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산항을 포함한 아시아 14개 항만에서 운항 차질이 잇따르면서 컨테이너선사들의 선박 정시성이 곤두박질쳤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인 시인텔리전스가 전 세계 34개 항로와 60여개 컨테이너선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7월 평균 정시 운항률은 전월 대비 6.1%포인트(p) 떨어진 56.4%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54.9%) 이후 최저치다. 월간 하락 폭은 코로나19로 공급망 혼란이 극심했던 2021년 1월의 -10% 이후 가장 컸다.
아시아 주요 항만의 평균 정시율은 57.3%에서 43.5%로 급락했다. 선박 10척 중 6척가량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
해사물류통계 ‘아시아 항만별 2026년 6~7월 선박 정시 운항률’ 참고)
악천후로 주요 항만의 운영이 중단된 게 컨테이너선 정시 운항이 악화한 원인이다. 올해 9번째 태풍인 바비가 7월 중순 중국 동부를 강타하면서 컨테이너 물동량 상위 항만인 상하이항 닝보항 칭다오항 등이 일시적으로 운영을 멈췄다. 홍콩항 옌톈항 등 남중국 항만은 7월 말 태풍 놀의 영향으로 반출입 작업이 중단됐다. 이들 항만은 운영을 재개한 뒤 원양선·피더선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선석 운영과 선박 회전에 부담이 커졌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항인 상하이항의 정시 운항률은 전월보다 19.2%p 떨어진 21%에 그쳤다.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시인텔리전스가 집계한 14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옌톈항은 전월 대비 23.5%p 급락한 48.3%로, 아시아 항만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홍콩항은 20.4%p 떨어진 51.6%, 닝보항은 20.1%p 하락한 34.6%였다.
부산항도 전월보다 7.1%p 하락한 40.9%를 기록했다. 부산항 자체의 혼잡은 심하지 않았지만 앞선 기항지에서 발생한 지연으로 선박 도착이 불규칙해지고 집중 입항이 발생하면서 정시성이 떨어졌다.
선박의 평균 지연 일수는 6.06일로, 전월보다 0.59일 늘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34일 증가했다. 선사별 운항 성적도 일제히 악화했다. 시인텔리전스가 집계한 13개 선사 가운데 11곳의 정시율이 60%를 밑돌았다.
체선이 심화되면서 운임도 강세를 띠고 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월평균 운임지수(SCFI)는 7월 3172.18, 8월 3387.64로 집계됐다. 특히 동남아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7월 평균 643.6달러에서 8월 711.25달러로 올랐다. 9월4일 현재 893달러로, 2022년 7월 말 968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근 4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인텔리전스는 아시아 항만에 입항하는 선박의 절반 이상이 지연돼 향후 수개월간 주요 기간항로에서도 추가적인 운항 차질이 발생할 거로 전망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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