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6 09:05

동남아항로/ ‘베트남·태국 부진’ 운임 2달 연속 하락세

선사들, 시황 침체에 항로 다각화


동남아항로 운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물동량은 4개월 연속 성장세를 띠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3만9200TEU(잠정)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3만4200TEU에서 1.5% 성장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이 이어졌다. 1월 실적만 놓고 보면 2024년 35만2000TEU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해 5% 감소했고 올해 다시 반등했다.

수출화물과 수입화물의 희비는 엇갈렸다. 수출화물은 전년 대비 7% 늘어난 16만3100TEU, 수입화물은 전년 대비 3% 감소한 17만6100TEU로 집계됐다. 수출화물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성장곡선을 그린 반면 수입화물은 지난해 12월 이후 2개월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국가별로 보면 상위권 국가 중에선 말레이시아만 플러스 성장했다. 동남아항로 물동량 1위 국가인 베트남과 2위 인도네시아, 4위 태국은 각각 2% 감소한 11만5700TEU 5만2100TEU 4만4800TEU에 그쳤다. 베트남은 수출에선 6%의 성장률을 냈지만 수입에서 7% 후퇴하는 부진을 보였다. 

이와 비교해 3위 말레이시아는 32% 늘어난 4만5300TEU를 달성했다.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결성한 제미니의 유럽항로 환적 거점으로 지정된 게 급성장의 배경이다. 수출에서 65% 급증했고 수입에선 3% 늘어났다.

5위 대만은 3% 감소한 2만8100TEU, 6위 필리핀은 9% 감소한 1만9300TEU에 머문 반면 7위 홍콩은 4% 성장한 1만7400TEU, 8위 싱가포르는 2% 성장한 1만6200TEU를 각각 달성했다.

운임은 2달 연속 하락세를 띠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026년 2월 2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2099.9포인트(p)를 기록, 지난 1월의 2374.7에 비해 12% 내렸다. 1월의 -15%에 이어 2달 연속 두 자릿수의 하락곡선을 그렸다. 월간 SEAFI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 새해 들어 약세로 전환했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3월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2000달러 선이 무너질 걸로 보인다.

노선별로 보면,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싱가포르행은 9% 내린 459달러, 베트남 호찌민행은 28% 내린 261달러, 태국 램차방행은 18% 내린 332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은 11% 내린 481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은 11% 내린 461달러로 집계됐다. 동남아 최대 시장인 베트남항로 운임의 가파른 하락세는 선사들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와 비교해 필리핀 마닐라행 운임은 13% 오른 119달러를 기록해 1월에 이어 8개 항로 중 유일하게 강세를 띠었다. 필리핀항로 운임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그렸다.

한국발 운임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2월 평균 한국발-동남아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TEU)당 893달러를 기록, 전달(1월)의 932달러에 비해 4% 하락했다. 지난해 2월의 1190달러와 비교해선 25%나 급락했다. 최근 1년간 이 항로 KCCI 최저치는 지난해 10월의 835달러였다.

전달 대비 하락률이 중국보다 낮은 건 그나마 고무적이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요율은 447달러로,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진공은 부산 기점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항로 운임을 토대로 KCCI를 산출하고 있다.

선사 측은 중국 정부가 생철 합금철 철궤 등 300개 철강제품을 대상으로 18년 만에 수출 제한 제도를 도입한 게 시황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베트남 등의 동남아 지역을 우회하던 중국의 대미 수출이 직교역 형태로 바뀔 걸로 전망된다는 점도 동남아항로에 부정적인 요소다. 올해 1분기 부과되는 저유황할증료(LSS)는 TEU당 50달러다.

선사들은 주요 시장의 부진에 대응해 항로 다각화에 나섰다. 고려해운은 한일항로와 한국-필리핀 직항로를 통합해 부산항과 일본 필리핀을 오가는 PJX(필리핀·일본익스프레스)를 개설한다. 선사 측은 신항로에 1000TEU급 선박 3척을 투입해 일본과 필리핀을 직항 연결할 예정이다.

전체 노선은 부산(금·토)도쿄지바요코하마(이상 월·화)울산(목·금)부산(금·토)마닐라남항(수·금)-부산 순이다. 그런가 하면 싱가포르 CNC와 중국 SITC는 중국과 일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을 잇는 항로를 열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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