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09-23 09:13
한국물류정보협회(가칭)라는 물류관련단체가 결성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금년들어 벌써 한국파렛트협회에 이어 두번째 물류관련단체의 출현이다.
반가운 일이다.
이로써 국내에는 물류관련단체의 원조(?)격인 한국물류협회, 한국로지스틱
스학회, 한국물류학회, 한국철도물류협회, 서울시창고협회와 같은 물류관련
협회 및 학회가 존재하게 됐다.
이중 한국물류정보협회와 한국파렛트협회는 아직 나라의 공인절차가 남아
있지만 별다른 이의를 제기할 소지가 없어 무난히 협회등록이 이뤄질 듯하
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웃 일본의 물류관련단체들이 어떤 식으로 결성되어
왔는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지난 92년 일본로지스틱스협회와 일본물류관리협의회가 전격적으로
합쳐짐으로써 일본로지스틱스시스템협회라는 일본 유일의 물류전문협회를
결성했다.
양 단체는 약 20여년간 독자적으로 활동해 온 이질적인 집단이었지만 국가
전체적인 물류활동의 지원을 목표로 합쳐짐으로써 강력한 조직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처음부터 한국물류관리협의회라는 단일 모체로 협회가 구
성되어 현재의 한국물류협회에 이르고 있으므로 일본과 같은 전철은 밟지
않았다.
이런 이유때문에 우리나라 공공물류의 역사는 89년 한국물류관리협의회 창
립과 함께 시작됐다고도 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물류협회는 척박한 환경속에서도 국내물류의 산 증거로 활동해
왔으며, 정부의 물류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는데 누구보다 큰
몫을 담당했다.
한국물류협회는 그동안 전국물류대회를 개최해 오고 있으며, 매 학기 물류
관리사를 배출해오고 있다.
또 매년 선진국에 물류연수단을 파견하여 국내물류업계의 인식을 고취하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특히 금년 개정 완료된 화물유통촉진법에 전향적으로 추가된 물류전문인력
부분은 한국물류협회가 아니고서는 이룰 수 없었던 일이다.
한국물류협회는 전신 한국물류관리협의회 시절부터 꾸준히 정부측에 물류관
리사의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이러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제는 우리의 ‘한국물류협회’도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때가 된 것같다.
이 시점에서 한국물류협회가 해야 할 일이 몇가지 있다.
우선은 물류관련단체의 맏형격인 한국물류협회가 앞서 소개한 물류관련 협
회와 대국적 견지에서 제휴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첫번째 순서는 물류관련학회와의 통합이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와 한국물류학회의 통합은 물론 인위적으로 조정한다고
해서 될일은 아니다.
그러나 대명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동안 양 학회는 다소 소모적인 신경전을 펼쳐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분명히 양 학회가 합쳐져야 할 때다.
왜 양 학회는 통합해야 하는가.
일례를 들겠다.
내년도에 물류관리사 시험제도가 실시되는 현 시점에서 변변한 교재 하나
없다.
대학교재는 있는가.
굳이 찾을 필요없다. 없으니까.
물류학회가 창립된 91년(91.9.14)부터 양 협회의 인력들이 이러한 작업을
했더라면 벌써 끝났을 일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 양학회의 통합을 원하는 물류관계자들의 원성(?)이 자
자하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일은 아니다.
다변화된 사회라고 하지만 물류에 관한 학술활동이 아직은 활발하지 않은
상태에서 2개의 학회는 별로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두번째 물류관련단체간의 총연합회(별도의 조직이 없어도 상관없는) 같은
것을 구성해 보면 어떨까 싶다.
각 협회 고유의 기능을 수평적으로 연결하여 제반 물류관련 정책에 반영하
면 물류협회 단독으로 활동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물류협회와 파렛트협회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
로 보이며,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협회와도 공유되어야 한다.
물론 상호이해의 조정에는 상당한 애로와 갈등의 소지가 있겠지만 업계 전
체를 위해 멀리 내다보자.
과거 한국물류관리협의회의 전신인 한국물류연구원이 협의회로 발전적 전환
을 할 때 보여줬던 서병륜(한국파렛트풀)사장의 용기가 필요한 시기다.
신발제조업자들이 모여 ‘귀족’이라는 중소기업 고유브랜드를 만들었다.
‘대아를 위해 소아가 뭉친’ 멋진 작품이다.
세번째 이제 명실공히 물류전문인력의 양성기관으로서 한국물류협회가 할일
은 보다 양질의 물류정보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본지의 독자들에게서 문의가 들어올 경우 물류협회로 연락을 취해보라
는 권고를 할 때가 많다.
그런데 상당수의 경우 재차 본지에 문의가 돌아오곤 한다.
물론 물류협회는 정기적으로 협회지를 발간하고 있고, 로지스틱스학회지를
통해서도 논문을 발표하고 있지만 체계화된 정보서비스체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자가 아는 범위에서는 다른 어떤 단체보다 물류에 관한 자료가 많
은 곳이 한국물류협회다.
따라서 현재 물류협회나 물류협회 임원진이 보유한 자료를 체계화하는 작업
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것은 국가물류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작업이다.
한국물류협회가 한국물류관리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것도 벌써 7년째
다.
이제는 이런 문제를 돌아 볼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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