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1-18 15:01

운임인상 선하주 공감대 우선돼야

선사와 하주가 운임인상건으로 사이가 편치않다. 하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운임문제는 선사나 하주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기에 최근 북미항로를 비롯한 주요 항로에 취항하는 선사들의 운임인상 움직임에 하주측의 대응이 예사롭지 않다.
미 서부항만 폐쇄조치 여파가 예상외로 오래가면서 북미항로의 선복이 부족사태를 나타냈고 여기에다 서부항만 노조원들의 복귀가 늦어지고 태업경향이 지속되면서 항만의 체선·체화는 물론이고 미 내륙운송마저 제대로 기능치 못해 북미취항선사들은 이같은 애로사항을 운임에서 보전키 위해 항만혼잡할증료를 신설 도입키로 했다. 북미항로의 이같은 운임인상 움직임과 때를 맞춰 한일항로와 동남아항로 취항선사들은 유가할증료와 CFS조작료의 인상을 적극 추진함에 따라 하주들은 하반기들어 실물경제 침체가 확연히 노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운송비 부담까지 가중될 시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진다며 강력 저지할 태세다.
하주측은 올들어 북미항로에서 이미 2~3차례 걸쳐 운임인상이 단행됐고 지난 10월 9일자로 미 연방법원의 명령으로 미서부 항만적체가 정상화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터에 항만적체와 운항원가상승 보존을 이유로 한 할증료 부과는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하주들은 미서부항만 사태로 인해 선복부족과 적기인도지연, 수출오더 감소, 신용도 하락, 크리스마스 시즌화물의 클레임발생 등 이중 삼중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폭적인 운임인상은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대미 수출업체들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하주측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선사들도 채산성을 밑도는 현 운임체계로는 양질의 운송서비스를 할 수 없고 미 서부항만사태로 선박운항의 주기가 줄고 대기시간이 늘면서 운항손실이 엄청나 이와 연계된 운임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의 운임인상 움직임은 대부분의 항로에서 일시에 실시한다는 점과 유가할증료 등 부대요율도 함께 오른다는 점에서 하주들로선 부담스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하주들의 경우 그동안 선사들의 과잉선복 투입으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운임인상에 대한 부담이 사실 적었었다. 운임을 인상해 놓고도 선사들이 집화를 위해 대형하주는 물론이고 중소하주들에게도 운임경쟁이 벌어지면서 채산성을 훨씬 밑도는 운임이 제공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더 이상의 운임하락은 경영에 치명타를 안겨줄 수도 있어 선사들로선 최근의 상황이 운임을 인상시키고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최적의 시기로 보고 있는 것이다. 운임인상은 선하주간의 합의하에 이뤄지는 것이 순리이지만 워낙 선사와 하주간의 의견차가 심하다보니 운임인상은 제대로 된 합의절차를 생략하고 선사들이 부득이하게 인상 운임을 신고하는 경우가 있어 더욱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선사나 하주 양측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된 운임인상이 도출되기 위해선 그만큼 설득력있고 합리적인 자료들이 제출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한 다음 인상폭이나 시기가 정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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