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2-04 10:38

한국 해운산업 空洞化 우려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한철환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공동화 시대가 도래하는가”라는 칼럼을 실어 관심을 모았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국내 굴지의 정기선 해운기업인 조양상선의 파산을 시작으로 금년 5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국내 최대 부정기선사인 범양상선이 해외에 매각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외항선사 중 가장 이상적인 선대구성으로 세계 유수선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현대상선은 계열사 주가하락과 금강산 관광사업 등으로 인해 발생한 유동성 위기를 해소키 위해 3개 터미널 매각에 이어 지난 8월 72척(용선 포함)에 달하는 알짜배기 자동차 운송사업부문을 유럽선사인 Wallenius Wilhelmsen Lines(WWL)에 매각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한진해운 역시 정기선 시황의 침체에 따라 경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그야말로 한국 해운산업의 공동화(空洞化) 시대가 멀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외항해운의 공동화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경영외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는 것. 현대상선이 어려운 사정에 처한 것은 현대그룹내 사정으로 인한 계열사 주식의 고가매입과 이후 주가폭락에 따른 손실이 가장 큰 원이었다는 지적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업이 본연의 비즈니스에 전념할 수 없다면 그 기업은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국적선사들이 새로운 환경변화에 맞는 경영전략을 수립?이행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외국 주요 선사들은 정기선시장의 낮은 운임에 따른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수익성이 높은 터미널 운영사업이라든가 종합물류서비스 제공자로 거듭나기 위해 대대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고도화?다양화돼 가는 고객의 물류서비스를 충족시키고자 주요선사들은 포워딩, 하역, 통관 및 국내외 물류센터 운영은 물론이고 항공화물수송 분야까지 커버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해 고객에 대한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수익성있는 사업을 불가피하게 매각함으로써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실정이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경우 북미지역에 있어서 컨테이너 내륙수송업무가 물류관련산업의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게 한철환 책임연구원의 지적이다.
이같은 해운산업의 공동화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존 하드웨어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국적선사들은 세계물류시장에 있어서 해운업체에 비해 전문물류업체들의 경영수익이 높다는 점을 주시하고 우리의 강점인 IT기술과 물류서비스를 결합한 차별화된 사업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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