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1-01 14:42

“젊은 피로 길게 승부하세요”

지난 2000년 필오션라인의 창립멤버로 입사하게 된 문순옥 과장은 이 회사 전엔 선사 측에서 일했었다.
“맨 처음 해운업계에 들어왔을 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죠. 하지만 조금씩 알아가면서 우리나라가 알려지지 않은 해운강국임을 깨닫게 됐고, 우리 해운업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 무역자체가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물류 쪽의 전망 또한 높을 것이라는 게 문과장의 설명.
“필오션라인은 우연스럽게 젊은 사람들이 한번 해보자고 뜻을 모아 설립한 회사입니다. 저 같이 선사에서 근무한 사람이나 포워딩 쪽에서 일한 사람들, 또 다른 물류부분에서 종사하던 젊은이들이 젊은 피를 섞은 거죠.”
전엔 큰 규모의 선사에서 일했던 문과장은 필오션라인에서 생각이 통하는 젊은이들끼리 조직에 맞춰가는 것이 아니라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일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물론 우리회사도 비록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일정한 조직이기 때문에 조직시스템의 지배를 안 받을 순 없죠. 그렇지만 시스템외적인 부분에서 인간적인 유대감을 통해 해결해나가는 것이 우리 회사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상사와 하부직원이 존재하나, 그와 함께 수평적이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젊은 두뇌가 모인 필오션라인의 특징이라는 것.
“갑과을이란 회사대회사의 관계에서 서로 사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영업의 핵심이죠. B2B에서 P2P를 끌어낸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그것이 비즈니스적인 걸림돌이 되면 안된다는 것을 명심해야합니다.”
영업노하우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하는 문과장은 운임관계 또한 그런맥락에서 다가간다. 적정운임에 대한 선을 솔직하게 말하고, 그에 따라 하주와 협의에 들어가는 것. 노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영업을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문순옥과장이 후배영업인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로 “길게 승부하라”다. 한군데가 안된다고 해서 쉽게 포기한다면 결국 한 곳도 성사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게 문과장의 설명.
“영업은 한 3년 정도를 목표기간으로 정하고 승부해야합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하주를 만나고 거래하다보면 영업적인 소득이 생기는 거죠. 이는 곧 상대방에게 믿음을 주는 것과 통하는 건데 신뢰를 심어주는 기간은 결코 단기간엔 안되는 법이죠.”
“저희 회사 사원들은 업무와는 별도로 후원사업을 벌이고 있어요. 얼굴은 숨기고 철거민촌이나, 소년소녀가장, 무의탁노인들을 돕고 있죠. 이젠 회사사람들 뿐만 아니라 거래처나 평소 친분이 있는 분들도 많이 도와주세요.”
필오션라인의 이태연사장이 후원과 관련해서 관심이 많은데 이에 따라 회사 홈페이지인 www.philocean.com에서 문과장 계좌로 후원금모금을 하고 있다. 젊은 피로 수혈된 회사답게 남다른 모습을 보이는 필오션라인. 젊은 회사의 젊은 영업인 문순옥 과장은 오늘도 여러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여념이 없다 따뜻한 해운인 상을 정립해가는 문과장을 통해 올 겨울은 따뜻한 바다내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글·이경희기자(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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