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4-23 10:33
(영종도=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인천국제공항의 수하물 일제검사가 시범실시
된 22일 오후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사무소와 관세청 인천공항 세관이 서로의 입장
을 관철시키기 위해 웃지못할 `코미디'를 벌여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현재 세관은 월드컵축구대회를 맞아 지난해 9.11테러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출입국사무소의 입국심사대 옆에 X-레이 검사대를 설
치, 여객들의 짐을 모두 검사하려 하고 있는 반면 출입국사무소는 업무에 방해가 되
니 다른 곳에서 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여객이 가장 많이 붐비는 오후 5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공항
여객터미널 동쪽 끝부분인 A구역에서 여객들의 모든 짐에 대해 X-레이 검사가 시작
된 것이다.
출입국사무소는 이날 X-레이 검사로 인한 불편사항을 부각시키기 위해 여객 1인
당 입국심사 시간을 평소의 35초∼1분보다 훨씬 짧은 12∼14초까지 단축시켰고, 이
결과 입국심사대 앞은 금세 100명 가까운 줄이 길게 늘어서 북새통을 이뤘다.
이 때문에 일부 여객들은 X-레이 검사대를 통과하는데 최고 30분 가까이 기다려
야 했고 입국심사 업무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세관측은 검사시간을 단축시켜 혼잡을 덜기 위해 X-레이 한대당 투입인력
을 평소의 5배인 20명 가량으로 늘려 검사와 안내를 병행했지만 밀려드는 여객을 제
때 다 소화하지 못하고 진땀을 쏟았다.
공항의 관계자들은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면 쉽게 해결될 것 같은데 정부 기관
들이 쓸데없이 알력다툼만을 벌이는 것으로 내비쳐져 보기 않좋다"고 말했다.
세관과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지금까지 X-레이 검사대 설치를 위해 법무부장관과
관세청장이 직접 만나는가 하면 인천공항 차원에서 2차례의 보안대책협의회를 열고,
국무조정실의 중재를 거쳤지만 전혀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12일에는 세관측이 X-레이검사 시범실시를 위해 X-레이 검색대를 1층에
서 2층 입국심사대 옆으로 옮기려다 출입국사무소측이 젊은 남자직원들을 동원해 실
력행사를 하는 바람에 양측이 물리적인 충돌위기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다.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