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2-30 11:39

2002 海運業界 그때 그 이슈...

올한해 해운업계는 희비(喜悲)가 엇갈리는 사건들이 많았다. 그만큼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는 표현도 어울리고 정치, 경제적으로 맞물려 해운업계의 희비(喜悲)가 가려지는 경우도 있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해양부를 비롯한 해운업계는 상당히 반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편 현대상선의 지속적인 초강도 구조조정은 국내외 해운계의 스폿라이트를 받았고 올해도 대형 포워더 보닉스사가 무너져 복운업계가 안타까워했다. 이와함께 해운업계에도 여성파워시대를 예견하는 뉴스들이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현대상선 초강도 구조조정과 4천억원 대북 지원설에 곤혹

현대그룹이 정주영 명예회장 별세이후 사실상 해체의 단계를 거치면서 지주회사로 현대의 버팀목이 된 현대상선이 올해 큰 곤혹을 치르면서 제 2의 도약을 기약했다.
지주회사라는 이름만으로 하이닉스반도체, 현대의 대북사업 등 골칫거리를 떠안아야 했던 현대상선은 결국 그 여파가 초강도의 구조조정으로 귀결됐던 것으로 분석. 우리나라 최대 외항선사로 군림했던 현대상선은 사옥을 처분하고 국내 부산, 광양 현대터미널도 허치슨사에 매각하는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추진했다. 여기에 노정익사장의 결단으로 알짜배기로 소문난 현대상선 자동차운송사업부문도 유럽선사에 매각해야 했다. 특히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급과 중간관리층에 상당수가 인원감축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야 했던 것.
현대상선의 이같은 구조조정과 대북 지원설 등으로 국내외 해운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향후 추이를 주시하고 있는데 이번 대선결과 등 여건 등이 현대상선쪽에 불리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어 각고의 노력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수 있을 듯 하다.



한중항로 취항 「컨」선사 인천항 기항허용과 그 이후…

수도권 하주들의 물류비 절감과 자율화등을 내세워 그동안 한중항로 취항 컨테이너선사들의 기항을 추진해 온 해양수산부는 올 한중해운회담에서 내년 1월부 컨테이너선사의 인천항 기항서비스를 중국측과 합의했다.
사실 한중항로에 있어 인천항은 카훼리선사들의 독점항로가 되었지만 컨테이너선박이 입항할 수 있는 선석문제와 기득권 이해문제 등으로 컨테이너선사들의 인천항 기항이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시대에 있어 규제라 할 수 있는 인천항 기항 불가조치는 더 이상 먹히는 정책이 될 수 없기에 해양부도 적극적으로 나서 컨테이너선사의 인천항 기항을 중국측에 요구했고 중국측도 이를 적극 수용했던 것.
그러나 항상 그러했듯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동항로 문제는 황해정기선사협의회와 화객선사협의회간의 의견조정이 계속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맴돌고 있어 내년 1월 운항은 사실상 힘든 상태로, 해양수산부는 내년 6월까지 합의시한을 제시한 상태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2004년에는 항로를 완전개방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양측이 최대공약수를 찾아 경쟁력있는 운항서비스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정부가 어느 특정회사나 협의체 회원사들의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한보씩 양보하는 자세로 합의 도출에 혼신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9.11 미테러 불똥, 선사·하주에 무거운 짐 돼

작년 9.11 미테러사태는 해운업계로 불똥이 튀여 미국세관이 강력한 선적화물 검사체제를 시행에 옮기고 있어 선·하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세관은 핵무기 등 위험한 화물을 미국내로 반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외국항에서 미국행 화물 선적 24시간전에 자세한 화물내역 통보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일들이 업무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되고 어길시 벌금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선·하주 모두 긴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세계 최대 해운시장인 미국행 화물을 집화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기에 어려운 해운환경하에서 고군분투.



미 서부항만 폐쇄조치로 ‘물류대란’에 혼쭐

물류대란이라는 말이 정말로 실감이 나는 일이 미국 서부지역에서 발생했다. 지난 9월말 미 서부항만의 노사간 갈등이 빚어낸 미서부항만 폐쇄조치는 세계 해운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특히 크리스마스와 연말 성수기 화물들을 실어나르는 시기였기에 선사나 수출입 하주들은 발을 동동굴려야 했다.
이미 떠난 배들은 하역이 되지 않아 외항에서 마냥 대기해야 했고 미국 동안, 멕시코, 캐나다를 통해 새로운 루트를 찾은 선사들은 높은 운임 적용이 불가피해 공연히 하주들과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잦았다.
미국 서비스 비중이 큰 주요선사들은 이번 물류대란으로 수천만달러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운항스케줄도 뒤엉켜 내년 1월쯤에야 제대로 된 스케줄로 선박 운항이 된다는 것이다.
물류대란의 위력(?)을 피부로 느끼면서도 한편에선 해운업이나 관련 물류업의 중요성이 새로이 부각되는 계기도 됐다는 자평.



우리나라 수송물류사 ‘큰 별’ 지다

우리나라 수송물류사에 한 획을 그은 거인이자 한진그룹의 창업주인 정석 조중훈 회장이 노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25세인 1945년 트럭 한대로 인천시 해안동에 수송업체인 한진상사를 시작으로 57년동안 오로지 수송보국의 일념으로 외길만 걸어왔고 특히 해운업에 대한 애착은 대단했다.
육·해·공 수송사업을 성공시킨 조 회장은 대한선주를 인수해 우리나라 최대의 컨테이너선사인 한진해운을 일으켰고 지속적인 해운물류분야 확장사업에도 항상 관심을 갖고 적극성을 보였다.
대한항공공사, 해운공사의 후신인 대한선주, 대한준설공사, 대한조선공사 등 손댈 수 없을 만큼 부실화된 국영기업체들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인수해 엄청난 열정을 쏟아부어 되살려 내는 놀라운 경영수완을 가졌던 조회장. 한진그룹은 현대와는 달리 조중훈회장이 별세한 후 형제들간의 내분없이 각자 맡은 기업을 소신있게 경영해 나가고 있어 주목을 받기도 한다.



부정기선 거대함 범양상선 법정관리 ‘조기졸업’

우리나라 최대 부정기선사이며 과거 일류 해운인을 배출하는 엘리트 그룹으로 알려진 범양상선이 고 박건석회장 별세이후 유족과의 갈등을 빚으면서 회사의 존립에 위기도 있었으나 워낙 세계적 부정기선사로서 명성이 있는 범양상선을 되살리기 위해 법원은 법정관리를 받아들여 10여년간의 법정관리하에서 재무구조를 튼튼히 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양호한 경영체제를 갖추게 했다.
이제는 상당한 영업이익을 내는 건실한 해운기업으로 성장해 서울지법에서 법정관리 조기졸업 판결을 낸 것이다.
범양상선의 법정관리 조기졸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가 하면 해외매각설 등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도 있어 앞으로 추이를 주시해야겠지만 국내 대표적 부정기선사인 범양상선이 일단 법정관리에서 졸업해 자생의 길을 걷는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같이 범양상선이 건실한 해운기업으로 다시 설수 있었던 것은 유능한 인력의 확보와 소수정예화한 업무의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점을 특히 지적하고 있다.
물론 이번 인력감축 구조조정에서 50세이하 간부급 직원들을 대거 퇴직시킴으로써 내부적인 사기저하와 외부적인 눈치도 봐야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같은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범양호를 자생으로 다시 순항하게 된 데는 우리해운의 저력도 한몫 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견 포워더 (주)보닉스의 파산이 주는 교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포워더인 보닉스의 파산은 복합운송업계에 또다시 먹구름을 드리우게 했다. 패기찬 젊은 사장과 상무이사의 콤비가 어우러진 보닉스 행보는 그동안 거칠 것이 없이 승승장구했다. 10여년의 기간동안 고속성장을 해 온 보닉스는 그간 숱한 루머에 휩싸이면서도 이에 개의치 않고 탄탄한 내실을 다지며 양적, 질적 성장을 해 국내 포워딩업계에선 손꼽히는 회사였다.
그러나 대북 사업과 외항해운업계 진출 등 방만한 경영이 시황의 악화와 관리소홀 등으로 경영에 압박을 가해왔고 자금관리도 안이하게 대처해 순식간에 파산의 길을 걷게 됐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사장은 외국으로 도피하고 상무이사가 고군분투하며 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뒤처리를 위해 뛰고 있다는 얘기들을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면서 항상 유비무환의 자세로 경영에 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특히 전문화, 특성화한 사업의 브랜드를 높이는 일이 해운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교훈도 얻어낼 수 있었다. 분수에 맞지 않는 과욕이나 철저한 대비없이 추진되는 사업으로 인해 파산을 자초한 보닉스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 그지 없었다. 아울러 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며칠내로 문을 닫을 정도의 자금압력이 왔다는 얘기는 해운업계내에서 신용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줬다.



남북한간 해운협력 진정 가시화되는가?!

지난 25일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통일부 등 정부관계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제 2차 남북해운실무회의를 위해 평양으로 향했다.
남북한의 교역량은 매년 늘어나고 있으나 남북간 해운합의서가 채택되지 않아 외국적선에 물량 수송을 거의 의존해야 했고 남북한간 선박운항에 있어 안전보장 문제 등 많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었다.
그러나 지난 11월 금강산에서 제 1차 남북해운협력실무접촉을 갖고 상대측 영해통과의 항로개설, 선박의 안전운항, 해상구난 문제 등 남북한간의 선박운항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문제에 대해 쌍방간의 의견을 교환하고 진지하게 협의했다.
그리고 핵문제로 불거져 있는 남북한간의 긴장고조에도 불구하고 12월 25일 제 2차 해운실무자 회의가 북에서 열려 남북한 해운합의서 채택에 업계는 크게 기대하고 있다. 소위 남북한간 해상항로를 민족내부 항로로 인정한다는 데 관심이 지대하다.
원양, 내항선사 할 것없이 남북한간 교역물량 수송에 참여키 위해 상당한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업계에선 남북한 해운교류가 긴장완화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



한중항로 보따리상의 침묵시위

한중간 카훼리선을 이용하는 보따리상들이 세관의 면세허용기준 완화를 요구하며 평택항과 인천항에서 7시간이나 넘게 침묵시위를 벌였었다.
평택항 보따리상인회 소속 회원 보따리상 2백여명이 평택항 입국장에 모여 세관의 현행 면세기준 완화,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했던 것.
사실 한중카훼리항로의 주 고객은 보따리상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보따리상의 침묵시위는 곧바로 카훼리선사의 이해관계와도 말착돼 관련업체들이 긴장했다.
보따리상들은 금년 1월부터 세관이 1인당 농산물 품목별 반입량을 10kg에서 5kg으로 제한해 보따리상들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고 밝히면서 규제위주의 세관정책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보따리상에 대한 규제는 중국정부도 상당히 강력해 카훼리선사로선 비상이 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이같은 상황에서 보따리상들이 크게 줄어 일부 카훼리항로는 큰 위협을 받고 있다. 타항로이지만 군산/연태간 카훼리항로는 보따리상 급감과 함께 중국 여타항로에 비해 물량이 크게 줄어 운항을 중단해야 했다.
보따리상에 대책이 없을 경우 카훼리선사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도 있어 여러 차원에서 보따리상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항업계도 곧 여성파워시대 도래(?)

우리나라 해운업계도 여타산업에는 다소 뒤지는 감이 있지만 여성파워시대를 예견하고 있다. 과거에는 다소 상상도 하지 못했던 외항선에 대한 여성 선원들의 근무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으게 했다. 이제 국내 해운업계에도 여성들에게 있어 높은 장벽을 허물고 있다는 것이 감지되고 있는 것.
최근 외항선에 근무하는 여성 선원들이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해양부의 보도자료를 접하면서 세상이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남성들이 일하기에도 힘든 열악한 근무조건을 극복하며 여성들이 외항선에 승선해 선박을 운항시키고 있다는 데, 우선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여성파워가 해운업계 발전을 위해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따라야 할 것이다.
앞으로 거대 컨테이너선을 운항하는 여성선장이 나온다고 생각하니 여성파워가 어디까지 손을 뻗칠지 궁금하다. 올 사법시험에도 여성이 최연소, 최고합격, 최연장 합격을 모두 휩쓸었다.



국내 컨테이너터미널 외국업체 각축장 변모

동북아 물류중심으로 부상하는 우리나라의 컨테이너 터미널에 대한 외국투자가 크게 늘고 있어 한편으론 환영하는 분위기이고 또 한편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세계 제 1위의 컨테이너항만인 홍콩항의 60%이상을 운영하고 있는 허치슨 포트 홀딩스는 최근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전용부두인 부산항 자성대부두의 운영권을 현대상선으로부터 매입했으며 광양항 2단계 1차부두도 80%지분으로 참여했다. 부산항 감만확장부두에도 대만의 에버그린과 유니글로리사가 지분을 참여해 운영에 들어갔다.
미국의 CSX월드터미널은 오는 2006년 개장할 부산신항만 1단계 민자부두 6개선석의 운영을 맡는다.
싱가포르의 세계적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인 PSA 코퍼레이션은 삼성과 공동으로 인천항에 컨테이너부두를 건설해 오는 2004년에 개장할 예정으로 있다.
신선대 컨테이너터미널도 P&O네들로이드사가 2개선석의 지분 40%를 투자해 참여하게 된다.
이같이 외국선사나 유수 항만운영사들의 국내 항만개발, 운영참여에 대해 선진기법의 도입과 재원확보차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도 있고 이런 추세로 가면 기간산업인 항만산업마저 외국인들 손에 장악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도 높아 정부차원에서 효율적인 투자정책을 제시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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