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27 13:38

자동차 운송선사들 경쟁과 협력관계 주시해야

중국 자동차 시장규모 3년내 세계 2위로 부상 전망


자동차선은 발주 선박의 72%가 6천대이상의 수송능력을 갖는 등 선대의 대형화가 두드러진 가운데 다른 선박에 비해 안정적인 선박수급, 지속적인 신규시장 확대, 수송물량 증가로 인해 향후 시장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KMI의 김수엽 부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해상물동량의 증가에 따라 자동차 운반선대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2년 9월 현재 자동차운반선(PCC) 선대 현황의 주요 지표는 선박척수 491척, 평균 크기 13,321DWT, 평균 수송능력은 3,785대, 평균 선령 13.4년이다. 이들 선박 중 156척은 95년이전에 건조된 선박으로 크기와 속도면에서 최신형에 속하며 35척은 77년이전에 건조된 노후선박으로 머지 않아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선대는 지난 90년대 중반까지 증가율이 1~3%정도에 머무는 등 완만한 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99년부터는 증가율이 급등해 99년에 11.2%, 2000년 11.6%, 2001년 21.6%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러한 성장의 원인은 아시아 외환위기 등으로 인해 선가가 매우 저렴해지자 낮은 가격에 선박을 확보하기 위해 외환위기 당시에 발주된 선박이 무더기로 인도됐기 때문이다. 작년 9월 현재 자동차선의 선박량은 640만DWT에 달하고 있다.
자동차 선대의 수송능력은 선대의 대형화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증가돼 왔다. 이는 4천대이상의 수송능력을 가진 선대가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6천대 이상을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박이 37%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대형화 추세는 지난 수년간 인도된 선박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바 있다. 또 작년 9월 현재 발주된 선박은 34척으로 이들 발주선박 중 31척은 4천대의 차량을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다시 이들 중 23척은 6천대이상을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선박의 대형화추세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선대의 대형화는 규모의 경제라고 하는 기본적인 이유외에도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현지 생산전략의 확산과 대형회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인수합병을 통한 생산기지의 정비에 따라 효율적으로 물량을 수송할 필요에 대처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 즉 선박대형화는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이며 이 때문에 6천대이상의 차량을 수송할 수 있는 선복량은 척수로는 전체의 23%에 불과하지만 수송능력으로는 37%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선사별 선대현황을 보면 NYK, MOL, K-Line 등 일본선사가 상위그룹에 분포돼 있으며 WWL은 HMM(현대상선 자동차선부)을 인수함에 따라 실질적으로는 최대 자동차선 운항선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최근들어 그동안 자동차 생산과 소비의 기반이 됐던 지역주의는 무역과 금융, 투자 자유화 등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경제체제가 구축돼 감에 따라 완화되고 있다. 최근까지 자동차 운송시장은 미국, 유럽, 일본 등 3개의 거대한 생산 및 소비시장을 기반으로 형성돼 왔다. 일본과 한국에선 북미 및 유럽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전체의 80%이상을 차지한 반면 이지역으로부터 수입되는 물량은 매우 적은 불균형 구조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노동비용이 저렴하고 무역장벽을 쉽게 통과할 수 있는 지역에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글로벌화가 진행됨에 따라 자동차 생산기지는 세계 주요 지역에 산재하는 형태를 띠어가고 있다.
아시아, 북미, 유럽이 생산과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지만 다른 지역에서의 생산과 판매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전통적인 자동차 운송루트의 물량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지생산을 위한 부품수송이 증가하는 측면이 있지만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은 컨테이너를 이용해 수송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동차회사간 인수합병에 따른 대형화, 차종의 다양화, 시장별로 차별화된 생산 및 판매전략, 틈새시장의 공략등에 따라 자동차 운송시장은 세분화되기 시작해 선사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기지의 확산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생산 및 판매전략에 따라 운송사들도 수송망을 정비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Wallenius Wilhelmsen Lines이라 할 수 있다. 지난 99년 Wallenius Lines과 Wilhelmsen Lines의 합작으로 탄생한 Wallenius Wilhelmsen Lines(WWL)은 운송망을 더욱 고도화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시장의 35%를 점유했다.
WWL은 노후선대의 지속적인 교체와 선대대형화 및 기항항만의 축소로 선대운영의 합리화를 추구하고 특히 현대상선의 자동차선부문을 인수, EUKOR Car Carriers Inc.를 설립해 현대와 기아자동차 물량을 확보하고 아시아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NYK, K-LINE, MOL 등 일본을 기반으로 하는 선사들도 신규시장의 개척, 신조발주 등을 통해 시장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으며 특히 비용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같이 대형선사들이 세계시장을 상대로 한 투자전략을 펼치는 데 비해 자신의 규모에 맞게 특화전략을 추구하는 선사도 있다. 유럽선사인 Grimaldi는 북유럽과 지중해에 대한 서비스를 중심으로 근해항로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선사들은 선박의 발주에 있어 승용차 외에 대형 및 중량차량의 효율적인 수송을 위해 데크가 높은 선박과 200톤이상의 차량도 처리할 수 있는 램프를 장착한 선박을 선호하고 있다. 즉 운송선사들이 승용차를 전문적으로 운반해 온 승용차전용선보다 Sport-Utility Vehicles나 트럭 등 대형차량도 같이 수송할 수 있는 PCTC에 대한 선호를 높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MOL이 금년 인도예정으로 6천대의 수송능력을 지닌 6척의 선박을 발주한 것은 그 한 예라 할 수 있다는 것.
자동차 운송선사들이 최근 PCC보다 PCTC를 선호하게 된 것은 앞서 설명한 바와같이 컨테이너를 이용한 자동차 수송이 증가함에 따라 PCC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최근 컨테이너선사들은 컨테이너를 이용한 자동차 수송에 나서고 있는데, 40피트 컨테이너 1개에 3대의 자동차를 적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동차선이 정기적으로 기항하지 않는 지역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컨테이너를 이용하는 경우 소량의 차량이라도 최종소비자에게 문전서비스할 수 있으며 자동차선에 비해 배선주기 및 네트워크가 훨씬 발달한 컨테이너선의 경우 전세계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다. 그러나 PCTC는 승용차 뿐아니라 트럭 등 대형차량의 수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컨테이너선의 시장침투에 대해 대응하기가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운송선사들이 주목하는 또하나의 시장은 중고차 시장과 신규시장이다. 중고차 시장은 그 규모나 무역의 흐름에서 신차시장에 비할 수는 없으나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중에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98년에 공식적으로는 41만 5천대 정도의 중고차를 수출한 것으로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60만대에서 70만대를 수출했다. 한국은 지난 98년에 8만7천대의 중고차를 수출했는데 이는 92년 3천1백대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중고차시장은 뉴질랜드가 가장 크며 서아프리카도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선 앤트워프와 더블린이 중고차 유통의 거점이 되고 있다.
또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북미 및 유럽과 일본외에 신규시장의 개발에 자동차운송사들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중국시장이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규모는 현재 미국과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규모이며 3년이내에 세계 2위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중국에서 판매된 승용차와 트럭, 버스의 판매대수는 2001년 같은 기간보다 36% 늘어난 270만대이며 특히 승용차 판매대수는 작년보다 55% 증가했고 2002년에 사상 최초로 1백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산량 역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2002년 325만대에 이어 올해는 360~385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에 공장을 짓는 등 중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외에 인도의 자동차 시장도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작년 60만대 정도의 신차시장이 올해에는 9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외에도 연소득 5천달러가 넘는 중산층이 2억5천만명에 달하는 등 잠재력이 풍부하다. 이외에 필리핀, 멕시코, 브라질 등이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선사들은 이들 지역에 대한 배선을 강화하고 있으며 작년 NYK가 상해항 자동차부두에 직접 투자한 것과 같은 항만시설의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동 자동차부두는 금년 6월에 개장 예정이다.
다른 선사의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진출도 하나의 대안이 되고 있다. WWL이 현대상선 자동차부문을 인수해 아시아시장을 강화한 것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으며 Haul이 2001년 12월에 KCC를 인수해 일본~뉴질랜드항로를 강화한 것도 그 한 예라는 것이다.
자동차시장은 지난 수년간 선복의 수급이 균형을 이루어왔는데, 이는 97년부터 2000년까지 선복과잉률이 1.1~2.2%에 머문 것에서 알수 있다는 것. 이러한 수치는 과잉률이 20%에 달하는 컨테이너선이나 12~15%에 이르는 유조선 및 벌크선에 비하면 대단히 안정적인 것이다.
이같은 수급상의 균형과 노후선박의 해체 증가는 자동차 운송시장의 안정적인 성장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안정적인 선복수급과 더불어 신규시장의 확대와 수송물량 증가는 자동차 운송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즉 자동차 운송시장은 시장 자체의 확대와 새로운 시장의 개발로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시장의 분화는 새로운 수송수요로 연결되고 있으며 특정 공장에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수송물량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과 같은 성장속도가 매우 빠른 신흥시장의 등장도 이러한 시장의 긍정적 전망에 일조하고 있다. 즉 현재의 세계 경제상황이 이라크전쟁 여파로 인해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지만 이 고비를 넘기고 나면 자동차 운송시장은 지속적인 발전을 게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동차선 운송시장은 새롭게 출발한 유코카 캐리어스가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수출물량을 기반으로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동사는 유럽 및 북미지역을 주로 담당하는 WWL과 효율적으로 운송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제 3국간 물량수송면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세계적인 자동차 운송사로 성장할 것으로 예견된다. 세계 자동차운송시장은 유코카 캐리어스가 현대상선의 자리를 대신한 것으로 볼 경우 시장구조 자체의 큰 변화는 없다고 볼수도 있지만 우리는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의 현지투자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확대와 이에 대처하는 자동차 운송사들의 경쟁과 협력관계를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주력산업중 하나인 자동차산업이 자동차 운송서비스와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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