 없을 때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부산항의 1천만TEU달성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웃 요코하마항의 경우 작년 한해 300만TEU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3위, 5위 등의 순위는 의미가 없습니다. 중국이 자체시설로 모든 물량을 다 처리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부산항의 1천만TEU달성은 그 나름대로 부산항의 세계 경쟁력을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 신임 항만하역협회장께 드릴 말씀이 있으시다면?

“곽영욱 사장은 말단사원에서 사장까지 올라온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항만하역협회 부회장으로 오랫동안 저와 같이 일해 왔는데, 당시 느낀 것이 우리 업계 일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능력도 아주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능력 있는 분이 제 후임자로 선출돼 매우 흡족하게 생각합니다. 그분의 취임사를 들었을 때도 하고자 하는 의욕이 대단해 인상 깊었습니다. 앞으로 협회를 더욱 잘 이끌어 가리라 생각합니다.”

글ㆍ이경희 기자(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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